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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나는 시간에 잠시 교보문구에 들러서 이런 저런 책을 뒤적거리다가 고른 책이었다. 물론, 구매는 인터넷 서점을 활용했지만 서도... 가끔은 오프라인 서점을 다녀보는 것도 좋다. 온라인 서점이나, 각종 인터넷 서평에 의지하다 보면, 괜찮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기도 하고, 실물을 눈앞에 놓고 보았을때 감흥이 남다른 책들도 있기에 정기적으로 오프라인 서점을 즐기는 것을 강추한다.
회사생활을 하는 이들, 소위 갑근세를 내는 종사자들, 대기업 또는 중소기업, 벤처기업에 소속된 사람들에게는 '경영' 이라는 키워드가 그리 낯설지 않을 것이다. 현대와 같이 각박하고 치열한 기업 시장에서는 특히나, 혁신, 창조, 개혁, 개선, 프로세스 등과 같은 용어들이 난무한다. 그만큼 생존과 성장을 위한 노력과 의지가 동반되어야만 살아갈 수 있는 현실이 나름 아쉽기도 하지만, 현실은 현실 그대로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언제서부터인가 창의성/창조성/아이디어와 같은 주제들은 화두가 되어왔다. SKT의 비비디바비디부나.. 띵띵띠딩띵~~, KTF의 Show나 쿡과 같은 아이디어는 과연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 들리는 얘기로는 그 회사의 신입사원급에서 나온 아이디어라고도 한다. (역시 나이가 들면 무언가 굳어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일까 ??)
이 책은 그런 창의성에 대한 이야기이다. 과연 사람들의 창의성은 언제 어떻게 어디서로부터 발생하는 것일까 ? 라는 주제에 따라서, 각종 사례 - 아르키메데스, 에디슨,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의 발견 등 - 들을 통해, 우리가 흔히 상상하거나 생각하는 것처럼 하늘에서 특정인에게 무언가 꽝하고 던져주는 것이 아님을 이야기 한다. 즉, 아이디어/창의성은 근원은 기존의 지식과 고민과 접근의 종합임을 논증하고 있다. 아르키메데스가 금관의 체적을 알아낼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그만큼 그 분야와 관련된 지식을 섭렵하고 있었으며, 그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었고, 충분히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서 발견되고 생산된 것이라는 점이다.
특히, 저자는 창의성 자체를 독창적인 예술적 창의성과, 비즈니스적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비즈니스 창의성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책을 통해서는 비즈니스 창의성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저자는 다시 창의성/창의력을 키우기 주요 요인과 절차를 기술하고 있다. 책에서는 비즈니스 창의성을 깨우는 5가지 열쇠로 - 호기심, 제약, 연관성, 관습과 코드를 들고 있다. 각각의 요소들을 설득력있게 설명하고 있으므로 한번쯤 읽어볼 만하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무리하게 잠을 줄여가면서 아이디어 생산을 위해 고민하는 것, 브레인스토밍과 같은 절차를 통해, 대량으로 아이디어를 추출하고, 이를 변별해가는 것이 큰 의미가 없는 것이라는 점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최종적으로 저자가 주장하는 것은.. 어떤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현재 당면한 어떤 문제를 해결해가려는 노력과 과정 중에 좋은 아이디어가 생겨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즉, 무언가를 극적으로 혁신하려는 노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현재 당면한 또는 예산되는 갖가지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문제해결 능력의 배양이 결국 아이디어의 창출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불안감과 창의성은 한 배를 타고 가는 낯선 동행인과도 같다. 지능과 창의성 연구 분야의 최고 권위자인 로버트 스턴버그는 "창의적인 사람은 최선의 해결 방법, 혹은 그와 비슷한 해결 방법을 찾을 때까지 그 과정에서 수반되는 불안감을 기꺼이 참아내는 사람이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상자를 벗어난 생각을 하는 대신 가장 가까운 상자 속으로 기어들어가는 쪽을 택한다. (p28)
사람들은 흔히 독창적인 것을 만들어 내는 예술적 창의성과 문제를 해결하는 고안적 창의성의 차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그 차이 또한 오해하고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오해는 꽤 심각한 결과를 낳는다. (중략) 시장에서 실패하는 아이디어는 대체로 독창적인 경우가 많다. 예술로서는 성공적일지 모르나 대부분은 당면한 문제와 아무 상관이 없으므로, 비즈니스적인 아이디어로서는 실패하고 만다. (p32)
진정한 혁신가가 되고 싶다면 독창적인 사람이 되고자 애쓰기보다는 문제를 잘 해결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p34)
고안적 창의성은 세 단계에 거쳐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겨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첫째, 새로운 아이디어는 구체화된 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둘째, 주어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는 독창적인 것이어야 한다. 여기서 기억해야 할 것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라고 해서 꼭 그동안 존재하지 않던 완전히 새로운 것일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다.
셋째, 고안적 창의성을 가진 아이디어는 그 대상이 되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것이어야 한다. (p38~p39)
월러스는 창의성이란 진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것으로, 인간으로 하여금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도록 만드는것이라고 주장했다. (p51)
창의성에 관한 3요소 모델은 유창성fluency(도출한 아이디어의 양), 융통성flexibility(여러가지 다양한 방법으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 독창성originality(전체 인구의 5퍼센트 미만이 생각해낼 수 있는, 통계학적으로 진기한 아이디어를 도출해낼 수 있는 능력)을 기본으로 한다.
그러나 길포드는 '타당성relevance'이라는 한 가지 중요한 요소를 누락시켰다. 타당성은 예술적 창의성과 고안적 창의성을 구분 짓는 핵심 요소가 된다. 고안적 창의성을 가진 사람은 유창성과 융통성, 그리고 독창성을 더불어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절한 방밥을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을 겸비해야 한다. 문제 해결 방법을 찾아내지 못하는 창의성을 가진 자라면 예술가는 될 수 있을지언정 아이디어의 창시자는 될 수 없다. (p52)
"헤밍웨이는 마지막 문장을 미완성인 채로 남겨두라고 했죠. 예를 들자면 '문을 여는 순간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처럼 말입니다. 눈에 보인 게 뭘까요 ? 여기서 그냥 펜을 내려놓고는 잠자리에 드는 겁니다. 문장을 끝내면 안 돼요. 그래야 다음날 곧바로 이어서 글을 쓸 수 있거든요. 그런데 여기서 꿈이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되죠. 머릿속에는 벌써 다음날 이어나갈 내용이 정리되어 있지만 꿈이 찾아와서 제멋대로 모든 걸 바꿔놓는 겁니다." (p80)
특정 아이디어를 단 한 사람이 소유하는 경우는 없다. 그 누구도 호기심을 독점할 수는 없는 법이다. (중략)
미래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놓는 사람이 아니라 그 아이디어를 실용화하는 사람에게 달려있다. (p142)
여기에 바로 혁신의 패러독스가 존재한다. 위대한 아이디어가 존재한다. 위대한 아이디어가 떠오르기 전까지 우리는 그 필요성을 좀처럼 느끼지 못하지만 일단 현실화된 아이디어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 되어버린다. (p149)
사람들이 도저히 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에 귀를 기울여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모르지만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다. 우리 모두는 노상 장애물의 위치를 익히 알고 있으며 우회로는 삶의 방향을 이끌어주는 길잡이가 된다. (p151)
모든 위대한 아이디어는 일단 구체화된 뒤에는 우리의 삶 속에 자연스럽게 파고든다. (p152)
풍족함은 창의성을 발휘하고자 하는 의지에 걸림돌이 된다. 그러나 부족함을 느끼는 상황에서는 주어진 것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게 되고, 돌에서 물을 찾게 된다. 결국 제약은 '고안적 창의성'을 꽃피울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준다. (p163)
아르키메데스처럼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문제 해결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는데, 여기에는 주어진 문제에 대한 경험, 주어진 상황과 이와 유사한 상황에 대한 지식, 그리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벗어나는 정보 이용 가능성(필요한 정보는 늘 가까이에 있다)등이 포함된다. 우리가 실패하는 대부분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을 도출하는 데 필요한 별개의 정보들을 통합하는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p190)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갑작스런 창의적 행동은 더 논리적인 구조를 갖추고 있는데, 이것은 잘 정의된 문제들과 한 분야에서의 깊이 있는 지식, 그리고 다른 분야로부터 우연히 혹은 의도적으로 얻은 정보 등이 만나는 십자선 상에 나타난다. (p192)
혁신을 굳이 정의를 내리자면 '경계를 초월해 사고하는 일'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아이디어는 한 분야 내에서 일하는 '일반형' 전문가에 의해서가 아니라 여러 분야에 걸쳐 일하는 만능인이나 한 분야로부터 다른 분야에 아이디어를 소개하는 브릿지형' 전문가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p198)
단지 클릭만 하면 정보가 얻어지는 시대에 살고 있을지라도 창의성을 성장시키고 싶다면 당신의 기억력과 집중력, 그리고 인지 기술을 끊임없이 훈련시켜라. 그리고 생각하기를 포기하지 말라. (p212)
젊은이들은 경험이 없기 때문에 미래를 창조해왔다고 말할 수 있다. 경험은 관습을 낳고, 관습은 성공을 가져온다고는 하지만 동시에 뒤이어 생겨날 위대한 아이디어를 가로막기도 한다. (중략) 게다가 나이가 들수록, 주어진 주제 내에서 더 많은 경험을 얻을수록 관습은 더욱 깨기 힘든 것이 된다. 그러나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우리의 믿음을 되돌리고 관습에 맞설 수는 있다. (p221)
역사가 쉼 없이 우리에게 가르치고 있는 것처럼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창조하는 데 가장 큰 경쟁자는 '안락한 과거'이다. 과거는 성패 여부에 관계없이 무어이 효과가 있고 없는지, 무엇이 가치가 있고 없는지, 무엇이 숭배되고 무엇이 도전받는지에 대한 관습이나 믿음을 낳기 때문이다. 과거가 문화적 교육에 의해 형성된 것인지 혹은 이전의 성공에 의해 형성된 것인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언제, 왜, 어떻게 관습이 창의적 통찰력을 돕거나 막을 수 있는지를 깨달아야만 미래 창조를 위한 가장 큰 관문을 통과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p246)
지금 당장 자신만의 코드를 마련하고 싶다면 유레카의 순간을 가져오는 요소들이 제대로 작용할 수 있도록 당신의 경험을 돌이켜보면서 다음 질문에 대답하도록 하라.
1. 아직 답을 찾지 못한 질문 중에서 무엇이 가장 당신의 관심을 끄는가? 바꾸어 말하자면 어떤 문제를 가장 먼저 해결하고 싶은가 ?
2. 어쩐 제약이 존재하는가 ? 즉, 무엇이 문제 해결을 방해하는가 ? 어떻게 하면 새로운 시각으로 이러한 제약을 바라볼 수 있을까 ?
3. 당면한 문제와 제약을 찾았다면 이 두 가지를 둘러싼 관습에서 어떻게 벗어날 것인지 연구하라.
4. 현재 당면한 문제와 과거에 해결했던 문제 (당신이 몸담고 있는 산업 분야 혹은 전문 분야와 관계없는 문제였을 수도 있다.) 사이에 어떤 유사점이 존재하는가 ? 주어진 문제, 표면상으로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듯 보이는 정보, 그리고 가능한 해결 방법 사이에 관습을 벗어난 어떤 연관성을 찾을 수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