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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종이책

[서평] 코드 그린 - 토머스 프리드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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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코드 그린
저자 - 토머스 프리드먼

출판 - 21세기북스
분량 - 590P
ISBN- 9788950916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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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경영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신청한 책이다. 워낙 요즈음에 화두가 되는 신성장, 녹색성장, 에너지위기 등을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1차적인 흥미를 느꼈으며, 책을 읽다보니 점점 더 그 문제의 심각성과 저자의 통찰이 엿보인다는 점에서 또 다른 재미를 느꼈다.

상당히 분량이 되는 글이며, 아주 흥미로운 소재를 기반으로 하는 것은 아니기에 사실 읽기에 그리 편안하지는 않다. 그래서인가 독서경영 프로그램 내에서도 1달 과정이 아닌 2달 과정을 이 책을 운영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저자의 조국이 미국이고, 미국의 영향력이 해당 주제에 매우 긴밀한 이해관계를 갖기 때문인지, 전체적인 맥락은 미국을 통한 문제해결, 미국의 리딩, 미국의 방어 등으로 점철되어 있다. 하지만, 저자의 폭넓은 연구결과로부터 얻어지는 각각의 문제해결 기법과 가장 현실ㅈ거인 접근방법 등에서는 충분히 이 글을 읽는이의 입장에서 배우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에너지 위기가 가져오는 정치적인 문제, 자본주의 국가에서 해당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과연 어떤 이윤과 혜택을 가져오는지, 왜 그 문제를 해결해야만 기업 및 국가의 발전과 성장이 담보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부분은 참 탁월하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 역시도 낭만적이거나 도덕적인 부분을 떠나서, 어떻게 현실적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등은 이 글이 단순히 학술적인 내용이 아닌 실행해야 하는 가이드로서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막말로 저자는 책 끝 부분에 미국이 이와 같은 정책을 펼치기 위해서, 단 하루만이라도 중국과 같은 정치체제이기를 바란다는 식의 주장도 나오고 있다.

원유값이 상승한다. 기후변화가 장난이 아니다. 생물다양성이 감소한다 등의 매우 불안한 상황인식으로부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가야 한다는 주장에 이르기까지 저자의 고민과 연구에 깊은 감탄을 보낸다. (다분히 미국적이고, 미국적 이해관계에 기반한다는 점에 아쉬움이 크지만, 읽는이가 적절히 필터링하고, 취할 수 있는 부분만 취한다면, 이만한 책을 찾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을 쭈욱 읽다보면, 참 절망에 빠지기 쉽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그리 쉽사리 희망을 언급하지는 않는다. 다만, 조그만 희망이 존재함과 함께, 이 희망을 달성하기 위해 매우 어렵지만 가야한 하는 길과 절차에 대해서 가감없이 이야기하고 있다.

자 이제 지구는 과연 몇년이나 버틸 수 있을 것인가... 암울하다.

"지속적으로 번영하는 기업이나 국가의 특징은 자신을 지속적으로 재창조한다는 점입니다." 에너지 전문가이자 카네기 기금의 객원학자 데이비드 로스코프는 말한다. "우리는 19세기에 스스로를 대륙의 산업 강국으로 재창조했고, 20세기에는 글로벌 산업 강국으로 재창조했으며, 21세기에는 글로벌 정보사회로 스스로를 재창조했습니다." 이제 미국은 우리 자신을 위해, 그리고 전 세계를 위해 한 번 더 스스로를 재창조해야 한다. 미국을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나라로 만드는 일은 사심 없는 자선 행위나 순진한 도덕적 의식의 차원에서 해야 하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이제 핵심적인 국가안보와 경제적 이익이 걸린 문제다. (P45~46)
- 이 책의 목적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글이다. 미국의 이익과 안보를 최우선에 두고 있다는 측면에서 섬찟하다. 물론, 이 책이 충분한 가치를 가지는 것은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우려를 감출 수 없는 것은 어쩌면 미국에 대한 불신 때문이리라.

이 책은 뜨겁고 평평하고 붐비는 세계로 인해 극적으로 심각해지고 있는 다섯 가지 핵심 문제에 초점을 맞춘다. 점점 부족해지는 에너지 공급 및 천연자원에 대한 수요의 증가, 석유 강국들과 이른바 '석유 독재자들'에게로 부가 막대하게 이동하는 현상, 파괴적인 기후변화, 세계를 전기를 소유한 자와 소유하지 못한 자로 날카롭게 양분하는 에너지 빈곤, 동식물들이 기록적인 속도로 멸종해가면서 급격히 가속화되는 생물다양성의 감소가 그 핵심 문제들이다. (P49~50)
- 이 책의 주요 내용이기도 하거니와, 해결하고자 하는 주된 문제이기도 하다. 이 책에 언급되고 있는 모든 이야기들은 바로 이 다섯가지 문제/이슈를 둘러싸고 있다.

로스의 논문에서 특히 유용했던 것은, 석유에서 얻은 과도한 부 때문에 민주주의 성장이 지연되는 정교한 메커니즘을 열거해놓은 부분이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가장 먼저 '과세 효과'가 일어난다. 석유가 풍부한 나라의 정부들은 석유에서 난 돈을 활용해 "사회적 압력을 누그러뜨리려 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정부에 더 많은 책임과 더 많은 대의제도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P150)
- 너무 벌어서도 안된다는 점이다. 가정이던 사회이던 국가이던 간에 충분한 노력없이 번 재화와 부가 긍정적으로 사용되리란 점은 참 어설픈 발상이었다는 점을 알게 한다.

오늘날에는 에너지를 절약하는 유능한 환경보호론자가 되지 않고서는 효과적인 외교정책을 수립하는 현실주의자도, 민주주의를 전도하는 유능한 이상주의자도 될 수 없다. 이것이 바로 석유정치학의 제2법칙이다. (P163)

오랜 시간 동안 기후변화 문제를 다각적인 측면에서 연구해온 홀드런은 기후변화와 관련해 '홀드런 제1법칙'이라는 것을 만들어냈다. 이 법칙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무언가에 대해 더 많은 문제점을 알게 될수록 더욱 비관적이 된다. 대기 과학을 연구하는 이들은 비관적이다. 대기 과학과 바다에 관해 아는 사람들은 더욱 비관적이다. 대기 과학과 바다, 빙하에 대해 하는 사람은 더더욱 비관적이며, 대기과학과 바다, 빙하, 그리고 생태학을 모구 꿰고 있는 이들은 그보다도 더욱 비관적이다. 무엇보다 이 모든 것은 물론 공학과 경제학, 그리고 정치학까지 통달하고 있는 이들은 그 중에서도 가장 비관적이다. 문제를 유발하는 그 모든 체계가 바뀌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알기 때문이다."
홀드런은 계속해서 말한다. "현 상황을 묘사하는 표현 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우리가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동차를 타고 안개 속에서 절벽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절벽이 바로 코앞에 와 있음을 알고 있다. 그저 정확히 어느 지점에 와 있는지를 모를 뿐이다. 분별 있는 사람이라면 지금 당장 브레이크를 밟기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해야 할 것이다." (P183~184)
- 이런 글을 읽으면 마음이 먹먹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무언가를 시작해야만 한다는 점에 이견은 없다.

에코테크의 롭 왓슨의 말처럼 "우리가 인류인 이유, 즉 상상력을 사용하라. 우리는 우리 생전에 직면할 수도 있는 비선형적이고 통제 불가능한 기후 현상들을 이해해야 한다. 안전벨트도 에어백도 없이 벽에 부딪친다면 결국 우리는 지구에 해로운 생물학적 실험에 불과한 채로 멸망할 것이기 때문이다." (P201)
- 어떤 경우에서도 사람이기 때문에 풀어갈 수 있는 단초는 바로 창의성/상상력이라는 점에 적극 동의한다.

그렇다면 생물다양성을 보존한다는 것은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나는 바이롤로지레퍼런스닷컴 사전의 생물다양성의 정의가 마음에 든다.
지구상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체 ;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육지와 해양 생명체, 그리고 식물, 동물, 곰팡이, 그 속에 있는 미생물들이 살고 있는 생태계의 행동 양식과 상호 작용, 생태적 과정의 전반을 포함한다. 생물다양성은 또한 지구에 있는 무생물 요소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대기와 바다, 민물 시스템, 지질학적 구조, 토양 등이 하나의 거대한 상호 의존적 시스템인 지구 생명권을 형성하고 있다. (P210)

다수의 개발도상국이 유선전화나 전신주가 사용되던 시기를 거치지 않고 전화 통신이 전무하던 단계에서 곧바로 휴대전화 시대로 넘어갔다. 우리는 전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16억 명의 인구가 중앙 집중식으로 생산되는 화석연료에 의한 전력 생산 시대를 거치지 않고 태양이나 바람 같은 천연자원을 활용하는 청정에너지가 공급되는 시대로 곧장 넘어가길 간절히 바라야만 한다. (P238)
- 이런 류의 해결책은 사실 매우 다양한 곳에서 적용해야만 하는 것 같다. 히스토리를 다 아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걸 알기 위해서 현재에 대한 적응 늦어져서야...

EDS의 미래학자 제프 웨커는 혁신가란 누구나 알고 있는 99%를 알고 있으며 누구도 알지 못하는 1%를 창조해내는 사람이란 말을 즐겨한다. 모두가 알고 있는 99%를 모른다면 혹은 99%에 접근할 수 없다면 새로운 1%를 창조할 수 있는 기초도 없다는 말이 된다. 그리고 이 말은 이미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99%의 일부를 재창조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가 된다. 만약 우리가 16억 명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전기를 공급해줌으로써 평평하지 않은 세계를 평평하게 만들 수 있다면 그들 각각의 두뇌를 99%의 기존 지식에 연결할 수 있을 것이고,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아무도 알지 못하는 1%를 창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게 될 것이다. "그때가 오면 세계 모든 곳에서 혁신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라고 웨커는 말한다. (P242)
- 참 흥미롭다. 근데 맞는 말 같다.

인류에게 남아 있는 단 한 가지 무한한 천연자원은 인간의 창의력밖에 없다. (P243)
- 정답이지만, 참 우울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맞는 말이니..

어쩔 수 없는 결핍과 한계상황에 놓인 세계(우리가 만일 이전과 똑같이 해나간다면 우리 아이들이 물려받을 세계는 바로 이와 같을 것이다.)를 인전하고 체념하기 전에 할 수 있는 모든 것은 다해 보아야 한다. 듀크에너지의 사장겸 최고경영자인 짐 로저스의 주장처럼 '가능성의 세계를 확대하기 위해' 모든 형태의 혁신이란 혁신은 모조리 추진해보아야 한다. (P278)
- 얼마나 급박한 상황이길래 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해볼 수 있는 것은 다 해봐야 한다는 점..

그리하여 우리에게는 동시에 세 요소를 극대화하기 위해 항상 애를 쓰는 청정에너지 시스템이 필요하다. 세 요소란 가장 깨끗하고 가장 저렴한 전기를 혁신적으로 도입하고 생산하기, 그런 전기 및 기타 자연 자원을 가장 효율적이고 생산적으로 이용하기, 자연계를 보호하고 유지하면 물질적.정신적.심미적 가치에 대하여 사람들을 교육하는 일에 끊임없이 관심 기울이기를 말한다. (P283)
- 여러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것이고, 한 놈도 놓쳐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힘들지만 이런 일들은 주변에 생각보다 많다.

사람들은 종종 나한테 묻는다. "가장 선호하는 신재생에너지는 무엇입니까? 당신은 태양광발전을 지지하나요? 풍력? 지열? 태양열?" 오늘 내 대답은 아주 간단하다. "내가 가장 선호하는 신재생에너지는 에너지 혁신을 위한 생태 시스템입니다. 나는 에너지 혁신을 위한 생태 시스템 지지자입니다." 그것이야말로 다른 무엇보다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다. 모든 유망한 청정전기의 원천과 우리가 이미 학습곡선 아래로 끌어내린 에너지 효율을 더욱 빨리 가져다주고, 청정전기를 발생시키기 위한 모든 새로운 아이디어를 더욱 신속하게 실험실 문 밖으로 끌어내줄 정책.조세 유인책 및 억제책과 규제로 이루어진 지적 설계 시스템, 그것이 바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다. 혁신을 위한 그런 종류의 생태 시스템만이 풍부하고 청정하며, 안정적이고 저렴한 전기로 돌아가는 에너지인터넷-스마트그리드를 유도할 수 있다. 시스템을 만들려면 시스템이 필요하다. (P354)
- 참 좋은 말이고, 접근방식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어떤 특정한 답안이 아닌 경우가 많다. 어떻게 접근하고, 어떻게 총체적으로 바라보느냐의 문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로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우연하게도 세상을 연결하여(평평하게 만들어) 실질적으로 누구나 인터넷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한 광 케이블에 수백억 달러 규모의 과잉 투자를 초래한 것은 바로 과도한 닷컴 버블이었다. 그런 인프라비용은 주로 미국과 유럽 투자자들이 댔다. 그들 대부분이 결국 닷컴 불황 당시에 알거지가 되고 말았지만, 그들이 남긴 통신망 세상으로 인도, 중국, 브라질 국민, 그 밖의 개발도상국 국민들은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더욱 저렴하고 손쉽게 경쟁하고, 서로 연락하고, 협력할 수 있게 되었다. 1990년대 수많은 혁신에 자금을 제공해주었던 닷컴 버블은 10년 만에 IT혁명이 된 인터넷 전자상거래 생태계를 낳았다. (P371)
- 멋지다. 버블을 버블로만 바라보아서는 분명 안된다는 교훈을 냉큼 하나 건졌다. 모름지기 투자된 만큼 얻게 마련이다. 다만, 어디서 무엇을 얻었는지를 면밀히 바라볼 일이다.

에너지인터넷에 대해 논의하면서 언급했듯이 전력회사들은 얼마나 많은 전력을 판매하였는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발전소를 건설했는지에 따라 보수를 받는다. 사용하지 않는 전원을 끄고 에너지효율성이 높은 전자제품을 설치하는 고객이 점점 더 많아질수록 전력회사들은 매출 손실이 발생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자본 투자의 길이 막혀 타격을 입게되는 것이다. 따라서 전력회사들은 근본적으로 에너지를 마구 소비하는 고객과 이해관계에 있는 것이다. (P408)
- 사실 전기에 대해서 이 책을 통해 많은 것을 알게되었다. 우리가 쓰고 있는 전기가 매우 과학적이고 고급스러운 서비스나 상품이 아니라는 것.. 정말 어이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관점에서 스마트 그리드나, 에너지 인터넷, 에너지 효율성에 대한 문제제기는 참 탁월하다.

"빨리 가고 싶으면 혼자 가라. 멀리 가고 싶으면 함께 가라." (P420)

우리 주변에서 세 가지의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다면 청정에너지 시스템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자부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는 전력회사들을 위한 다양하고도 새로운 보상 시스템과 생산과 에너지효율성 양쪽에서 충분한 경쟁 관계가 형성되어 전력회사나 거대 에너지기업들이 변화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인식을 갖게 되는 환경이다. (중략)
둘째, 소비자들이 월말에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아들었을 때, 킬로와트당 요금은 올라가고, 지불해야 하는 전체 요금은 낮아졌다면 우리는 지금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이다. (중략)
우리가 제대로 해나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최종적이고 가장 중요한 신호는 '친환경'이라는 용어가 다행스럽게도 사라지는 것이다. (P420~424)
- 빨리 그런 날이 도래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