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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종이책

[서평] 키친 - 요시모토 바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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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키친
저자 - 요시모토 바나나

출판 - 민음사
분량 - P199
ISBN- 9788937403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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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반디앤루니스 서점의 포인트가 조금 남아있고, 이 포인트가 얼마 후 소멸된다는 소식에 제까닥 들어가서 가볍게 구매한 책입니다. 지난 달까지 지방 출장이 좀 많았기에 가끔 이동시에 가볍게 읽을만한 책을 찾던 중, 일전에 읽었던 책에서 언급되었던 기억이 나서 구매를 했지요.

가볍게 읽으려던 책이었으니, 가볍게 가야하겠지요. 저자인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은 처음 읽어보는데, 매우 인기가 있는 일본작가라 하더군요. 책 뒷편에는 무라카미 하루키와 인기를 양분한다고 할만큼 강력한 문구가 기술되어 있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저는 처음 접하는 책이었으니 만큼 사심은 없습니다.

일단, 가볍게 읽어내려가는 데 큰 부담이 없습니다. 이야기 자체는 약간 묵직한 주제이기도 합니다만 - 누군가의 죽음 - 이 소재가 극복되어가는 식으로의 전개이기에 결말을 부담스러워하거나 걱정할 필요는 없더군요. 매우 가벼운 터치감 - 아이팟 터치 마냥 - 이 있고 또한 그리 길지 않은 글들이기에 좋았습니다. 장편이 잘도 팔리는 한국 환경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기는 합니다.

세 편의 단편으로 이뤄져 있기는 하지만, 앞의 두 편은 연속선상에 존재하는 이야기이니 만큼, 결국  두 편의 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역자가 후기에 언급한 것 처럼, 주인공 주변 누군가의 죽음을 극복해가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주된 이야기입니다. 결국 극복한다는 것이죠. 여기서 극복이라는 것이 아주 큼지막한 무언가는 아니며, 주인공들의 적정 수준에서의 상태 변화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역자는 이를 [상처깁기]라고 표현하고 있네요.

재미난 것은, 일본 소설에서 많이 보이는 게이나 트랜스젠더, 근친 등의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는 점도 특색이군요. 어쩌면 일본사회가 저변에 깔고 있는 문제인지도 모른다고 생각됩니다. (아주 얕은 생각으로 말입니다.)

아사다 지로를 읽을 때에 느끼던 Simple 함과 하루키를 읽을 때 느껴지는 고민스러움이 약간 섞여있는 느낌이랄까요..? 나중에 저자의 다른 글들을 좀더 읽어볼 기회가 생긴다면, 아마도 좀더 파악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람이란 상황이나 외부의 힘에 굴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자신의 내면 때문에 지는 것이다. 이 무력감, 지금 그야말로 바로 눈 앞에서 끝내고 싶지 않은 것이 끝나가고 있는데, 조금도 초조하거나 슬퍼할 수 없다. 한없이 어두울 뿐이다.
아무쪼록 좀더 밝은 빛이나 꽃이 있는 곳에서 천천히 생각하고 싶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늦다. (p124)


별로 발췌할 만한 내용은 그닥 없는데, 이런 일본 소설을 읽다 보면, 한국 소설들이 너무 무거운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