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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전자책

[리뷰] 인터파크 비스킷 #3


단기 체험단 행사가 마무리 시점입니다. 전화 연락이 왔으니, 금주중 택배로 가져갈 예정입니다. 대충 예상은 했지만, 인터파크에서 연락이 와서 조금 더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의사가 있는지를 묻더군요. 개인적으로 이전 글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20만원 이하로 내려와야지 구매욕이 생길 것 같다는 생각에 구매하지는 않겠다고 답변을 주었습니다.

이번 단기체험 기회를 통해, 실제 이북 단말을 접하고, e-Ink 를 접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근래 들어서, 전자책이나 자가출판 등의 기사가 많은 것을 보니, 조만간 - 아마도 아이패드나 킨들의 국내 출시 시점 - 국내 도서 시장도 일대 파란이 예상됩니다. 분명히 기존과는 다른 형태로의 발전을 당연시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됩니다.

이미 장비는 재포장을 해서 택배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고, 마지막으로 몇가지 소견을 언급하는 것으로 사진 하나 없는 리뷰를 마칠까 합니다.

몇 가지 코멘트 - 세 번째 인상

아이패드보다 유리하지는 않습니다. - e-Ink가 분명 매우 효과적인 글읽기 환경을 제공하고 있습니다만, 그것만으로는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책이라는 개념 자체가 변화해갈 것이기에, 기존의 종이책을 디지털화해서, 이것으로 보기 좋게 제공하겠다는 것만으로는 지는 게임이라고 생각됩니다. 확보된 전자책 컨텐츠를 기반으로 Social 하게 연계하거나, 기존 책 내부에 탑재되는 컨텐츠들로부터 다른 컨텐츠들로 연결하던가 등의 Interactive 한 책읽기 방식으로 전개될 수 있기에 기존 환경만 갖고는 어렵다고 보는 것이지요. 또한, 이미 사용자의 눈높이가 매우 스마트하고 화려하고, 빠른 장비들에 익숙해져가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성능과 기능으로는 외면당하기 쉽습니다. 아이패드의 등장은 전자책 시장의 판도를 또는 책읽기 환경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기에, 기존 전자책 환경의 대대적인 변화 없이 승산없다고 봅니다. 막말로, 하루 종일 책을 읽는 사람, 강한 햇볕에서 책을 읽는 이가 얼마나 될런지 의문입니다. 오히려 필요하다면, 기존 e-Ink 기반 전자책 단말들은 프로모션 차원에서 매우 저렴하게 아니면 아예 공짜로 배포할 각오가 필요합니다. (물론, 그렇더라도 책을 좋아하고 자주 많이 읽는 분들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인 기능을 제공하지만, 고가에 구매하기에 부담이 여전한 것은 사실입니다.)

컨텐츠와 가격으로 승부해야 합니다. - 이미 인터파크고 아이폰용 App 을 제공하고 있는 것처럼 - 기능적으로 불만이 좀 있습니다만 - 어떤 단말에 의존적인 방향으로 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킨들 App 도 존재하지요. 결국 인터파크와 같은 온라인 서점 관점에서는 결국 단말이나 기능이 아닌 컨텐츠로 승부해야 합니다. 충분히 넉넉한 컨텐츠를 확보해야 하고, 신간 및 구간 서적들의 디지털화 작업이 신속하고 풍성하게 진행되어야 하며, 디지탈로만 만날 수 있는 훌륭한 다량의 컨텐츠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이미 애플, 구글, 아마존이 보유한 서적들은 수십/수백만 권에 달한다고 하는군요. 이런 와중에서 국내 온라인 서점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국내 신간/구간/번역서들에 대한 선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장비가 아닌 컨텐츠로 승부해야 하며, 컨텐츠를 구매하게 하기 위해 단말을 제공할 각오가 필요합니다. 킨들 1세대 제품을 충성 고객들에게 무료로 배포한 것처럼...

단순 전자책 시장만 보면 안됩니다. -  출판되어 있는 전자책을 유통하고, 보는 시장에 국한되어서는 안됩니다. 즉, 책이라는 매체의 생명주기(lifecycle) 전체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즉, 저자의 글쓰기 행위에서부터, 교정 및 탈고, 출판 및 유통에 이르는 전 과정 또는 전 시장에 공격적인 진입 또는 전략적인 협력이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유명 저자의 글들 뿐만 아니라, 서울 한 구석 샐러리맨의 신변잡기를 다룬 글들에 이르기까지, 모든 판매 가능한 상품을 담을 수 있는 구도가 필요합니다. 여기에는 온라인 서점, 단말 생산업자, 출판업자, SW 업자 등으로 구성된 새로운/변형된 시장으로의 재편이 예상됩니다.

불현듯 든 생각은, 종이책이 줄어들면 인쇄소들은 어떡하나라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물론, 책이나 잡지가 인쇄소 일감의 전체는 아니겠지만, 앞으로 충분히 종이 제작량이 줄어드는 방향으로 전개될테니, 분명히 어려워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아마도 인쇄 시장도 큰 영향을 받겠구나란 걱정이 듭니다. (오지랖이 좀 넓지요..)

하여튼 지난 1달간 새로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준 인터파크에 감사를 드립니다. 좀더 경쟁력있는 제품과 서비스로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