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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끼는 후배(http://blog.naver.com/bluejames77)가 전년도에 선물로 준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서야 책을 잡았다는 점에 조금 미안스럽다. 이 책을 받았던 시점이 08년도 말경이니, 경제 위기에 대한 걱정과 고민이 가장 심했던(?) 시기에 때 맞추어 나온 책이고, 또 선물받은 책이다. 물론, 그 경제 위기가 과연 현재 시점에서 얼마나 극복되었는가에 대해서는 각각 이해하거나 주장하는 바가 다르니 무어라 논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사실 이 책의 주된 논지는 그 경제 위기와는 약간 거리감이 있다. 하지만 아예 관련없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만, 가장 고민스럽던 시기를 지나 지금은 약간 소강상태인 것으로 판단되는데, 이 시점에 과연 그 위기가 어떤 원인에 근거하는 것이고,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 것인지를 차분히 돌아볼 수 있는 충분한 기회가 되는 것만은 사실인 듯하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거시적인 관점에서 충분히 여러가지 관점이나 시사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매우 인상적이었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어떤 사회적 사실, 현상, 사건 등을 바라볼 때, 과연 그 이면에는 무엇이 있을까라는 의문과, 그 의문에 접근하는 가장 효과적인(?) 접근법으로서 "이 상황을 통해서 과연 어떤 이해 관계자가 이익을 얻는 것인가 ?"를 생각해보고는 한다. 일면 매우 치졸하거나, 너무 비관적이거나 냉정하다는 비판의 소지가 분명 없지는 않으나, 이런 접근법이 충분히 유용한 것임은 부인하기는 어렵다.
이 책에서 저자는 매우 광범위한 분석 과정을 통해, 현재의 글로벌 경제가 어떤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전개되어 왔는가를 매우 치열하게 보여주고 있다. 저자의 주장이 정말 맞는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반론은 없는 것인지에 관해서는 분명 내 역량을 통해서 밝혀낼 수는 없는 바이기에 그냥 넘어가자. 다만, 현대 글로벌 경제는 분명 시카고학파로 대표되는 신자유주의에 다름 아니며, 그 본질은 결국 미국식 경제구조 또는 이해관계의 글로벌한 적용에 있음은 분명한 사실인 듯하다. 그럼 과연 그런 적용 과정은 얼마나 정당하게 집행되어 왔는가라는 점에서는 매우 부정적일 수 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저자는 칠레, 브라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폴란드, 러시아, 아시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쓰나미, 카트리나 등의 사례들을 통해, 미국으로 또는 다국적기업으로 대표되는 이해관계자들의 목적이 시카고 학파, 신자유주의라는 학문적 틀을 이용하여 폭압적으로 - 쇼크라는 표현을 어찌 해석해야 할지..?? - 적용해 왔으며, 그 구체적인 실행 항목으로서, 규제철폐, 민영화, 예산감축 등으로 대표되는 소위 구조조정이란 패키지가 활용되어 왔음을 밝히고 있다. 심지어 저자는 이와 같이 특정 국가/사회에 강한 위기 또는 위기감을 조성하고, 대중이 이 위기를 매우 심각하게 이해/인식하도록 함으로써, 신자유주의의 주된 정책을 주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 이를 쇼크 또는 재난이라고 칭한다. - 대중의 생활 및 처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니 아예 무시하고..) 강력한 경제정책들을 전개한다. 허나, 이 경제정책은 대상 국가 또는 사회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소위 순수 자본주의 - 순수라는 표현이 어색하지만, 자본주의의 본질에 가장 적합한 - 패턴을 주입한다. 이를 통해 결과적으로 대중들이 그 피해와 손실을 끌어안게 되어버리는 것이었고, 서구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의 다국적기업들의 배를 불리는 것에 다름아님을 주장하고 있다.
심지어는 위기를 만들고, 위기에 기대어 정책을 펼치고, 그 위기를 이용한 산업체의 등장을 설명하고 있으며, 이를 저자는 아예 재난복합체라고 설명하고 있다. 911 테러 이후, 미국 부시정권이 수행한 주요 정책들,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와의 전쟁/점령 등은 결국 순수한 테러와의 전쟁이라기 보다는 결과적으로 재난복합체의 이해관계의 반영이었음을 주장하고 있으며, 이런 재난복한체.. 국토안보 산업 등이 소리없이 엄청난 규모로 성장했음을 설명하고 있다.
좀더 간략히 요약하자면, 공산주의의 몰락 이후, 경쟁상대가 사라진 자본주의는, 보다 순수한(?) 형태로 강화되고 있으며, 이는 밀턴 프리드먼의 시카고학파로 대표된다. 즉, 자본주의가 갖고 있는 가장 중요한 속성인 무제한의 이윤추구, 무제한의 시장경쟁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하였으며, 사회복지나 국가의 계획경제, 시장개입 등의 역할이 축소되는 결과를 낳았다. 시카고학파의 극단적 이론은, 남미나 동유럽의 정권/국가에 실험적으로 적용되어왔으며, 실상과는 달리 성공적인 결과를 초래한 것처럼 포장되어 왔다. 현재에 이르러서는 오히려 의도적으로 위기를 조장하고, 그 위기를 처리하는 과정을 통해, 재난복합체 기업들의 이해관계를 반영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정부의 주된 핵심 영역의 기능들까지도 민영화하는 작업을 통해, 재난복합체, 네오콘, 다국적기업과 정치인들의 배를 불리고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책 중반을 넘어가면, 상당 부분 한국의 IMF 위기 사례들도 나타나고 있다. 저자가 언급한 한국사례 설명 내용을 통해서, 다른 항목들의 사실성 여부를 간접적으로나마 확인할 수 있었다고나 할까 ?)
사실, 이 책에서 설명하는 내용을 읽다보면, 참 무섭고 허탈하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나와 우리, 그리고 기업 자체를 바라보는 미시적 관점에서, 보다 큰 눈으로 거시적인 정치경제를 이해할 수 있도록해야 하겠다는 반성도 든다. 이 책의 내용이 얼마나 들어맞는 것인지 여부를 떠나서, 거시적인 관점에서 역사/경제/문화/정치를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내 일을 둘러싼 좁은 영역만을 전전한 것은 아닌지, 그럼으로 인해 아주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거는 쫀쫀한 사람이 되어버린 것은 아닌지.. - 물론 사소한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는 아님.. 다만, 거시든 미시든 적절한 균형감을 가져야 되는 것은 아니겠느냐는 개인적인 느낌일 뿐이다....
저자는 마지막 부분에서, 다시 남미의 현재 상황을 통해, 쇼크 독트린으로 표현한 위기가 대중들에 의해, 서서히 극복되어가고 있는 희망을 엿본다. 다만, 전체 책 분량에 비해 - 쇼크를 이야기한 분량에 비해 - 희망과 대안을 이야기하는 부분은 너무 적어서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아마도 현실 그 자체가 그런 것은 아닌가 싶다.
저자의 글들을 통해, 한국사회를 바라봐도 그리 틀리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IMF, 환란, 경제위기 등의 이야기들을 통해, 모든 정책의 목표에 "경제를 살리자"로 도배되어 있고, 모든 집행이 용서되는 현 한국사회의 위기 역시 쇼크에 다름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과연 경제가 죽었는지, 어떻게 죽었는지, 아니면 어떻게 죽어가는지.. 경제가 산다는 것에 대한 기준은 무엇인지..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이 위기 역시 그 누군가에 의해 의도된 것은 아닌지..
책을 읽고,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문장이나 문단들을 요약하다가, 아래와 같이 내 견해와는 다른 오히려 책 내용의 본질을 가늠하는 내용들을 함께 요약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런가 조금 낯설다. 괜히 내가 저 주장을 하는 것 같고... 무언가 좀 다르게 포장해야 겠다. 극과 극은 통한다라고 했던가 ? 브레이크 없이 달리는 무언가가 가져올 수 있는 위험과 폐해를 극명하게 알게 된 것 같다.
p15
프리드먼은 영향력 있는 논문을 통해 현 시대 자본주의의 묘책을 구체화했다. 내가 보기에 그것은 쇼크 독트린이었다. 그는 "실제이든 아니면 인식이든 간에, 오직 위기만이 진짜 변화를 만들어낸다. 위기가 발생하면 이제껏 밀려났던 사상에 근거한 조치가 취해진다. 또한 과거엔 정치적으로 불가능했던 일들이 오히려 불가피해진다. 또한 과거엔 정치적으로 불가능했던 일들이 오히려 불가피해진다. 우리는 그때가 올 때까지 기존 정책에 대한 대안을 발전시키고 지속시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일부 사람들은 위기에 대비해 통조림식품과 생수를 비축해둔다. 마찬가지로 프리드먼주의자들은 자유시장 아이디어를 비축해두었다. 일단 위기가 닥치자, 이 시카고 대학 교수는 위기에 지친 사회가 '현상 유지라는 전제주의'로 후퇴하기 전에 돌이킬 수 없는 조치를 취하기 위해 재빠르게 행동했다. 그 사이에 단호하게 행동할 기회를 잡지 못하면, 기회는 두번 다시 오지 않는다." 공격은 '즉각 한 번에' 가해야 한다는 마키아벨리의 충고를 응용한 것이다. 이는 가장 오래 남아 있는 프리드먼의 전략적 유산이기도 하다.
p24
911 테러 사건 이후 상황은 이렇게 달라졌다. 과거에 전쟁과 재난은 몇몇 경제 분야에만 기회를 제공했다. 예를 들면 전투용 제트기 제조업자나 폭격으로 부서진 다리를 재건축하는 건축회사들이었다. 그리고 전쟁의 경제적 역할은 폐쇄적 시장을 개발시키는 수단이며, 평화로운 전후 경제호황을 만들어내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전쟁과 재난 대처가 완전히 민영화되는 바람에 오늘날은 그 자체가 새로운 시장이다. 굳이 전후 경제호황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 요컨데 수단이 목적이 된 것이다.
p69
한편 프리드먼과 카메론이 생각한 임무는 모두 '자연스러운' 상태로 되돌아가려는 꿈을 기반으로 한다. 즉 인간의 개입으로 사회패턴이 왜곡되기 이전인 모든 것이 조화로운 상태를 원한다. 카메론이 인간의 기억을 태초의 상태로 되돌리는 꿈을 가졌다면, 프리드먼은 사회의 기존 패턴을 해체하려고 했다. 프리드먼은 정부 규제, 무역 장벽, 이익집단 등의 방해 요소들을 제거함으로써 순수한 자본주의로 돌아가려 했다. 또한 카메론과 마찬가지로 극심한 경제 왜곡 현상이 나타날 때 이를 완전무결한 상태로 되돌릴 방법은 고통스런 충격을 가하는 길뿐이라고 믿었다. 카메론이 충격을 주기 위해 전기를 이용한 반면 프리드먼이 선택한 도구는 정책이었다.
p78
프리드먼은 정부를 올바른 노선으로 돌려놓기 위해, 유명한 첫번째 저서 [자본주의와 자유]에서 글로벌 자유시장 규정집을 제시했다. 또한 미국에서 신보수주의 운동을 대표할 경제적 의제들을 내놓았다.
첫째, 정부는 이윤 추구를 방해하는 규정과 규칙들을 모두 폐지해야 한다. 둘째, 정부자산은 기업들에게 매각해 이윤을 내게 해야 한다. 셋째, 사회 프로그램의 지원을 대폭 줄여야 한다. 프리드먼은 규정 폐지, 민영화, 사회지원 삭감이라는 세 가지 공식 아래에서 구체적인 방안들을 가득 내놓았다.
p185
1982년, 밀턴 프리드먼은 강력한 문구로 쇼크 독트린을 요약했다. "실제 사실이든 아니면 인식된 것이든 간에, 오직 위기만이 진짜 변화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위기가 발생하면 그동안 방치되었던 사상에 근거를 둔 조치를 취하게 된다. 나는 그것이 인간의 기본적인 기능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적으로 불가능했던 것이 불가피해지는 순간이 올 때까지, 현 정책에 대한 대안을 발전시키고 활발하게 유지하는 것 말이다." 이는 새로운 민주주의 시대를 맞는 자신의 시카고 학파 캠페인에 대한 일종의 주문이었다. 그리고 앨럼 멜처가 철학 면에서 공을 들였다. "사상은 위기 시에 변화의 촉매제로 사용되길 기다리는 대인이다. 프리드먼의 영향력 모델이란 사상을 적법화한 뒤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들어, 기회가 오면 시도해보는 것이다."
p216
1994년, 로드릭은 이렇게 밝혔다. "세계은행은 구조조정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내고 성공적으로 마케팅했다. 미시경제학과 거시경제학적인 개혁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위기로부터 경제를 구하기 위해 겪어야만 하는 과정인 구조조정은 마치 상품처럼 팔렸다. 각국 정부들은 구조조정이라는 패키지 상품을 구입했다. 때문에 외적 균형과 가격 안정을 위한 미시경제정책과 자유시장 같은 개방성을 강조하는 정책을 구별해내기가 힘들다.
알고 보면 원리는 아주 간단했다. 즉 위기에 처한 국가들은 환율 안정을 위한 긴급자금이 절실했다. 그런데 민영화와 자유무역 정책들은 긴급자금과 패키지로 묶여 있었다. 따라서 각국은 패키지 전체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경제학자들은 자유무역이 위기 종식과 아무 관련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정보는 교묘하게 '감추어졌다'. 사실 로드릭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치를 제시했다. 1980년대 급진적 자유무역정책을 채택한 각국들을 조사했고, 그 결과 "1980년대 개도국에서의 중대한 무역 개혁은 하나같이 심각한 경제 위기 속에서 일어났다."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중략)
그러나 워싱턴에 세워진 경제기관들 내부에서도 잘못된 주장과 노골적인 강요로 개도국들을 복종시켰다고 자인한 것이다. 당신네 국가를 구하고 싶소? 그럼 매각하시오. 구조조정 패키지의 두 가지 핵심은 민영화와 자유무역이었다. 로드릭은 심지어 민영화와 자유무역은 안정화 창출과 직접적 관련이 없음을 시인했다. 만약 직접적 관련이 있다고 주장한다면, 로드릭이 보기엔 그것은 '잘못된 경제학'이었다.
p304
이러한 사건은 자유시장 이념에 대한 아주 지겨우면서도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정말 그들은 자유시장이 저개발을 치료할 수 있다는 이념 및 신념의 '진정한 신봉자'들인가? 아니면 겉으로 이타적인 동기를 부르짖는 한편 탐욕에 따라 마음껏 행동하기 위해 그러한 이념이나 신념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건가? 물론 모든 이념에는 부패의 요소가 있을 수 있다. (공산주의 시대에 러시아의 당 기관원들이 개인적 특권을 추구한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그리고 정직한 신자유주의자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카고 학파 경제학은 특히나 부정부패에 취약해 보였다. 어떤 사회를 막론하고 대규모 이윤과 탐욕이 커다란 혜택을 가져온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개인적인 부의 축재는 자본주의라는 부를 생성하고, 경제 성장을 촉진하며, 자본주의의 창조적인 기반에 공헌한 것으로 정당화될 수 있다. 비록 그것이 자신과 동료들을 위한 것일지라도 말이다.
p312
지난 30년 동안 시카고학파의 실험 자체가 대규모의 부정부패였다. 그것은 안보를 강조하는 국가와 대기업과의 조합주의적 결탁이었다. 칠레의 피라니아들, 아르헨티나의 패거리 자본주의, 러시아의 과두재벌, 엔론사의 에너지 사기, 이라크 '자유사기지대'가 그에 해당한다. 쇼크요법의 핵심은 거대한 이윤이 신속하게 창출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바로 당시의 혼란한 상황 덕분에 그렇게 된 것이었다. '러시아는 국제적 펀드 투기꾼들을 위한 금광지대가 되었다.' 1998년 한 러시아 신문의 머리기사이다. [포브스]는 러시아와 중앙 유럽을 '새로운 개척지'라고 표현했다. 식민지 시대의 용어로나 적합한 말이다.
p323
냉전의 절정기에 소련이 건재할 때, 세계인들은 최소한 이론적으론 자신이 원하는 이데올로기를 골랐다. 양극단의 두 사상만이 아니라 중간에도 많은 사상들이 있다. 따라서 자본주의는 손님들을 끌어야 했다. 즉 뭔가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상품이 필요했다. 케인스 이론은 자본주의가 경쟁해야 한다는 의미다... (중략) 냉전 시대 자유세계의 어떤 국가도 이러한 압력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사실 50년된 자본주의의 업적은 노동자 보호, 연금, 의료혜텍, 북미 국가의 빈곤층 지원이다. 삭스는 이를 정상적 자본주의라고 부른다. 강력한 좌파에 맞부딪힌 상황에서, 실용주의적 측면에서 실시한 커다란 양보들이다.
p326
모든 제한에서 해방된 자본주의는 바로 시카고학파 경제학의 본질이다(또는 신자유주의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는 신보수주의로도 불린다.) 이는 새로운 발명품이 아니라 케인스의 부가조건을 삭제한 자본주의다. 독점적 위치에 선 자본주의는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었다. 더 이상 사람들을 고객으로 대할 필요가 없다. 얼마든지 반사회적이며, 반민주적이고, 거칠어질 수 있다. 공산주의의 위협이 있을 때는 케인스 이론을 실행한다는 신사협정이 있었다. 그러나 양극 대결 시스템이 무너지자 과거의 협정들은 취소되었다. 50년 전에 프리드먼이 개시한 가장 순수한 자본주의가 목표가 되었다.
p382
테러와의 전쟁이 목적이라고 말은 했지만, 진짜 목적은 재난 자본주의 복합체를 창설하고자 함이었다. 국토안보, 민영화된 전쟁, 재난 이후 재건이라는 새로운 경제가 국내외에서 민영화된 안보국가를 건설하고 운영하는 것이다. 이러한 전면적인 구상의 경제적 자극은 세계화와 닷컴 거품이 사라진 자리를 대신하기에 충분했다. 즉 인터넷이 닷컴 거품을 만들었다면, 911테러 사건은 재난 자본주의 거품을 만들어냈다. "IT 산업이 문을 닫고 거품이 꺼졌을 때, 돈을 갖고 있는 곳은 어디였을까요 ? 바로 정부입니다." 국토안보회사들에 투자하는 벤처회사인 노박 비들 벤처 파트너스의 로저 노박이 말했다. 이제 그는 이렇게 말한다. "얼마나 큰 판돈이 걸려 있는지 알게 되자, 펀드들마다 어떻게 자기들도 껴줄 순 없냐고 묻습니다."
p412
가장 신랄한 비판가들조차도 네오콘을 미국과 이스라엘의 우위 확보에 목을 맨 열성파로만 본다. 따라서 '안보'를 위해서라면 경제적 이득을 기꺼이 희생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주장은 억지인 데다 역겹기까지 하다. 무한정한 이윤을 추구할 권리는 항상 네오콘 이념의 핵심이었다. 911 테러사건 이전부터 네오콘은 급진적 민영화와 사회복지비 삭감을 열띤 목소리로 요구했다. 철저한 프리드먼주의 성향의 미국기업연구소, 헤리티지 재단, 카토 연구소 등의 싱크탱크에서 그러한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어났다.
네오콘은 테러와의 전쟁을 치르는 과정에서도 조합주의의 경제적 목표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더욱 효과적으로 목표를 성취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다. 워싱턴의 강경파들은 세계에서 미국을 위해, 또는 중동에서 이스라엘을 위해 제국주의 역할을 수행했다. 그들은 해외에서는 끝없는 전쟁을, 국내에서는 안보국가를 추구하는 군사적 프로젝트를 펼쳤다. 그러한 군사적 프로젝트와 재난 자본주의 복합체의 이익은 절대로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재난 복합체는 바로 조합주의 전제들에 근거해 엄청난 금액이 오가는 산업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p485
이라크 재건은 분명 이라크인들과 미국 납세자들에게는 실패를 의미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다름 아닌 재난 자본주의였다. 911 테러사건으로 가능해진 이라크 전쟁은 새로운 경제의 폭력적 탄생을 상징한다. 럼스펠드의 변혁 프로젝트의 실체이기도 하다. 파괴와 재건의 모든 측면이 민영화되고 아웃소싱되고 있다. 폭탄들이 떨어지고, 멈추고, 다시 개시될 때마다, 경제적 붐이 일었다. 파괴와 재건을 통해 이윤을 계속 얻어내는 구조였다. 모든 걸 다 부순 뒤, 다시 새로 짓는 식이다. 핼리버튼과 칼라일 그룹처럼 영리하게 멀리 내다본 회사들을 볼 때, 파괴와 재건은 한 기업 내의 다른 부서일 뿐이다.
p486
이라크 점령 일 년 반이 지나자 미국 국무부는 재건안정화조정국이라는 부서를 신설했다. 베네수엘라부터 이란까지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파괴 대상국으로 25개국이 선정되었다. 그리고 언제든지 이러한 국가를 재건할 상세한 계획을 제시하는 민간 계약업자들에게 돈을 지불했다. 기업들과 컨설턴트들은 미리 계약을 체결하고자 줄을 서며, 재난이 터지자마자 행동할 채비를 갖춘다. 부시 행정부로서는 자연스러운 혁명이다. 무제한적인 선제 파괴를 일으킬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는 한편, 앞장서서 선제 재건에 나선다. 요컨대 아직 파괴되지도 않은 곳을 재건할 준비를 마친 것이다.
p578
미래에 닥칠지도 모를 쇼크를 막기 위해서는 워싱턴의 재정기관들로부터 독립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남미 정부들이 내놓은 보호책은 바로 미주를 위한 볼리바르 대안(Bolivarian Alternative for the Americas, ALBA)이다. 알래스카로부터 티에라델푸에고에 이르는 FTAA(Free Trade of the Americas)를 구성하려는 미국의 조합주의 꿈에 대한 반발이다. ALBA는 여전히 초기 단계이다. 그러나 브라질의 사회학자 에미르 사데르는 공정한 무역의 완벽한 예라고 표현했다. 글로벌 시장의 가격에 상관없이 최적의 생산지 및 소비지를 결정한다. 가령, 볼리비아는 안정적인 할인가격에 가스를 제공한다. 베네수엘라는 가난한 국가에 오일을 제공하고, 석유개발의 전문지식을 공유한다. 덧붙여 말하자면, 베네수엘라는 석유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리고 쿠바는 수천 명의 의사들을 보내 남미 대륙에 무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중략) ALBA의 가장 큰 장점은 바터 시스템(수출입 물품의 대금을 돈으로 지급하지 않고, 그에 상응하는 수입 또는 수출로 상계하는 국제무역 거래방식)이라는 것이다. 즉 뉴욕, 시카고, 런던의 거래상들이 가격을 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국가가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치를 정한다. 덕분에 갑작스런 가격 변동에 대한 취약성을 줄일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남미는 출렁거리는 금융의 바다에 둘러싸여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글로벌 시대에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비교적 안정적이며 예측 가능한 경제지대를 만들고 있다.
p594
물론 자유시장 자체를 부정하는 건 아니다. 다만 추악한 모습을 드러내지 않도록 억제하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본주의를 제한 없이 놔둘 경우 그것이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는지 보여주며 국가의 적극적 규제와 개입을 ㅇ구하고 있다.
ㅔ485
밀턴 프리드먼 (Milton Friedman 1912년 7월 31일 - 2006년 11월 16일)은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대중적인 지식인이다. 그는 자유주의 시장경제 옹호자로 거시경제학을 위시하여 미시경제학, 경제사,경제통계학에 큰 기여를 하였다. 1976년에 소비분석, 통화의 이론과 역사 그리고 안정화 정책의 복잡성에 관한 논증 등의 업적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였다.
프리드먼은 케인즈와 더불어 20세기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경제학자로 여겨진다. 《자본주의와 자유》(1962)에서, 그는 정치적·사회적 자유의 창조의 수단으로 자유시장 내 정부가 맡는 역할이 축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텔레비전 시리즈인 '선택의 자유'(Free to Choose, 1980년대 PBS 방송국에서 방영)에서 프리드먼은 자유시장이 어떻게 작동되는지를 설명하고 여타의 체제에서 풀지 못한 정치적·사회적 문제의 해결할 수 있는 자유시장의 작동원리를 강조하였다. 나중에 이 시리즈의 내용은 그의 아내 로즈 프리드먼와 공동저자로 책으로도 출판되었다. 이 책은 사람들에게 널리 읽혀졌고 뉴스위크에 칼럼으로도 실렸다.
그는 통계학 분야에서 프리드먼 테스트를 고안하기도 하였다. 스스로를 더욱 고전적인 자유주의자로 생각했던 그는 시장의 장점을 강조하고 정부 개입의 단점을 강조하였다. 그의 정치철학은 미국 보수주의자와 자유주의자들의 견해를 가다듬었고 미국의 리처드 닉슨, 로널드 레이건 정부 그리고 1980년대 이후 다른 많은 나라의 경제정책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국제 통화 기금(國際通貨基金, IMF, International Monetary Fund)은 환율과 국제 수지를 감시함으로써 국제 금융 체계를 감독하는 것을 위임받은 국제 기구이다. 회원국의 요청이 있을 때는 기술 및 금융 지원을 직접 제공한다. 본부는 워싱턴 D.C.에 있다.
국제 통화 협력과 환율안정, 환율조정; 경제성장과 낮은 실업률을 조성; 즉각적인 제정보충을 통해 국가들의 지불적응을 쉽게해주기 위해 조성되었다. IMF가 창설된 이후, 설립취지는 바뀌지 않았으나 감독과 재정지원, 기술지원의 처리방식은 발전하는 참가국의 요구에 맞게 시정,발전하게 되었다.
총 185개국으로 구성된 이 조직은, 국제통화협력을 육성하고, 재정상황을 안정시키며, 국제무역을 촉진시키고, 높은취업률과 견실한 경제성장을 진행하며 빈부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쿠바, 안도라, 모나코, 리히텐슈타인, 투바루, 나우루, IMF에 직접적으로 참가한 모든 국제 연합 가입국들은 배제되었다.
1944년 7월 22일, 미국 뉴햄프셔 주의 브레튼우즈에서 국제 연합 금융·재정 회의의 브레튼 우즈 협정에 의해 전후 부흥책의 일환으로서 국제부흥개발은행(IBRD)과 함께 창설되었다. 1944년 12월 27일, 첫 29개 참가국의 동의서와 함께 국제통화기금은 공식적으로 인정되었다. 1947년 3월 1일, IMF 협정이 발효해 실제의 업무를 개시하였고 국제 연합과 협정을 맺어 전문 기관이 되었다. 법정상 목표는 1944년 당시 때와 같다.
국제통화기금은 점점 가입국의 숫자가 늘어남에 따라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이 증대되었다. 국제통화기금의 가입국수는 설립에 관련된 44개국의 4배를 한 것보다 많다. 그 이유는 늘어나는 개발도상국의 독립과 최근의 소비에트공화국의 몰락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이 증대되고 세계경제가 변화함에 따라 국제통화기금은 좀 더 다양한 방식으로 효과적인 목적달성이 필요하게 되었다. 갑작스러운 금값상승과 US달러가치의 하락을 막기 위해 국제통화기금의 행정위원에서는 400톤이 조금 넘는 막대한 금 공급을 점점 시행하는 계획에 동의하였다. 국제통화기금의 관리자 Dominique Strauss-Kahn는 새로운 기금시스템으로 $400백만에 달하는 근 몇년간 산출될 재정적자를 없애기 위한 2008년 4월 7일에 이루어진 결정을 환영하였다. 이 결정은 2011년까지 $100백만의 삭감과 380명 스태프의 해고로 이어질 것이다.
신자유주의(新自由主義, neoliberalism)는 1970년대부터 부각하기 시작한 경제적 자유주의 중 하나이다. 토머스 우드로 윌슨 대통령이 1920년대 제창했던 새로운 자유(The New Freedom) 정책과는 다른 것이다.
신자유주의는 예전의 자유주의와 같이 경제적인 자유를 추구한다. 즉, 자유시장, 규제의 완화, 재산권 등을 중시한다. 신자유주의자들은 정치적 방법들을 통해 타국의 시장을 여는 것을 선호하는데, 주로 경제적 압력, 외교적, 심지어는 무력을 이용하기도 한다. 그들은 시장의 개방을 자유 무역과 국제적 분업(division of labour)으로 지칭한다. 또한 신자유주의자들은 세계무역기구(WTO), 세계은행(특히 IBRD; 국제부흥개발은행), 아시아 개발은행(ADB; Asian Development Bank)를 통한 다자간 압력을 통한 시장 개방 역시 주로 이루어진다.
세계대공황을 계기로 케인즈의 유효수요이론이 경제학의 주류로 자리잡았으나 그 후 세계적인 스태그플레이션에 따라 케인즈 학파의 이론의 타당성에 대하여 반기를 든 시카고 학파(Chicago school of economics)가 생성되었다. 시카고 학파는 통화주의자라고도 불리며 이 이론은 레이거노믹스의 근간이 된다.
신자유주의는 스펜서의 사회진화론(Social Darwinism), 즉 적자생존설로 우수한 자들이 살아남아 인류는 계속 사회적으로 진화 발전한다는 생각을 바탕에 깔고 있다. 그 논리적 귀결로, 적자생존의 결과로서의 불평등도 정당화하는 경향이 있으며 논리적으로 제국주의, 식민주의와 인종차별주의를 취하게 된다.
미국에서는 지나친 시장주의와 규제완화로 인해 갖가지 부작용이 나오자 이에 대한 비판이 크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부동산 시장에 대한 지나친 규제완화와 이로 인한 서브프라임사태의 발생을 계기로 자성의 소리가 높다.
예일대 경제학과 로버트 쉴러 교수는 '자본주의 경제는 규제가 없으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며, 우리에게는 착한 행동을 강요할 누군가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모두가 선의를 갖고 있는 게 아니며 모두가 관대하고 공익정신을 갖고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행동을 제한할 규칙이 있어야 한다.'라고 말한다.
딘 베이터 CEPR(공공정책연구소) 소장은 '우리는 물론 시장을 원한다. 하지만 시장이 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규제가 필요하다. 미국은 그동안 이러한 규제를 완화하는 데 있어서 너무 지나쳤다. 시장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것이란 생각은 지나치게 순진한 것이었다.'라고 비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