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01. 종이책

[서평] 나의 이력서 - 피터 드러커

본 게시물은 도서를 읽고, 개인적인 소감과 비평을 기록하고자 하는 비영리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해당 글이 저자 또는 관련자의 저작권을 침해하고자 하는 의사는 없으며, 만일 그런 부분이 존재한다면 자체적으로 수정, 블라인드, 삭제 처리하겠으니 상세히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
제목 - 나의 이력서
저자 - 피터 드러커

출판 - 청림출판
분량 - 214P
ISBN- 8935206407

---

피터 드러커. 이름만 들어도 참 유명한 분이다. 직장인들의 책상 위에 최소한 1-2권이라도 이 사람의 책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 96세까지 문필가로서 펜을 놓지 않았다고 하는, 경영학의 아버지라고 불리우는 사람. 아래 언급된 밑줄 긋는 여자라는 책에서 간략한 언급을 보았고, 그로 인해 책을 구매하게 되었다.

이 책은 일본경제신문(니혼게이자이신문)에 연재되었던 글과 인터뷰를 묶어서 하나의 책으로 엮어낸 것이라 한다. 2005년 11월에 타계한 피터 드러커 박사의 공식적으로는 마지막 저서라고 한다. 이력서라는 표현이 조금 딱딱해보이기는 하지만, 일종의 자서전 성격으로 이해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즉, 피터 드러커 박사의 일생을 쭈욱 훑어 내려가면서 주요한 마일스톤, 계기, 저서, 기회, 약력 등을 되짚어보는, 결국은 자서전에 다름 아니다.

유명한 책으로만 접하던 어떤 유명인의 이론이나 주장이 아닌, 그 사람 자체에 대한 글을 읽어보는 것은 어쩌면, 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한 활동으로 해석할 수 있다. 몇년 전 부터인가 웬지 자서전이나 위인전과 같은 책에 관심도 많이 가고, 읽어보려고 몇권 구매해놓기도 했다. 아마도 어떤 이의 글을 이해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가 그 사람을 이해하는 것 그리고 그 사람이 처한 시대와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이 아닐까 싶기 때문이기도 하다. 눈 앞에도 백범 김구, 마크 트웨인, 파블로 네루다의 자선을 쌓아놓고 있는 실정이다. 얼렁 읽어야 할텐데..

여튼, 이 책을 통해 피터 드러커 박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욱 더 역사적인 시대와 경험을 겪은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심지어는 우리가 잘 아는 유명한 사람들과 동시대에 살았고, 또 접촉을 했었다는 것이 이채롭다. 예를 들어, 슘페터나 프로이트, 처칠 같은 이름이 언급되는데.. 상상이 잘 안가기는 한다. 다만, 그런 역사적 시대와 상황을 관통하면서 한 사람의 학자 또는 문필가가 어떻게 꾸준히 자신의 일을 유지하면서 또 성장하고, 또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는지를 배울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책 내용 자체는 특별한 이론을 주제로 하지는 않기 때문에 사실 그리 부담은 없다.

경영학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사람의 일생을 되돌아보면서, 현재 우리는 또는 나는 과연 어떤 경험을 하고 있으며, 이 경험은 내 인생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그리고 꾸준히 그런 성장을 도모하고 있는지 약간은 반성스러운 생각을 하게 된다. 내 스스로 잘나거나 뛰어나거나 하지 않은 만큼, 주어진 여건과 환경에서 꾸준히 나를 단련시키고는 있는지 고민해 볼 일이다.

한편 드러커 박사는 "유능한 교사는 많이 알고 있지만 위대한 교사는 아주 적다."고 지적했다. "위대한 교사와 유능한 교사는 하늘과 땅 만큼이나 차이가 난다."고 전제한 뒤에 "나는 위대한 교사가 아니라 유능한 교사이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위대한 교사란 미소를 짓는 것만으로 학생들을 매료시켜버리는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교사를 의미하는 것이다. (p43)
- 저자의 겸손함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전 세계 주요 기업의 활동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 이를 과연 유능하다고 해야 할까 ? 아니면 위대하다고 해야 할까 ? 위대한 교사 만이 저런 겸손을 부릴 수 있음이다.

당시의 IBM은 대공황의 와중에서도 직원들을 해고하지 않고 사원 훈련에 주력하는 이색적인 존재였다. 그런데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도산하지 않을 수 있었다. 창업자인 토마스 왓슨 Thomas Watson은 후일 내가 지적한 '노동력은 비용이 아니라 자원이다' 라는 명제를 이미 실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이 선전 슬로건으로 내건 '생각한다 Think.'도 혁신적인 것이었다. (p109)

드러커 박사는 "대공황의 한복판에 있던 1930년대, IBM은 단순한 펀치카드 기계를 만들고 있을 뿐이었으며 독자적인 상품이나 기술이라 부를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데도 도산을 면했다. 이는 직원의 재훈련에 주력하는 등 고용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라고 밝히고 있다. (p113)

- 새삼스럽지만, 매우 충격적인 사실이다. 노동력을 비용이 아닌 자원으로 이해하는 것, 노동력 자체도 상품화된 자본주의 사회에서 과연 어떤 기업들이 저런 생각을 하고, 집행할 수 있을까 ? 과연 지금의 IBM 은 저러고 있는 것일까 ? 혹시 나는 후배직원들을 비용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

서양인과 일본인을 섞어서 파티를 열었다고 하자.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질문하면 서양사람은 '회계사'라고 대답하고, 일본인은 '도요타자동차'라고 대답한다. 자기 직업이 아니라 자기가 속한 조직을 이야기하는 것은 조직의 구성원이 가족의식을 지니고 있다는 증거이다. 여기에 일본 최대의 강함이 있다. (p178)
- 우리나라는 일본과는 또 다른 상황이겠으나, 우리 후배들이 팀원들이 ****** 를 다닌다고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는 그런 기업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그렇게 성장시킬 수 있다면...?? 이란 생각을 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