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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전자책

[리뷰] 인터파크 비스킷 #2


8월초에 배송 받아서 1달 정도 사용하려고 하니, 과연 어떤 이북을 읽어야 할까하는 고민이 생기더군요. 인터파크에서 단기 체험자들에 제공하는 20권의 이북을 고르는 것도 사실 고민스러웠습니다. 이북으로 제작된 책들이 아주 풍성하지 않은 상태이라 더욱 더..

괜히 엄한 책을 읽기보다는, 무난하고 진도가 팍팍 나갈 수 있는 책으로 고르기로 맘 먹고 나니, 현재까지 읽은 책들은 주로 소설류가 대부분입니다. 일전에 1권 읽었던 프랑스 소설가 기욤 뮈소의 책이 여러권 나와 있어서 이 책들을 쭈욱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법 진도가 나가는 편이고, 읽기에 부담이 없어서 좋더군요.

이전 리뷰에서는 아무래도 현재까지의 이북이나 이북 단말이 지닐 수 밖에 없는 단점들을 언급하는 내용이었으니, 이번에는 좀 긍정적인 측면을 얘기할 까 합니다.

몇 가지 코멘트 - 두 번째 인상

책을 읽을만 합니다. - 과연 디지탈 디스플레이를 통해서 책을 읽는다는 것이 좀 어색한 것이 아닐까라는 선입견을 갖게 되는데, 한 2주간 써본 결과 읽을만 합니다. 적절한 가독성과 적당한 크기, 약간의 편의기능 - 사전, 밑줄긋기, 책갈피 등 - 을 통해서 일반 종이책을 읽는 것과는 또 다른 맛이 있습니다. 한 가지 재미난 것은 종이 책에서 인상깊은 구절이나 메모를 할 때는 주로 포스트잇 등을 통해서 찝어놓거나 밑줄을 그어놓지요. 페이지를 기록해둔다던지.. 헌데 이북은 특성상 페이지의 개념이 없습니다. 퍼센테이지(%)의 개념이 있을 뿐입니다. 왜 그럴까 생각을 해봤더니, 한 화면에 표시하는 텍스트의 양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페이지 개념이 무의미해지는 겁니다. 이건 어쩌면 매우 중요한 부분인데, 종이책일 경우에는 페이지 기반으로 색인을 만든다던지, 각주를 표현한다던지 하게 되지만, 이북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점과, 책을 둘러싼 정보의 구조에 변경이 불가피하다는 겁니다. 목차나 순서, 색인과 각주, 인용구 등에 변화는 어떤 형태로던 생길 수 밖에 없다는 점이지요. 아직까지는 원본 자체를 종이로 구성하기 때문에 상당기간 페이지라는 개념 위에서 구조를 갖추겠지만, 앞으로 페이지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의 발전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책읽기를 위한 편의기능이 괜찮습니다. - 종이책일 경우에 처리하기 어려운 몇 가지 기능들은 앞으로도 계속 발전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즉, 종이책 한 권 단위로 탑재되는 기능이 아니나, 읽을 읽는 도구 - 이북단말 - 에서 제공하는 여러가지 기능들은 독자가 읽는 책의 구분이나 종류와 상관없이 제공가능하고, 발전가능한 구조라는 이야기 입니다. 예를 들어, 각종 사전 - 국어, 영어, 일어, 옥편 등 - 을 제공한다던지, 밑줄긋기나 댓글처리, 책갈피, 키워드 검색 등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고, 이런 기능들은 앞으로 더욱 더 풍성하게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주목할만합니다. 디지탈로 가면서 아주 당연한 것처럼 이해될 수도 있겠지만, 책읽기의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겁니다. 아직까지는 아무리 이북단말이더라도 책 1권 단위로 이런 기능들이 구성될 수 밖에 없지만, 예를 들어 책 안에서 언급된 다른 책을 찾아서 상품정보를 보여준다던지, 같은 인용구가 언급된 다른 책을 찾는다던지, 좀 이론적인 책이라면, 색인에 언급된 인용서적의 인용페이지를 바로 보여준다던지 하는 식의 확장을 손쉽게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이런게 된다면 정말 괜찮을 것 같습니다. 책읽기가 더욱 더 풍성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흑백 화면에 정감이 갑니다. -  화려한 인터넷/웹 화면에 질리신 분들이 PC통신 시대를 그리워하듯이 또는 아무리 시대가 흘러갔어도 원조집이나 오래된 전통집, 단골집들을 찾아가듯이, 아직은 흑백인 e-Ink 가 새삼 정감이 갑니다. 터치 방식은 아직 아니지만, 버튼과 숫자 입력을 통한 Operation 방식도 조금 불편해도 정감이 가는 건 어쩌면 늙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북 단말을 통해서, 매우 파워풀한 어떤 기능을 사용할 것이 아닌지라, 책을 읽는 데에 집중하다 보면 큰 문제는 없어보입니다. 워낙에 화려하고 강력한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들이 즐비한지라, 킨들이나 비스킷류의 이북단말이 그런 부분에서 경쟁을 하는 것은 스스로 망하는 지름길이라 판단합니다. 오히려 책읽기에 더욱 편하게, 책읽는 독자들에게 집중하는 것이 훨씬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지요. 만일 제게 이북단말을 구매할 의사가 있느냐고 물으신다면, 저는 무조건 사겠다라고 답변하겠습니다. 다만, 아직까지 어느 제품을 살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으며, 어떻게 컨텐츠를 확보할 것이냐는 측면에서 고민중이라 보시면 됩니다.

아직까지 비스킷은 부담이 되는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책읽기 기능이나 가독성은 매우 만족스럽게 생각합니다만. 새로나온 킨들3가 기존 성능의 20% 정도를 향상시켰다고 하고, 내년쯤이면 컬러 디스플레이에 터치 기능을 탑재하는 제품들도 나온다고 하니, 지금 구매를 할 것이냐는 측면에서 판단이 어렵군요.

또한, 이북 컨텐츠를 어떤 업체나 서비스 선점하고 리딩할 것이냐는 측면이 궁금합니다. 킨들이 한글을 지원하기 시작했고, 국내 제품들의 가격들도 하락하고 있는 시점이나, 비스킷도 이제 시즌2를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좀더 강화된 책읽기, 좀더 저렴한 가격, 좀더 신속하고 풍성한 컨텐츠 확보가 결국 시장을 장악하게 하는 힘이 아닐까 합니다. 개인적으로 인터파크에서 책을 많이 사는 소비자 입장에서 좀더 전략적이고 적극적인 행보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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