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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종이책

[서평] slide:ology - 낸시 두아르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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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slide:ology
저자 - 낸시 두아르떼

출판 - 한빛미디어
분량 - 300
ISBN- 9788979147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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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위드블로그(http://withblog.net)으로부터 서평용으로 신청해서 제공받은 책입니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다들 느끼시겠지만 보고 및 발표에 대한 부담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나, 업무에 따르거나 또는 직위에 따라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이런 기회는 많아지게 마련이지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나 계획, 생각, 성과나 실적 등을 적절한 형태로 표현하여 보고하는 활동은 어쩌면 매우 당연한 일입니다만, 아직 낯설은 분들에게는 매우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저 같은 경우, 이런 저런 사연으로 인해 회사의 임직원 또는 고객들 앞에서 제품이나 기술, 성과나 실적 등을 적절하게 보고하거나 의사결정을 요청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 제법 발표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 발표 도구로서의 프리젠테이션에 대한 관심도 많은 편이고, 어찌 하면 내가 의도하는 바대로 또는 좋은 의사결정을 받을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스러워 합니다.

물론, 이를 적절하게 보조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발표자료나, 발표연습이나 Skill 등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높아지게 마련이지요. 일전에 읽었던 가르 레이놀즈의 [프리젠테이션 젠]이라는 책은 그런 의미에서 매우 충격적으로 다가왔었고, 그 이후에 작성하는 발표자료나 발표시에 많은 도움이 되었더랬습니다. 책의 저자나 환경이 서양 특히 미국 사회에 포커싱되어 있기 때문에, 한국적 문화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기도 합니다. 즉, 적절한 커스터마이징이 필요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발표의 목적이나 의도하는 바를 어떻게 청중에게 전달하고 표현하느냐에 대한 원칙과 기준, 그리고 참조가 될만한 기법들은 서양이나 동양이나 한국이나 미국이나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한국 청중들에게 접근할 때 어떤 유의사항과 방법을 취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지는 좀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발표시 정장을 갖춰입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모든 이가 스티브잡스가 아닌 이상에야 청바지에 까만 면티를 입으면 안되지요. 또한, 청중들에게 정중한 인사와 마무리 결언 등이 중요할 수 있고, 청중의 의문이나 질문을 수용하는 태도나 성의가 매우 중요할 수 있습니다. 동방예의지국이라 그런지 겸손과 예의를 바탕에 둔 자신감있고 명확한 발표를 선호합니다. 여튼 이런 이야기들은 어찌 보면 이 책에 대한 서평에서는 좀 벗어나므로.. 한국화된 발표자료 작성에 대해서는 [파워포인트 블루스]라는 책을 추천하고 싶군요.

프리젠테이션 젠이란 책으 통해서 가장 인상깊었던 주제는 결국 청중에게 어떤 효과적인 이미지/사진을 통해서 의도하는 바를 설명할 것인가에 대한 좋은 방법이었습니다. 즉, 테크니컬하게 배운 부분은 결국 고화질 사진의 효과적인 활용이라고 요약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책에 그 내용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읽는 이에게 가장 자극적으로 다가왔던 부분입니다. (사실 이 책은 제 업무와도 제법 연관되는 부분이 있는지라, 사내에도 추천을 하고, 개인적으로도 2-3번 읽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지금 읽은 이 책 슬라이드올로지는 어찌 보면, 좀 더 디테일하고 넓은 범위의 발표자료 Skill 과 테크닉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저자의 주된 업무가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디자인하고 구성하는 일이다 보니, 훨씬 더 현실적인 감각을 다루고 있습니다. 유명한 발표자들 및 발표자료에 대한 사례들도 풍성하게 제공되고 있으며, 슬라이드를 구성하는 일부 상세 테크닉까지도 언급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발표자료를 디자인할 기회가 있는 분들에게 매우 적절한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심지어 폰트 사이즈를 결정하는 기법까지 언급되어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발표라는 행위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 특히나 청중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발표자가 어떤 마인드로 발표에 임해야 하는지 등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책 내용의 특성상 매우 시각적인 서평을 구성하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할 수 있겠으나, 읽는이가 게으르다 보니 그저 텍스트로 일관하게 됨에 아쉬움이 있습니다. (책에서 언급한 주장들과는 상반되는군요..)

본문 중에 언급된 몇몇 주요 책이나 URL 정보들이 제법 있어서, 추후에 한번씩 살펴보면 괜찮겠다 싶습니다.

  • http://www.slideology.com
  • http://www.beyondbullets.com
  • 불량 파워포인트(Really Bad Powerpoint) - 세스 고딘
  • The Presentation Survival Skills Guide - 짐 엔디코트
  • Show Me The Numbers - 스티븐 퓨
  • Information Dashboard Design - 스티븐 퓨
  • The Cognitive Style of Powerpoint - 에드워드 터프트
  • Presenting To Win - 제리 아이스먼
  • Presentation Zen - 가르 레이놀즈

저자는 책 마지막 부분에 프리젠테이션에 대한 5가지 강령을 언급하고 있는데, 결국 이 책의 핵심은 바로 이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의 선언 : 프레젠이션을 위한 다섯 가지 행동강령

청중은 왕이다 - 청중은 내가 보고 싶어서 프레젠테이션에 오는 것이 아니다. 내가 그들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보고 싶어서 온 것이다. 프레젠테이션에서의 성공이란 청중에게 시간을 투자한 만큼의 값어치를 해주는 것, 울림이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 앞으로 무엇을 할지 깨닫게 해주는 것이다.
아이디어를 전파하고 사람들을 움직인다 - 어떤 사람이든 태어날 때부터 위대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낼 수 있는 자질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 어려운 것은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우리가 믿는 것에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다. 내 아이디어를 강력한 시각 어법을 바탕으로 모든 감각을 통해 받아들일 수 있게 전달하면 다른 사람도 그 아이디어를 자기 것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내가 말하는 것을 볼 수 있게 돕는다 - 깨달음, 마음 깊은 곳을 울리는 경험은 분명한 순간으로부터 찾아온다. 디자이너처럼 생각하고 이해를 방해하는 쪽이 아니라 도와줄 수 있는 방향으로 청중을 인도하자. 언어적 감각뿐 아니라 시각적 감각에도 호소할 수 있어야 한다.
장식이 아니라 디자인이다 - 잘 알려져 있음에도 많은 이들이 무심코 넘겨버리는 디자인 기법으로 조화로운 미적인 경험을 제공하여 청중을 열렬한 추종자로 변화시킬 수 있다. 그냥 예쁘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다. 복잡한 것도 명료하게 보여줄 수 있는 방식으로 정보를 표시하자.
건강한 관계를 만든다 - 나, 슬라이드, 청중 사이에 의미 있는 관계가 만들어지면 콘텐츠를 통해 사람들이 이어질 수 있다. 단순히 어떤 시각적인 도구가 필요한지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청중을 이해시키기에 가장 좋은 방법으로 정보를 표현하자. 콘텐츠를 전달할 수 있는 매체는 사람들을 효과적으로 이어준다.



"소통이란 타인으로 하여금 자신의 관점에 익숙해지게 만드는 것, 자신이 열광하는 (또는 슬픔이라던가 희망 같은 감정을 가지게 되는) 이유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돕는 것이다. 어떤 사실이나 상황에 대해 보고만 하면 되는 거라면 회의는 취소해버리고 보고서를 보내고 끝내는 편이 낫다." - 세스 고딘 (28쪽)

[The Presentation Survival Skills Guide]의 저자인 짐 엔디코트는 프레젠테이션 개발 과정을, 메시지, 시각 스토리, 그리고 화술이라는 세 개의 다리가 달린 걸상에 비유한다. (32쪽)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청중을 파악해야 한다. 어떤 사람들인가? 그들이 요구하는 것은 무엇이고, 그걸 어떤 식으로 접근할 것인가? 내가 가진 정보로 어떻게 그들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을까? 프레젠테이션이 끝나고 나면 그들이 무엇을 하길 바라는가? 이런 질문은 주제에 맞는 효과적인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있어서 필수다. (36쪽)

청중을 파악하기 위한 일곱 가지 질문
1. 어떤 이들인가?
2. 왜 여기에 있는가?
3. 무슨 고민거리가 있는가?
4. 그들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줄 것인가?
5. 그들이 무엇을 하길 원하는가?
6. 그들이 어떤 식으로 반박할까?
7. 어떻게 다가갈 수 있을까?
(37쪽)

1. 규칙#1 : 아이디어에 대한 판단은 꾹 참고 나중으로 미루자!
2. 규칙#2 : 아이디어는 엉뚱하고 황당해야 제 맛!
3. 규칙#3 : 지금은 질이 아니라 양으로 승부한다!
4. 규칙#4 : 다른 사람들이 내놓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 보자!
5. 규칙#5 : 누구의 아이디어든 어떤 아이디어든 모두 똑같이 중요하다!
(51쪽)

데이터 슬라이드는 데이터 자체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 데이터의 의미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86쪽)

데이터를 명료하게 보여주고 싶다면 다섯 가지 원칙을 활용하자.
1. 진실만을 말하라.
2. 핵심을 공략하라.
3. 적절한 도구를 선택하라.
4. 중요한 부분을 강조하라.
5. 간단명료하게 표현하라.
(87쪽)

보기에 예쁜 물건을 만드는 것도 디자인의 한 부분이지만, 그게 디자인의 전부는 아니다. 디자인의 핵심은 바로 문제 해결에 있다. 어떤 문제를 접하든 - 그것이 오렌지즙을 짜내는 일이든 효과적인 소통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든 - 사용자가 처한 딜레마를 가장 편리하고 간단하고 우아한 방법으로 해결하게 돕는 것이 바로 디자이너의 역할이다. 디자이너는 본질적으로 경험에 초점을 맞춰 최대한 아름답고 기억할 만한 경험을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 (105쪽)

글꼴 크기에 관한 지침을 몇 가지 열거해보면 다음과 같다.
1. 10미터 정도 길이의 줄자와 테이프를 준비하자. 컴퓨터 화면의 대각선 길이을 확인해 보자. 모니터 인치 수에 30을 곱한 다음 모니터에서 센티미터 단위로 그 값만큼 떨어진 곳에 테이프를 붙여서 표시하자. 예를 들어 21인치 모니터를 쓴다면 21에 30을 곱하면 630이니까 630cm, 즉 6.3미터 떨어진 곳 바닥에 테이프를 붙여서 표시해 두자. 17인치 모니터라면 5.1미터 떨어진 곳에 표시하면 된다. 그 다음 슬라이드를 슬라이드쇼 모드로 화면에 띄우자. 테이프를 붙여 표시해둔 곳에서 보이지 않으면 발표할 때 그 방 끝에서 잘 안 보일 거로 생각해도 무방하다.
2. 프레젠테이션 소프트웨어에서 '여러 슬라이드 보기' 모드로 전환한 다음 슬라이드를 원래 크기의 66% 크기로 보이게 맞추자. 이 상태에서 글자를 볼 수 있으면 웬만한 청중도 다 볼 수 있다.
3. 발표장소에서 미리 테스트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직접 가서 화면에 슬라이드를 띄워놓고 그 방 맨 뒤에 서서 한 장 한 장 넘겨가면서 맨 뒤에 있는 사람이 화면을 볼 때 어떤 느낌이 들지 직접 확인해 보자.
4. 저술가이자 전직 애플 펠로우이기도 한 가이 가와사키의 조언을 따르자. "발표를 들을 투자자 중에 가장 나이가 많은 이의 나이를 2로 나누면 그 값이 가장 적당한 글꼴 크기다."
(174쪽)

벤처 캐피탈리스트인 가이 가와사키는 수백명의 사업가들의 회사 소개를 들어야만 한다. 대부분은 보잘 것 없다. '특허 출원중', '세계 최초', '중국 국민의 1%에게만 팔아도...' 이런 내용이 담긴 슬라이드를 예순 장씩 보고 있어야 하는 일이 파다하다. 그래서 그는 파워포인트의 10/20/30 규칙이라는 것을 만들었다. 규칙은 간단하다.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의 슬라이드 장수는 열 장으로, 발표는 20분 이내로, 모든 글꼴은 30포인트 이상으로 만들라는 것이다. 그는 청중이 어떤 일치된 의견에 다다르도록 유도해야 하는 모든 프레젠테이션에 이 규칙을 적용할 수 있다고 믿는다. (25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