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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종이책

[서평] CEO 안철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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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CEO 안철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저자 - 안철수

출판 - 김영사
분량 - 260P

ISBN-
9788934917205

우리나라에서 본인의 이름으로 이 정도의 브랜드를 갖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 ? 특히나 좋은 의미에서.. 정재계 인사들의 이름은 워낙에 많이 알려져 있기야 하지만, 그리 존경을 받지는 못하는 것으로 판단되고..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은 선망의 대상이고, 좋아하는 상대이기는 하지만, 역시나 존경의 대상은 아닌 듯 하다. 역사속의 인물이야 어찌보면 과거의 인물이고, 책 속의 이야기들은 좋은 내용들을 다루다 보니, 어딘가 모르게 한계는 있는 것 같다.

한국사회에서 안철수 씨가 갖는 위상은 과연 어떤 것일까 ? 백신을 만들면서 쌓아온 명성, 벤쳐를 이끌면서 지켜운 명성.. 과연 우리는 그에게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이며, 앞으로 어떻기를 바라는 것일까 ? 아마도,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꾸준히 무리하지 않고 정도를 걷는 IT 인으로서, 경제인으로서 선배로서, 선생님으로써, 기업인으로써의 모습일 거다. 일면 부풀려지거나, 과도한 기대를 하는 경향도 없지 않겠으나, 역시나 그에게 그런 가능성과 기대를 살짝 걸어보는 모험 아닌 모험도 해보고 싶다. 사실 나 자신이 그렇지 못하면서, 남에게 기대한다는 것은 매우 극단적인 이기심이기도 하다.

이 책은, 저자가 생각하거나 기록해둔 그리 길지 않은 컬럼류의 글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물론, 이 안에서 나름대로의 얼개에 때라 배치가 되어 있기는 하다. 어찌보면, 너무 바른생활류의 멘트로 일관하고 있는지라, 약간 지루한 면도 없지는 않지만, 어렵지 않게 써내려간 글들을 손쉽게 읽는 소소한 재미는 있다.

책이 주는 어떤 감동이나 감흥을 기대할 수는 없겠으나, 이 땅의 IT 기업 종사자/사회인으로서 알아두어야 하고, 각인해두어야하는 좋은 내용들을 담고 있다. 마지막에 언급된 종군여기자의 사연이 참 인상적이다. 배경은 좀 그렇지만..

p26
시간은 원칙을 가지고 올바르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친한 친구이자 든든한 지원자이다. 그와는 반대로 위선적인 사람들에게는 가장 큰 적이 된다. 시간이 지나면 결국 그 사람이 더 이상 참지 못하거나 왜곡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숨겨진 의도가 밝혀지기 때문이다.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들고 살아가는 사람은 힘은 들지만 소신있게 살아나갈 수 있을 것이다.

p30
안 연구소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핵심가치를 가지고 있다. '자신의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존중과 신뢰로 서로와 회사의 발전을 위해 노력한다.'. '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고객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가 그것이다.

p34
그리고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항상 스스로에게 상기시키는 단어가 있다. 바로 '뜨거운 가슴과 차가운 머리'이다. '뜨거운 가슴'은 아무리 어렵더라도 결국은 잘될 것이라는 열정을 뜻하며, '차가운 머리'는 현실에 대한 냉철한 인식을 뜻한다. 서로 모순되는 의미 같지만 열정과 냉철함이 동시에 갖추어질 때 올바른 선택과 좋은 결과가 가능하다는 것이 나의 믿음이다.

p42
나는 결정을 내려야 할 때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기준을 되새긴다.
첫째, 원칙을 지킨다. (중략)
둘째, 본질에 충실한다. (중략)
셋째, 장기적인 시각으로 본다. (중략)

p51
조직이 가지는 진정한 뜻은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의미 있는 일을 여러 사람이 함께 이루어가자는 것'이다. 즉, 조직이 존재하고 조직원으로 일을 하는 이유는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일을 단순히 '모여서' 하기 위함이 아니라,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을 서로 '힘을 합해서' 해내기 위함이다.

p66
커뮤니케이션의 양방향성과 관련하여 한 가지 더 언급하고 싶은 점은, 자신의 의사를 어떤 수단을 통해서 전달하는 것만으로 책임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을 원한다면 정보를 제공한 사람은 상대방이 제대로 그 내용을 전달받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p73
따라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나중에 어떻게 쓰일 것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 내가 맡은 일을 어떠한 태도로 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지식은 사라지지만 삶의 태도는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p86
먼저 진정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한 분야의 전문 지식뿐만 아니라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지식 - 한 분야에서의 전문 지식과 경험 그리고 다른 분야에 대한 상식과 포용력
끊임없이 공부하는 자세 - 끊임없는 자기 개발 노력
문제 해결 및 개선 능력 -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서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고, 문제가 없을 때도 문제 의식을 가지고 끊임없이 개선해 나가는 능력
창조력 - 업무를 수행하면서 새로운 가치와 아이디어를 창출해 내고, 다른 사람이 보기 힘든 측면까지 볼 줄 아는 안목을 가지고 새로운 영역을 개철할 수 있는 능력
고객 지향성 - 문제에 대한 답을 스스로 판단하기보다는 고객 또는 사용자로부터 구하는 태도
(중략)
인성측면에서는 다음과 같은 마음자세가 필요하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자세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도전 정신
긍정적인 사고방식 - 잘못된 원인을 남에게 돌리지 않고 자신의 문제에서 찾으려는 사고방식
소속된 조직의 핵심 가치를 존중하고 따르는 마음가짐
함께 살아가는 우리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사명감과 공익의 정신

팀워크 능력, 즉 다른 사람들과 하나의 팀으로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에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포함된다.
'나도 틀릴 수 있다'는 열린 생각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의 마음
커뮤니케이션 능력 - 자신의 의사를 정확하게 표현할 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의도도 정확하게 이해하는 능력
후배양성 능력 - 업무에서 알게 된 암묵적 지식(tacit knowledge)을 구체화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잘 전달하는 능력
리더십 - 솔선수범과 신뢰 관계를 통해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어주고 자신뿐만 아니라 동료들에게도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능력

p98
그런데 작은 조직과 큰 조직 사이에는 커뮤니케이션이나 시스템의 문제에서 볼 수 있는 것보다 더 근본적인 차이점이 존재한다. 작은 조직은 태스크(task) 지향적이지만 큰 조직은 프로세스(process) 지향적이라는 점이다.

p110
제대로 챙기기 위해서는 세 가지 요소가 필수적이다. 첫째 전문 지식이 있어야 하고, 둘째 보고를 받으면서 적절한 질문을 할 수 있어야 하며, 셋째 꼭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이야기만 듣기보다는 납득할 수 있는 증거를 확인해 나가는 절차가 있어야 한다.

p119
전략적 사고는 급변하는 상황 변화를 염두에 두고 어떠한 선택을 하는 것이 최선인지를 생각하고 찾아가는 사고방식이다. 실무자 수준에서는 맡은 일에 대해 자기 중심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일을 처리한다면, 관리자는 주위의 상황 변화에 따라 능동적으로 대응하면서 최적의 대안을 만들어나가는 사고방식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이다.

p154
창조적 마인드는 이 세상에 없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에게는 꼭 필요한 것이다. 특히 소프트웨어의 한계는 인간 상상력의 한계와 같은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그리고 창조적 마인드는 새로운 것을 만드는 때뿐만 아니라, 기존의 것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 끊임없이 고민하는 가운데서 빛을 발한다.

p242
첫째는 '자신에게는 엄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관대하라'이다.
둘째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살지 말라'이다.
셋째는 '매사에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살라'이다.
넷째는 '매순간을 열심히 살아라'이다.
다섯째는 '미래의 계획을 세우라'이다.
여섯째는 '각자 자신에게 맞는 삶의 철학, 즉 원칙을 가져라'이다.

p246
2003년 이라크 전쟁이 한창일 때 한 종군여기자가 쓴 글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바그다드로 이동중인 미군 보급부대를 강인선 기자가 따라가면서 쓴 글이다.

25일 오전 기사를 쓰고 있는데 부대를 총지휘하는 대령이 찾아와서 돌아가고 싶냐고 묻는다. 나는 바그다드까지 가서 이 전쟁의 끝을 보고 싶은 생각과 이쯤에서 워싱턴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반반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대령은 내 옆자리에 앉았다.
"1976년 내가 한국의 비무장지대에서 근무할 때 북한군의 총격을 받아 팔에 부상을 입었어요. 8.18 도끼만행사건 직전입니다. 죽기 싫어 상관에게 남쪽으로 옮겨달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그는 여기서 도망치면 앞으로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항상 도망만 다닐 것이라며 당장 나가라고 소리쳤습니다."
그 대령의 큰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당신이 '여기까지가 나의 한계다'라고 생각하고 돌아간다면 지금 그은 그 선이 평생 당신의 한계가 될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옳다고 판단하는 일을 하십시오. 도와드리겠습니다."
그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떨어졌다. 나는 막사 밖으로 나가 다시 불어닥치기 시작한 모래 돌풍 속에서 한참 동안을 멍하니 서 있었다. 선택할 수 있어서 너무 괴롭다.



안철수씨를 존경하는 분이라면 한번쯤은 읽어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