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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Writings

책책책 책을 읽자..

회사에서 본의 아니게 쓰게 된 글입니다. 좋은 책을 많이 보자는 취지에서 쓴 글 정도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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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읽자..

 

저는 우리 임직원들이 좋은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책을 많이 읽는다'라는 그리 명쾌하지 않은 기준이지만, 많은 분들이 책을 많이 접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램일 뿐입니다. 책이 왜 우리에게 좋은지는 구구절절이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이미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르는 바 아니며, 제가 여기서 몇몇 가지를 언급한다 해서 그리 큰 설득력을 갖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많은 분들이 책을 접하지 못하는 또는 않는 이유는 좀 다른 것이 아닌가 합니다. 예를 들어, 책을 접할 수 있는 여유로운 시간을 갖기 어렵다던가,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에는 오히려 다른 활동을 하게 된다던가, 책을 구매하는 데 소비되는 금액적 부담이 적지 않다던가, 막상 큰 맘 먹고 구매했으나 기대했던 것에 비해 그리 만족스럽지 않다던가, 책을 읽는 시간조차도 내기 어려울 정도로 마음의 여유가 없다던가, 읽어야 한다 읽어야 한다 마음은 있지만 막상 자꾸 미루게 된다던가… 등등

 

이런 저런 사연과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 개인이 책을 읽음으로써 얻었던 감흥이나 효과가 계속 책을 잡게 만드는 습관으로 이어지지 못했거나, 책을 읽을 수 있는 심적, 시간적 여유를 확보할 수 없을 만큼 자신의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는 상황의 연속으로 인함이 아닌가 싶습니다. , 논리적으로는 책을 많이 읽으면 좋다는 것에 이견은 없지만, 막상 그런 습관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은, 흡연자가 담배가 해롭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나, 끊지 못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저 역시도 모 그리 자랑스러운 상태는 아니군요.)

 

과연 어느 정도 도움이 될는지는 모르겠으나, 좋은 책을 많이 접하는 몇 가지 방법과, 개인적인 추천도서 몇 권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그리고, 책을 다루는 시장에 대한 몇 가지 견해도 요약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책을 가늠하는 조건은 순전히 읽는 독자 관점에 따라 매우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 A씨에게는 매우 감동을 주는 책이었을지도 모르지만, B씨에게는 한낱 허접 쓰레기와 같은 책들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자기 자신의 관점을 잘 파악해두고 이에 맞는 책을 잘 고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현재도 스테디셀러이며 연간 수십만 권씩 팔리는 [시크릿Secret] 이란 책이 있습니다. 주된 내용은 아마도, 원하는 바를 소망하고, 믿고 바라면 이뤄진다는 류의 내용을 담고 있을 겁니다. 없지 않아 종교적인 냄새도 좀 풍기는 책이고요. 우리 속담에 지성이면 감천이다는 식으로 뒷마당에 정안수 올리고 열심히 기도하면 하늘이 감동한다는 류의 내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저는 이 책을 거의 쓰레기라고 생각합니다. 읽는 데 매우 부담스러웠고, 목표하는 바를 이루기 위한 실질적인 활동이나 수단을 이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바라는 일종의 기복적인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게지요. <= 매우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읽는 이에 따라서는 매우 다른 이해를 할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제가 잘못 이해하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매우 많은 독자들에 의해 좋은 평가를 받은 베스트셀러더라도 읽는 이의 생각에 따라 다른 견해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인정되어야 하겠습니다. , 어떤 이가 어떤 책을 읽던 그것은 결국 읽는 이가 어떤 관점에서 읽고 있는가에 따라 다른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최근에 읽었던 책 가운데 [스눕(Snoop)]이란 책도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 것으로 아는데, 이건 오히려 마케팅의 승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제 돈 주고 샀으면 열 받았을 겁니다.

 

물론, 독자들은 책을 읽어가며 자신의 관점을 발전시키기도 하고, 변화시키기도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책을 읽는 이유 중 하나가 개인의 성장과 발전이란 점에서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지금 읽고 있는 이 책이 내게 어느 만큼의 성장을 가져올는지를 판단할 수야 없겠지만, 분명한 것은 책 1권이 미치는 영향보다 책을 읽는 습관이 주는 영향이 훨씬 크다는 것입니다. 물론, '내 인생의 책'과 같이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책이 존재할 수 있지만, 이는 결국 책을 읽는 습관에서부터 시작된 것이지, 1권의 책으로 비롯되지는 않았을 겁니다. , 여러 다양한 책들을 접하는 과정에서 내게 맞고 또 영향을 주는 책을 만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어쩌다 1권을 읽었는데, 그 책이 내 인생을 바꾸었다는 식의 전개는 영화 속 이야기일 뿐입니다.

 

책을 읽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는 의무감만으로는 좋은 습관을 가지기는 어려울 겁니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누가 시켜서 하는 일보다는 스스로 알아서 할 때 보다 높은 수준의 성과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요. 독서 역시 본인 의지에 따라 가질 수 있어야 제대로 된 습관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겁니다. 만일, 본인이 책을 좀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없지 않다면 다음과 같은 활동을 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1.     재미있는 책을 읽어라 - 무엇보다 재미있는 책을 찾아서 읽어야 합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이 마치 수험공부 하듯이 읽어야 한다는 또는 외워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접하게 된다면 재미있을 리도 없고, 읽고 싶을 수도 없습니다. 교과서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없는 분들이라면, 무조건 재미있는 책을 찾아야 합니다. 사람마다 관심 분야가 다르므로 각기 재미있어 하는 책들도 다르게 마련입니다. 보편적으로 재미있는 책은 만화, 연애소설, 중 단편소설, 잡지, 추리소설 등과 같은 것들일 텐데 나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책에 취미를 붙이려면 재미있는 책을 읽고, 또 재미를 느껴야 다음 책을 잡을 수 있게 됩니다. 재미도 없고, 관심도 없고, 얻을 것도 없는 책을 의무감으로 붙잡고 있는 것보다 어리석은 짓도 없습니다.

2.     자신의 관심 분야를 찾아라 - 책 읽기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려면,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분야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 어떤 분야가 자신의 관심과 호기심을 자극하는지를 알아야만 한다는 얘기입니다. 우리가 어떤 학습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향상시키고자 할 때 인쇄물 이외의 수단을 찾기란 정말 어렵습니다. 시대가 발전하면서 온라인 교육이니 콘텐트니, 또는 사내외적인 각종 교육과정을 통해서 배울 수는 있겠으나, 잘 살펴보시면 이런 수단은 매우 한시적인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자격증 공부를 하던, 관심 가는 어떤 기술들을 배우기 위해서라도 책 또는 인쇄물이란 수단을 통해서야 지속적인 학습이 가능함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 외의 수단이란 것이 참 변변치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실습이라는 강력한 수단이 존재하지만, 실습 역시 책이나 인쇄물을 통한 1차 학습을 거친 후에 발생되는 과정이고, 자신에게 체화시키는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관심 분야를 찾아낸 분들이라면, 그 분야에 관한 책들에 접근하는 데 큰 장애물은 없을 것이며, 어찌 보면 매우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여겨질 것입니다. 자신의 관심 분야를 찾아낸다는 것 역시 쉬운 일이 아니기에, 만일 책을 통해서 그 관심 분야를 찾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에 관련된 책들 -개론서나 개요서들과 같은 - 을 접해봐야 한다는 투자가 발생하기는 합니다. 여하튼, 여러 가지 방편을 통해 자신이 몰입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내는 것은 책 읽기를 위해서뿐만 아니라, 본인 스스로를 위해서 매우 소중한 과정이라 판단됩니다. 참고로 저는 역사나 인류학과 같은 그리 저와 어울리지 않는 영역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그런 쪽에 관련된 책을 자주 찾게 되는데 이는 그저 인지상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3.     쉬운 책, 어려운 책을 교대로 읽어라 - 자신의 관심 분야를 찾았고, 이 분야의 책들을 읽기 시작했다면, 가능하면 쉬운 책과 어려운 책을 교대로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여기서 쉽다, 어렵다라는 기준을 정하는 것 역시 애매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입문서나, 개론서와 같은 책들은 아무래도 독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좀더 이해가 쉽도록 꾸려지는 것이 사실이며, 상대적으로 내용을 깊이 있게 다루지는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가급적 많은 사례와 쉬운 문체, 빠른 전개와 읽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물량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책들은 대부분 해당 분야의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루는 데에는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수박겉핥기가 되는 경우가 있으며, 자신의 관심을 충족시키는 데에도 부족함이 있을 겁니다. 이럴 경우, 아무래도 심도 깊은 책을 찾아가게 마련인데 이런 책들을 또한 상당 부분 읽기에 부담스러운 내용과 구성으로 되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독자가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아무리 객관적으로 훌륭한 내용을 담고 있더라도, 독자에게 적절하게 전달시킬 수 없다는 한계가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개인의 관심을 증폭시키고, 더 많은 내용을 알고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쉬운 책도 읽고 좀더 많은 내용과 깊이를 다룬 책도 읽어야 할 텐데, 이럴 경우 쉬운 책과 어려운 책을 적절하게 배합해서 읽어 가는 게 유일한 방편이 아닐까 합니다.   쉬운 책을 읽는다는 것에 대한 일련의 알량한 자격지심 같은 것은 구애치 마시길 바랍니다.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지적인 석학으로 꼽히는 움베르토 에코 같은 작가가 어른들을 위한 동화를 썼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에코의 책들을 보면, 매우 복잡하고 난해한 경우들이 있는데 - 저자가 갖고 있는 지식을 독자가 따라잡지 못하기에 발생하는 현상 -, 이런 사람들이 쓴 동화책들을 보면 그리 어렵지 않으면서도 작가가 무얼 얘기하고 있는가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 나이가 들고 아는 게 많아진다고 해서 늘 어렵고 복잡한 것을 봐야 한다는 식의 생각은 그닥 현명하지 않은 생각이라 하겠습니다.

 

위에 잠시 언급한 것처럼, 책을 읽을 때에는 자신이 원하는 분야의 좋은(?) , 읽을 만한 책을 잘 선별해서 읽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무턱대고 섭렵하다 보면 괜한 후회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으며, 선정한 책에서 실망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 구매하는 데 소비된 돈도 아깝고, 읽어간 시간도 아깝고, 남겨진 종이 덩어리도 아깝고, 그저 사발면 익힐 때나 사용하게 되는 참 우울한 상황이 되어 버리기도 합니다. 사람마다 책을 고르는 방식은 모두 다르겠지만, 제가 주로 사용하는 방법들을 좀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서평을 찾아본다 - 꼭 서평은 아닐지라도, 책 소개와 같은 글들은 웬만한 인터넷 서점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스포일러 수준까지는 아닐지라도 대략 이 책이 어떤 내용으로 되어 있는지, 어떤 구성으로 되어 있는지는 굳이 책을 펼치지 않은 상태에서도 확인이 가능한 것이지요. 다만, 인터넷 서점에 등록되어 있는 소개글이나, 각종 리뷰들, 댓글들은 서점이나 출판사, 저자의 의향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적정 수준에서의 객관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다른 리뷰들도 한번쯤은 살펴보는 것이 나쁘지 않습니다. 요즈음은 워낙 블로그나 미니홈피들이 발전되어 있으므로, 네이버던 구글이던 한번만 검색해봐도 충분히 많은 양의 리뷰를 접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한국인의 정서상 인터넷과 같이 공개된 공간에서 특정 서적에 대고 나쁜 말을 등록할 수 있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믿을만한 블로거를 기억해둔다던 지 아니면 적절히 평가를 낮추어 해석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겁니다. 요즈음은, 각종 리뷰 사이트를 통해 블로거들에게 무료로 서적을 제공하고, 리뷰를 등록 받은 후 이 글을 해당 서적의 정보로 연결시키는 등의 마케팅 활동이 빈번합니다. 서적을 제공받은 블로거 입장에서, 욕을 쓸 수는 없는 바 적당히 나쁘지 않은 평가를 내리는 경우가 많고, 이 결과물이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됨으로써 판매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더군요.  저 역시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무료 서적을 신청하거나 또는 제공받는 경우가 제법 많습니다. 제가 이럴 정도면,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이런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겠지요.

2.     좋아하는 저자나 시리즈를 따라간다 - 아마 매우 당연한 것이겠지만, 독자 본인에게 검증된 저자나 시리즈들은 아무래도 다음 차례로 선택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 독자가 읽은 책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서 발생하는 현상이며, 내용과 결과가 불확실한 다른 책을 읽는 것보다 훨씬 더 만족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특정 작가의 소설을 차례대로 읽어본다던 지, 출판사에 의해 기획된 관련 시리즈 물을 차례 차례 읽어본다던 지 하는 활동은 매우 좋은 접근이라고 생각됩니다. 독자의 관심 영역에서 독자 자신에게 직접 검증된 저자나 시리즈라면, 관련된 다른 책들 역시 충분히 좋은 내용을 갖추고 있을 것이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무라카미 하루키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간은 나오자마자 바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게 되는데 이는 소녀시대가 새 곡을 출시하는 것과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제 경우 공지영씨의 소설이나,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마빈 해리스의 책들이 그런 경우이며, 책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피기도 전에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경우에 해당됩니다.

3.     저명한 추천도서 목록을 이용한다 - 늘 항상 특정 저자의 글이나 특정 시리즈만 읽는 것은 일련의 편협함을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읽다 보면 좀 지치기도 하는 게 사실이고요. 마치 도시락 반찬이 너무 너무 맛있는 것일지라도 석 달 열흘 먹다 보면 질리게 마련인 것이지요. 가끔은 도시락 대신에 밖에 나가 사먹기도 해야 계속 도시락을 싸올 수 있는 여력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대신 굶지는 맙시다. 이럴 경우, 다른 분야의 다른 저자의 글들을 접해봐야 할 텐데, 워낙 책의 종류가 많고 다양하기 때문에, 내게 맞는 좋은 책을 골라내는 것 역시도 상당히 부담스러운 작업일 겁니다. 이런 경우 남들이 골라놓은 좋은 책을 접해보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매년 하계 휴가철이 되면 늘 SERI에서 추천도서 목록이 나오기도 하고, 각 대학교에서는 신입생이 읽어야 하는 100여권의 서적을 선정해서 소개하기도 합니다. 각급 언론사들은 매년 연말에 그 해에 나온 책들 가운데 가장 훌륭한 서적을 뽑아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하기도 하므로, 책이 출시되지 마자 읽는 분이 아니라면 잠시 여유를 가진 후에 남들이 정말 정말 칭찬하는 책을 골라서 읽을 수 있습니다. KBS에서 하는 방송 가운데 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하나 있을 겁니다. 제목이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이 프로그램에서 매년 연말에 올해의 책을 선정해서 발표하는 데 이 책들이 제 취향에는 참 잘 맞습니다. , 그리고 신간서적의 경우 인터넷 서점 할인율이 10%를 상회할 수 없도록 법적으로 제한되어 있으므로, 의도적으로 1년이 경과한 책을 구매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라면 방법이겠습니다.

4.     이도 저도 아니면 고전에 도전한다 - 책을 읽다 보면 간혹 너무 트렌드에 민감한 책들의 생명력이 매우 짧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Microsoft Office 2003 21일 완성 <- 모 이런 류의 책들은 다음 버전이 나오는 즉시 휴지 쪼가리로 변하기 마련입니다. 생각보다 이런 책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현재를 넘는 생명력을 가진 책들을 잘 읽어야 지금 당장이 아닌 내일과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내용들을 접할 수 있을 겁니다. 이런 책들은 결국, 매우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검증된 책들일 수 밖에 없으며, 우리는 흔히 이런 책들을 고전이라 합니다. 예를 들어, 현재 베스트셀런 No. 1 을 차지하고 있는 책이 과연 100년 후 독자들에게 읽혀질 것인가 라고 생각을 해보면, 수십 년, 수백 년, 아니 수천 년 전에 쓰여진 책들이 지금에도 읽힐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일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므로, 고전이란 것은 결국 지나간 세월 동안 많은 이들에게 검증되어 온 책들이며, 당대의 수많은 베스트셀러들을 모두 물리치고 결선에 오른 책들이란 것입니다. 이런 책들은 물론, 지나온 세월만큼 시간이 다시 흐른 뒤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지리란 예상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고로, 시간이 되고 그리 부담스럽지 않다면 짬짬이 고전을 찾아서 읽어내는 것은 읽는 이에게 매우 유익할 일일 수 밖에 없습니다. 다만, 오래된 책의 원전 그대로를 읽을 만한 능력을 각 개인들이 보유하고 있지 못하므로, 적절하게 현재에 맞게 재해석된 책을 잘 골라내는 활동이 담보되어야 하기는 합니다. 동양 고전의 대부분 한자로 되어 있을 텐데, 우리는 그걸 읽어낼 자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는 데에 습관이 좀 들었고, 다양한 종류의 책들을 짧은 시간에 좀더 많이 접하고 싶다면 아래와 같은 방법도 괜찮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읽어가는 패턴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패턴을 찾아내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한번 해보고 잘 안되면 다른 방법을 모색해보시길 바랍니다.

 

1.     꼭 한 번에 한 권만 읽으려고 하지 마라 - 가끔 책을 읽다 보면 안 그럴 것 같은데, 의외로 진도가 빠지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해가 잘 되지도 않거니와, 페이지를 넘기기조차 힘든 경우들이 그렇지요. 이는 책의 문제일 수도 있고, 읽는 이의 상태에 따른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항상 평균적인 속도와 이해력이 담보되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일도 아닙니다. 이럴 경우에는 읽고 있는 책일지라도 그냥 덮어두고, 좀더 관심이 가는 재미있는 책으로 갈아타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읽던 책에 대한 내용은 잊혀지기 마련이고, 다음에 다시 읽을라 치면 괜히 아깝기도 합니다만, 그렇다고 계속 그 책에 목매서 버벅대는 것보다는 다른 책을 보는 것이 훨씬 생산적인 활동입니다. 다만, 이럴 경우 가급적 쉽게 손이 가는 책을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다른 책을 골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진도가 안 나간다면 오히려 악효과만 생길 수 있기 때문이지요. 어떤 경우에는 동시에 여러 권을 읽어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예를 들어, 좀 두툼하고 집중을 해야 하는 책이라면 아무래도 좀더 집중이 필요할 수 있으니, 차분하게 읽을 수 있는 공간에 두고, 상대적으로 가벼운 책은 이동 중이거나 짧은 짬에 읽어내는 방식을 채용해 보는 것이지요. 저 역시도 가끔은 출퇴근시간에 읽는 책과, 사무실에서 짬이 날 때 읽는 책으로 구분해서 읽는 경우가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기기들은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시대에 사람만 동시에 여러 개를 못하란 법은 없습니다. 크게 우려치 마시고 시도해볼 만한 방법이라 판단됩니다.

2.     짧은 시간이더라도 짬짬이 계속 읽어라 -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절한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으면 책을 읽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있습니다. , 주변이 좀 조용하고, 다른 사람들로부터의 방해가 없는 시기에 집중해서 차분하게 책을 읽는 분들이 그런 경우입니다. 하지만, 작금을 사는 샐러리맨에게 이런 시간을 내는 것은 어쩌면 하늘의 별을 따는 것과 마찬가지일 수 있습니다. 적당한 분위기와 시간을 기다리기 보다는 오히려 짧은 짬에서라도 읽을 수 있는 책을 잘 선별해서 읽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점심을 먹고 난 후 10-20분 정도 여유 시간에 책을 읽으면 잠도 잘 오고 참 좋습니다. 독서를 위해 졸음을 쫒으려기 보다는, 보다 맛있는 졸음을 위해 책을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입니다. 어쩌면 더 맛있는 낮잠을 유도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간혹, 교통수단에서 책을 읽는 것을 불편해하시는 분들도 제법 많습니다. 멀미나 어지럼증을 유발한다던 지, 혼잡한 대중교통 수단 내에서 책을 들고 있는 자세가 불편하다던 지 등의 이유가 있을 텐데, 이럴 경우에더라도 적절한 책을 잘 선택할 수 있다면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 손에 들 수 있는 작은 사이즈의 책 이라던지, 빡빡한 텍스트보다 그림이나 사진이 많은 책을 고른다던 지, 아니면 심지어 오디오 북 같은 것을 활용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겁니다. 짧은 짬에 책을 읽는 것은 연속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한계는 분명 존재합니다. , 전체적인 흐름이나 가닥이 긴 책보다는 에세이나 짧은 이야기들로 구성된 책들을 선택해보시면 꽤나 효과적일 거라 생각됩니다. 예를 들어, [탈무드] [채근담]과 같은 책은, 한 주제에 할당된 페이지가 짧게는 1페이지에서 길어야 2-3장 정도이니, 한 장을 읽고 한 번 곰곰이 생각해보고 하는 식의 리듬을 탄다면 짧은 짬에서도 매우 생산적인 글읽기가 가능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3.     효과적인 읽기 도구를 발굴하라 - 가장 전통적인 읽기 도구는 결국 사람의 눈과 종이문서의 묶음으로 구성되겠지만, 요즈음에는 매우 다양한 방식의 읽기 도구를 접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PDA나 스마트폰, 오디오북이나 e-북 단말에 이르기까지 아직은 조금 낯설 수 있겠지만 한번 시도해 봄직한 방법입니다. 책의 구성이나 볼륨에 따라서 상당히 다른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 경우에는 [토지] [객주] 등과 같은 대하 장편소설을 읽을 때에 PDA를 이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유인 즉, 이런 소설류의 책들은 상대적으로 속도감이 있고, 한 권을 읽고 난 후에 다음 권으로 손쉽게 이어져야 읽기에 리듬이 생깁니다. 오전에 출근할 때 한 권을 다 읽었는데, 다음 권을 갖고 있지 않은 경우라면 맥이 끊기게 되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매번 두 권 이상의 책을 챙겨서 다닐 수도 없으니 말입니다. 이런 경우에 무게에 대한 부담도 없고,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는 디지털 기기를 이용한다면 이 문제를 쉽게 극복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잘만 찾아보시면 장편소설 10권을 구매하는 부담을 제거할 수 있는 방편도 마련될 수 있습니다. 근래에 미국발 소식에 의하면 이미 e-북 매출이 종이책 매출을 넘어섰다는 기사들을 접할 수 있습니다. 종이책이 주는 충분한 효과도 분명하지만, e-북이 제공하는 또 다른 매력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읽는 이의 입장에서는 적절한 선택을 통해서 두 마리 토끼를 잡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4.     읽었으면 어딘가에 적절히 기록해둬라 - 사람은 망각의 동물인지라, 읽었다고 해서 모두 기억하는 것은 아닙니다. 읽는 내용의 90% 이상을 까먹는다는 것이 정확한 해석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책을 읽고 나면 독자의 머리 속에 남아 있는 것이 적더라도 책은 남아있게 마련입니다. 이런 책들이 책꽂이를 장식하기도 하고, 필요할 때에 다시 읽혀지기도 합니다만, 웬만한 경우가 아니라면 다시 손에 잡기란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자신이 읽은 책들을 어떤 형태로든 어딘가에 기록해두는 것은 꽤나 필요한 일입니다. 어떨 경우에는 내가 이 책을 읽었었는지 조차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며, 다시 구매를 해서 읽게 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저 역시도 몇 번이나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읽다 보니 어! 이거 읽었던 거네 라는 생각이 들고, 괜한 비용과 시간이 아까워지기도 합니다. 읽었는지 조차 기억이 가물한 책이라면 읽는 이에게 큰 감흥을 주지 못했던 것으로 판단할 수 있고, 이런 책을 다시 읽게 되는 비용과 시간은 더욱 더 아깝기 마련입니다. 또한, 책을 읽고 난 후에 간단하게라도 약간의 감흥이나 느낌을 메모해 둔다면 미래의 어떤 시점에 충분히 도움이 될 수도 있으며, 읽은 내용을 짧게나마 돌아보는 시간을 통해, 그 책이 독자에게 줄 수 있는 무언가를 더욱 구체화할 수 있는 기회로 작동하기도 합니다. 최소한, 읽었던 책의 제목과, 저자, 출판사 정도는 어딘가에 기록해두시길 바랍니다. 조금 더 욕심을 부려서 간략한 독후감을 작성할 수 있다면 더욱 더 훌륭하다 하겠습니다. 저 역시도 블로그에 간략하게 책에 대한 정보와 소감을 기록해두는데, 이 글을 다시 읽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연말에 올 해 내가 어떤 책들을 읽었었나 하는 정리를 할 때에 매우 도움이 되더군요. 물론, 위에 언급한 대로 읽었던 책을 다시 읽게 되는 실수도 최소화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이런 활동이 인터넷 상에서 공개될 때, 의도하지 않았던 부수적인 효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간혹 원하지는 않았지만, 무료서적을 받게 되는 기회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책을 읽다 보면, 책을 구하는 데에 소요되는 비용도 제법 만만치 않습니다. 특히, 항상 그렇지만 좀더 욕심이 생기는 책은 여전히 비쌉니다. 원래 어떤 취미이던지 간에 좀더 좋은 것을 구하려면 목돈이 들어가게 마련이지요. 또한, 신간서적의 경우 예전과 달리 인터넷 서점에서 제공할 수 있는 할인율에 제한이 존재하기 때문에, 예전만큼 저렴하게 책을 구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책을 확보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방법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1.     리뷰 사이트를 이용하라 - 2.0 시대가 도래하면서 생긴 몇 가지 현상 가운데 하나가 바로 책이나 디지털 기기, 각종 상품들에 대한 얼리어답터를 이용한 마케팅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상품을 구매하기 전에 해당 상품에 대한 정보나 가격을 인터넷을 통해 충분히 확인하는 과정을 겪기 때문에, 일반 사용자 특히 얼리어답터들의 상품 사용 후기나 평가는 매우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하게 되었습니다. 이러다 보니, 상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이런 소비자들을 장악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고, 각종 리뷰 사이트들을 통해 관련된 상품을 임시적 또는 항구적으로 제공하는 일들이 빈번하게 되었습니다. 인터넷 초창기에 상품을 구매할 경우에 각종 이벤트를 통해 선물을 주던 것들과는 좀 또 다른 방식의 마케팅 활동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책이라는 영역 역시도 이런 류의 사이트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고, 상당히 많은 독자들 특히, 블로거들이 이런 마케팅 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이트들을 잘 살펴보시면 의외로 괜찮은 신간 서적들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물론, 책을 무료로 제공받는 대신에 적절한 후기나 평가를 올려야 하는 의무가 존재합니다만, 역시 나쁘지 않은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다만, 내가 원하는 책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마케팅 대상이 된 책들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제약은 분명 존재합니다. 관련된 사이트 몇 군데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a.     위드블로그 (http://withblog.net)

b.     북스토리 (http://www.bookstory.kr/)

c.     인터넷 서점이나 출판사 등에서 운영하는 각종 서평단 (인터파크, 알라딘 등)

2.     온라인/오프라인 서점을 적절히 활용하라 - 책을 구매하는 비용 자체가 적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가급적 좀더 저렴한 가격에 책을 구매하기 위해 인터넷 서점을 이용하고는 합니다. 일반 오프라인 서점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책을 공급하고 있기도 하며, 요즘은 워낙 배송이 빠르기 때문에 구매 후 책을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도 상당히 줄어든 것이 사실입니다. 다만, 책 자체를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구매가 발생하기 때문에, 책의 크기나 조판 상태, 종이 질 등을 확인할 수 없다는 약점이 있기는 합니다만, 요즈음의 책들의 물리적 품질은 평균 이상이므로 그리 우려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으로 책을 고르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신간 서적이 아닌 이상 적절한 분류나 검색어를 알아야 원하는 책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만, 인터넷의 특성상 많은 시간을 할애해가면서 책을 고르기에 부적합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오프라인 서점을 가끔 방문해서 실재 서적을 확인하고 또 간략히 살펴보는 재미를 느낄 필요가 있습니다. 간혹 그 자리에서 구매하는 지름신이 동하기도 하지만, 매번 그런 것은 아니므로 나쁘지 않은 활동이라 생각됩니다. 근래에는 오히려, 오프라인 서점을 방문해서 원하는 책을 찾고, 스마트폰을 통해 직접 인터넷을 통해 구매한 후에, 오프라인 서점에서 바로 책을 받아가는 류의 서비스들도 대형 서점들을 중심으로 제공된다고 합니다. , 인터넷 가격으로 현장에서 물건을 인수하는 서비스인 것이지요. 더운 여름날 에어컨 빵빵한 서점에 들러, 이 책 저 책을 들춰보는 재미도 제법 쏠쏠합니다. 인터넷에 비해, 우연찮게 좋은 책을 만나는 경우는 오히려 오프라인에서 겪을 수 있는 장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한 여러 권의 동일 서적 가운데 좀더 상태가 좋은 책을 골라내는 것도 역시 오프라인만이 가질 수 있는 기회일 겁니다.

3.     중고 책도 함 찾아봐라 - 요즈음은 중고서적 시장도 온라인 상에서 제공되고 있습니다. 특히, 대형 인터넷 서점에서도 동일한 신간서적 소개 페이지에서 바로 해당 중고서적을 살펴볼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니, 예전처럼 직접 중고 책방을 들러서 원하는 책을 찾는 수고를 덜 수 있는 시대입니다. 저도 역시 몇 권의 책을 중고로 구매해보았습니다만, 저렴한 가격 대비해서 나쁘지 않은 보존 상태를 유지하고 있더군요. 사실 생각해보면, 독자가 책을 한 번 읽고 책장에 꽂아두었던 책이라면 책 상태가 나빠질 이유가 별로 없는 것이지요. 개인적으로 소장해야 하겠다는 책이 아니라면, 중고서적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것도 매우 좋은 선택일거라 생각됩니다. 특히, 여러 권으로 되어 있는 대하장편소설이나 전집류라면 책을 사는 것에 비해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확보할 수 있을 테니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생각됩니다.

4.     언더 그라운드와 최신 기기를 조합하라 - 책의 종류에 따라서는 반드시 출판된 종이 서적으로 통해서만 읽기가 가능한 책들도 존재합니다 - 예를 들어, 접힌 페이지가 있다거나, 어린이 서적류에서 종이 모형이 등장하는 경우, 책 디자인 자체가 보편적이지 않은 경우들이 이에 해당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서적들은 매우 평균적인 구조를 갖추고 있는 바, e-북으로 읽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인터파크의 비스킷, 아마존의 킨들, 아이리버의 스토리, 애플의 아이패드 등의 전문화된 e-북 기기들이나, ePub 과 같은 표준화된 포맷이 아니더라도, 각종 스마트폰이나 PDA 아니면 심지어 데스크탑이나 노트북을 이용해서도 디지탈화된 책들을 구해서 읽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종류의 서적들이 - 신간이 아니라면 - 권장하지는 않겠으나, 언더그라운드를 통해서 유통되고 있는 실정이므로 손쉽게(?) 구해서 접할 수 있을 겁니다. 저 역시도 이걸 사야 하나라는 의사결정이 쉽지 않았던 책들의 일부를 구해서 PDA 등을 통해 읽은 바 있습니다. 물론, 읽는 이에게 많은 감동을 주는 서적이라면 반드시 추후에라도 구매해서 읽어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특히나 요즘처럼 한 개인이 보유한 디지탈 기기가 풍성한 시대라면 어렵지 않게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구성할 수 있으므로, 한번쯤 꼭 시도해보시길 바랍니다.

 

글을 쓰다 보니, 주절 주절 길어지는 경향이 생기는군요. 중요한 내용 중심으로 전달이 되어야 할 텐데 읽을수록 재미없는 글이 될까 걱정스럽습니다. 이제는 제가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아니 제 개인적으로 많은 감흥을 얻었던 몇 권의 책들을 간략히 소개하고자 합니다. 사람에 따라 취향이 다르므로, 다른 분들의 의견들도 잘 고려해보시고 기회가 된다면 짬을 내서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1.     문화의 수수께끼 (마빈 해리스) - 개인적으로 대학 시절 때 읽었던 책입니다만, 읽으면서 매우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 대해 굉장히 많은 것들 배웠던 책입니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은 문화적 현상들에 대해서 왜 그런 일이 발생할 수 있었는지, 발생할 수 밖에 없는지를 과학적으로 접근한 책입니다. 예를 들어, 인도인들이 소고기를 먹지 않는 이유나, 유대인이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이유 등에 대해서, 아 이런 이유 때문이 구나를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책입니다. 이 책을 통해 문화인류학이라는 영역을 알게 되었고, 많은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되었으며, 저자인 마빈 해리스의 국내 출판 서적이나 관련 분야 서적들을 쭈욱 읽게 한 동기가 된 책입니다. 예전에 사내에 선물로 배포한 적도 있으며, 아마도 사내 자료실에도 비치되어 있을 겁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을 꼭 한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다만, 약간은 이론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바, 읽다 보면 지루하거나 답답한 경우가 생길 수 있는데, 한 챕터씩 따로 따로 읽을 수 있으므로, 관심 가는 주제를 찾아서 먼저 읽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2.     장편 (태백산맥, 한강, 아리랑, 도쿠가와 이에야스, 로마인 이야기, 한국사 이야기 등) - 기회가 있다면, 한번쯤은 장편에 손을 대보시길 바랍니다. 1권의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감흥과는 또 다른 느낌을 가질 수 있으며, 단행본을 읽었을 때 보다 훨씬 더 큰 성취감을 가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특히, 조정래씨의 3대 장편소설인 태백산맥, 한강, 아리랑은 한국인이라면 한번쯤 읽어봐야 할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외에도 시리즈 물이나 연작류의 글을 접해보시는 게 생각보다 쏠쏠한 재미를 가져다 줍니다. 위에 언급된 책들이 좀 부담스럽다면, 셜록 홈즈 시리즈나, 애거서 크리스티 시리즈와 같은 추리소설 연작류도 강추합니다. 더운 여름날 추리소설만큼 괜찮은 선택도 드물 테니까요.

3.     당신의 기업을 시작하라, 리얼리티 체크 (가이 가와사키) - 어쨌거나 우리는 샐러리맨이고, 소위 사회생활을 하는 이들이므로, 업무를 수행하는 데에 있어 도움이 되는 자기계발 서적에 대한 욕심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제가 읽어보았던 여러 경제/경영/자기계발/처세 관련 책들 가운데 어쩌면 가장 실무적인, 아니 가장 솔직한 글들이 수록된 책과 저자가 아닌가 싶습니다. 쓸 데 없는 이론이나, 논리적인 체계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실무적인 지식으로 가득한 책이 바로 가이 가와사키의 책들입니다. 막말로, 전자우편 쓰는 법, 기획서 작성하는 법, 발표자료 작성하는 법 등과 같이 읽어두면 지금이라도 당장 쓸 수 있는 아주 실무적인 내용들로 되어 있습니다. 다만, 저자의 문체가 다분히 도전적이고, 신경을 자극하는 글들이 제법 많기 때문에, 이런 점만 잘 소화해서 읽을 수 있는 독자라면 아주 유용한 책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4.     슬라이드올로지, 프리젠테이션 젠, 파워포인트 블루스 - 우리와 같은 영역에 종사는 이들에게 문서작성이나 발표 등과 같은 주제는 꼭 알아두어야 하지만, 괜히 겁이 많이 나는 부담스러운 영역임에 틀리 없습니다. 한 두 번 해보다 보면 분명 익숙해지기는 하지만, 그 첫 발을 내딛기에 꽤나 큰 용기가 필요한 영역이지요. 발표와 발표자료의 작성에 관한 교과서적인 책들입니다. 한번 읽어보면 얼마나 소중한 내용들이 담겨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특히나, 대부분의 내용이 발표자료 샘플이나 기준, 가이드 등으로 되어 있으므로, 읽기에 큰 부담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는 점과, 이런 책들을 나중에 꼭 참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소중한 책들입니다.

 

이외에도 많은 책들이 있겠지만, 추천한다고 다 읽으실 것도 아닌 바 꼭 읽어보셨으면 하는 책들로만 몇 권 소개를 해봤습니다. 위에서도 간간이 언급되고 있는 내용입니다만, 책과 관련된 사업영역이나 트렌드 같은 것에서도 굉장히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수천 년간 바뀌지 않았던 종이 책이라는 구조에 인류역사상 가장 현실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임에 틀림없다고 판단합니다. 미국발 소식통에 따르면, 이미 아마존에서 판매되고 있는 책 매출 측면에서 e-북이 종이서적을 앞질렀다는 발표가 있었으며, 가장 큰 서점 기업인 반즈앤노블이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아이폰으로 시작된 스마트폰 열풍은, 이미 핸드폰 시장 1위 기업인 노키아를 위협하고 있으며, 오히려 애플과 삼성으로 시장을 재편하고 있는 양상입니다. 아이폰에 이은 아이패드 및 킨들의 국내 출시를 앞두고, 인터파크 비스킷이나, 갤럭시탭, 아이리버 스토리 등과 같이 e-북을 볼 수 있는 디지털 기기가 매우 공격적으로 시장에 배포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특히, e-북 콘텐트 시장에 이미 진출한 교보문고나 인터파크 이외에도 KT SKT 같은 공룡기업들도 급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상태이니, 매우 빠른 속도로 e-북은 사용자에게 다가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어느 기기를 이용할런지는 결국 소비자의 몫이겠지만, 종이책이 차지하고 있는 상당 부분의 시장을 e-북이 대체하게 되리라는 전망은 매우 당연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예를 들어, 80/90년대까지만 해도 음반 시장은 LP, LD, CD 등의 음악을 담고 있는 매체로 구분되는 시장이었습니다. 하지만, MP3로 포맷된 음원들이 공유되거나 배포되면서 불과 10-20년 만에 시장은 급속도로 변경되었습니다. 우리가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으나, 이미 LP/LD/CD 1~2장으로 구성된 앨범 단위의 시장에서 1곡 단위로 구매가 가능한 시장으로 변경되었으며, 가수들 역시 싱글이니 디지털 싱글이니 등과 같이 음원을 발표하고 전달하는 방식에 큰 변화가 생겨버렸습니다. 물론, 아직도 앨범 단위의 판매가 가능하기는 하지만, 앨범 자체가 어떤 일련의 컨셉을 동반해서 제작된 것이 아니라면, 굳이 구매자가 앨범 단위로 구매를 해야 하는 필요 자체가 사라진 것입니다. , 음악을 생산하고, 판매하고, 구매하고 소비하는 패턴에 급격한 변화가 생겼으며, 기존에는 없었던 벨소리, 컬러링 등과 같은 신규 시장이 생긴 것도 재미있는 사례입니다. 음악 자체가 변했다기 보다는 음악을 유통하고 소비하는 패턴에 변화가 생긴 것이고, 이 변화 가운데 기존 시장을 대체하거나 또는 확장하는 신규 시장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사업을 하는 분들에게는 또 다른 기회를 부여하기도 합니다.

 

제 짧은 소견으로, 책 역시도 비슷한 수순을 예상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종이 컨텐츠가 디지털 컨텐츠로 변화되는 것, 디지털로만 출판되는 서적의 출현하는 현상, 1권 단위로 판매/구매가 일어나는 것과 함께, 챕터 또는 특정 단위로 구매하는 현상의 발생, iPod Genius와 같이 집단지성에 근거한 사용자 추천 도서 출현, 책과 함께 다른 이들의 서평이나 댓글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서비스, 책 내용에 이해를 쉽게 하는 해석 서비스 (집단 지성에 근거한) 등과 같은 시도는 현재 기술로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마도 조만간 출현하게 될거라 보이는군요. 이와 함께 책을 읽는 데 사용되는 도구나 기기들도 매우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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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전달하고, 읽는 패턴이나 방식의 변화가 급격하게 발생하더라고, 책이 갖고 있는 본질적인 목적 - 문자를 이용한 간접경험이나 지식, 관점, 이해의 전달 - 이라는 본질적인 가치는 변하지 않을 겁니다. 오히려 그 수단과 내용이 더욱 더 풍성해지는 방향으로 발전될 것이며, 오히려 책이 아닌 다른 분야 - 음악, 영화, TV 등등 - 와의 컨버전스가 예상됩니다. 결국 책이라는 매체는 현존하는 수단 가운데 가장 효과적으로 읽는이에게 지식과 간접경험을 전달하는 수단으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RSS로 등록해둔 몇몇 블로거들 목록을 제공하는 것으로 마감할까 합니다. 이외에도 많은 블로거들이 있으므로, 잘 찾아보시면 자신에게 맞는 좋은 책들을 고르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북스타일 (http://bookstyle.kr)

컴퓨터 vs (http://jhrogue.blogspot.com)

Bizbook-Think Different !! (http://blog.bizbookblog.com/)

김현남의 책 이야기 (http://booksummary.tistory.com/)

마음이 고운 그녀 (http://blog.daum.net/romanticgirl)

김윤수의 Book...ing 365 (http://blog.ohmynews.com/booking)

책읽는 토양이 (http://www.rabbicat.com/)

책으로 통하라 (http://maehok.egloos.com/)

협객.com (http://blog.naver.com/bluejames77)

나무사이 (http://namu42.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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