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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Writings

숲과 나무..

간혹들 숲 안의 나무가 아닌 숲을 볼 줄 알아야 한다고 합니다.
숲은 전체를 숲을 이루는 나무는 개별 요소를 가리키는 말이겠지요.

일상 생활을 하면서 마주치게 되는 많은 사람 또는 많은 상황들에서 우리는 각 개인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충돌하거나 또는 미묘하게 어긋나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그런 상황에서 각 개인들은 어떤 즉자적이든, 아니면 심사숙고에 의한 것이든 일종의 의사결정 과정을 거치고 어떤 행위를 하게 됩니다.

(쉽게 말해서 누군가와 담배를 한 대 같이 피고 있는데, 상대방이 흡연자인지, 비흡연자인지, 여성인지, 남성인지, 윗 사람인지, 아랫 사람인지, 동료인지, 친구인지, 애인인지, 앞에 있는지, 옆에 있는지 등의 상황과 앉아있는지, 서 있는지, 창문 앞에 있는지, 창문이 열려 있는지, 닫혀 있는지 등의 조건에 따라서.. 담배연기를 앞으로 뿜을지, 왼쪽으로 뿜을지, 오른쪽으로 뿜을지, 위로 뿜을지, 아래로 뿜을지가 결정되는 원리랄까요..)

그런데 그 행위의 결과를 찬찬히 들여다 보면, 이게 본인의 이해관계를 반영한 것인지, 전체의 이해관계를 반영한 것인지, 전체의 이익인 듯하지만, 개인의 이익을 놓치고 있지 않은지 등을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나이가 들면 매우 신속하게 이런 파악이 가능해진다는 게 놀라울 뿐입니다.

어떤 업무나 의사결정을 앞에 두고 회의를 하게 되는 경우에는, 전체를 위한 것처럼 절묘하게 표현되거나 포장되어 있지만 누군가의 이해가 숨겨져있는 것들을 파악할 수 있게도 되며, 어떤 놀라운 명분으로 어쩔 수 없는 결론으로 유도되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됩니다.

모든 현상과 상황을 일일이, 낱낱이 해석하고 뜯어낼 수는 없겠으나, 결론적으로 숲을 보되 나무를 살피는 의사결정과 이해관계를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게 아마도 바람직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의사결정이란 어쩔 수 없이 숲의 관점에서 일어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래야 숲이 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의사결정으로 인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일부 나무들의 피해를 남몰라라 해서는 안되겠지요. 다만, 우리가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하는 것은, 숲을 위한다는 의사결정으로 포장된 일부 나무들의 이해관계입니다. 이게 아마도 역사이고, 또 작금의 현실이며, 우리가 늘 마주치는 흔하디 흔한 상황이며, 한 번에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전체 숲을 위한 의사결정은 어떤 경우에 좋아보이지 않기도 합니다. 시간이 문제를 드러내는 경우도 많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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