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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종이책

[서평] 토털쇼크 - 강용운, 방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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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토털쇼크
저자 - 강용운, 방현철

출판 - 비아북
분량 - 294P

ISBN- 
9788996079194

역시나 티스토리+알라딘 서평단 자격으로 받은 책인데, 좀 늦게 읽게 되었다.매우 충격적인 책이다. 사실 작년 아니 그 전부터 시작이야 했겠지만, 우리에게 익숙해지기 시작한 경제위기에 대한 우려와 관심과 걱정과 논란은 그 근원을 알기 어려웠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리만 브라더스 파산, 미네르바, 촛불과 환율, 키코, 낯설고 어려운 용어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열심히 살아가는 샐러리맨의 한 사람으로서 왜 이런 어려운 시기에 닥쳤을까라는 의문을 털기 어려웠다.

우리가 무얼 잘못했길래 이런 시기를 겪어야만 하는 것일까 ?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갖게 되는 의문이 아닐까 싶다. 어렵다 어렵다는 얘기는 무수히 많이 들었지만, 과연 왜 어려운 것이며,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 것인지 ?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명확한 답변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이야기들은 한낱 단편적인 사실들이며, 일면 왜곡되어 나타날 뿐이고, 정부는 정부대로 정부의 입장에서 호도하는 입장을 나열할 뿐이다. 이미 정부의 멘트에 대한 신뢰도는 말 그대로 바닥권이기에 미네르바 같은 이들이 출현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

이 책은, 과연 현재의 이 금융위기가 어디서부터 비롯되었는지를 아주 명쾌하게 이야기 하고 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서 발생한 문제가 왜 아이슬란드를 부도위기에 몰았으며, 한국의 기러기 아빠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지, 환율을 잡는다 잡는다 하명서 왜 잡히지 않는 것인지 알고 싶으면, 바로 지금 이 책을 읽어야 한다. 이 책의 내용은 사실을 그대로 전달하고 있으며, 과연 개인들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침을 언급하고 있다. 어떨 때에는 사실을 사실 그대로 전달받을 때에 가장 충격적이라는 것을 이 책은 증명하고 있다. 숫자로 이뤄지는 각종 현란한 금융기법과, 전 세계가 이리 얽히고, 저리 얽혀 버린 지금의 시기에 과연 피난처가 존재하는지, 한쪽의 부실이 지구 반대편 서민의 세금과 수입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알고 싶다면, 이 책은 조금 낯설은 용어들을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잘 설명해내고 있다.

이 책은 사실을 전달하는 데에 그 큰 목적이 있으며, 이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다. 아예 현재의 위기는 피할 수 없으며, 그냥 개인들은 감내해야 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이 시기가 지나서 일련의 절차와 과정을 거쳐 회복되기까지 그 기간동안을 잘 버텨내려면, 각 개인과 가정이 어떤식으로 재무를 운영해야 하는지 설명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기에 책을 읽고나서 어떤 희망이나 기대를 갖기는 어렵다. 어떻게 극복될것인지에 대한 내용은 거의 전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을 명확하게 인정하고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이 위기를 버텨낼 수 있는 단초가 아니겠는가 ? 사실을 곡해하고 오해하는 순간 어쩌면 더 어려운 상황에 이를 수 밖에 없는 것일 것이다. 현 대한민국 정부와 각 기업들은 과연 얼마나 이 사실을 이해하고 있으면, 각기 처한 입장에서 어떤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는지 확인할 길은 없으나, 언론과 보도를 통해서 들려오는 이야기들은 그리 밝지만은 아닌 듯하다.

어려운 시기임에는 분명하다. 가정이나, 또는 내가 다니는 기업이나 모두 충분히 긴장하고, 돌파구를 모색해야 하는 시기이다. 그러기에 상황을 매우 정확히 인지해야 할 것이며,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매우 유용한 서적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시기는 바로 지금이다.

p8
'열심히 일하는 것'과 '제대로 일하는 것'은 다르다. "열심히 뛰었으니 잘 봐달라"는 얘기는 지금 당장 위기로 인해 실직의 공포에 사로잡혀 있는 보통 사람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p31~36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현재의 위기가 외환위기보다 더 위험한 첫 번째 이유는 부실 규모가 명확히 확정되지 않아서이다. (중략)
또 한 가지 차이점은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쪽은 기업이었지만 지금은 가계와 기업 모두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중략)
마직막 차이점은 미국의 금융 시스템과 달러에 대한 신뢰가 상실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신뢰를 단기간에 획복할 방법도 보이지 않는다.

p43
지금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야 한다.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사태로 200만 채의 주택이 압류된 상황에서 (앞으로도 수백만 채가 압류될 것이다) 유럽의 주택시장이 초토화되고, 가까운 중국의 거품도 완전히 꺼지고 있다. 한국, 특히 강남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안전지대가 될 것이라는 믿음은 얼마나 안이한가 ?

p57
비상시에는 주식시장을 달리 봐야 한다. 전체 지수의 전망을 따질 때에는 수익성을 보지만 개별 기업의 주가 전망은 유동성(현금흐름)을 먼저 봐야 한다. 당장 영업이익이 나더라도 환차손을 기록적으로 보고 있거나 키코 사태처럼 외환 관련 파생상품에 가입했으면 유동성이 없어 나가떨어질 수 밖에 없다.

p120
"외국인들이 주식을 팔고 나가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이다. 하나는 외국인들이 아시아 증시에서 손해를 보고 있기 때문이고, 두번째는 원화가치와 한국 경제의 회복 가능성이 불투명해서이며, 마지막으로는 한국에 대한 신뢰감을 상실해서이다."

p130
금융회사의 문을 닫는 것은 2008년 금융위기를 맞아 유행하는 단어중 하나인 '디레버리징deleveraging'과 비슷한 개념이다. 금융회사들은 레버리징leveraging(지렛대효과)을 이용해서 신용을 창조한 다음, 적은 종잣돈을 가지고 많은 대출을 해주고 있다. 디레버리징은 그 반대이다. 쉽게 이해하면 대출을 줄인다는 뜻이다. 은행과 종금사가 문을 닫으면 대출이 줄어들고 그에 따라 시중에 풀리는 돈도 줄어든다. 결국 기업들은 문을 닫거나 인력 감축에 나서야 된다. 금융위기의 원인이 과다한 대출에 있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대출을 줄이기 위한 강제적인 조치가 나오는 것이다.

p140
한국의 대표적인 경제학자인 정운찬 서울대 교수는 2008년 11월 13일 <조선일보>에 기고한 칼럼에서 "정부가 단기적인 목표를 위해 희소한 정책자원들을 소진하고 있는 것을 보면 경제위기 못지않게 경제정책의 위기를 걱정해야 할 판"이라면서 "특히 재정은 아껴서 후세대에게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국민적 재산"이라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꼭 써야 할 상황이 되면 써야 한다. 하지만 가능한 한 미래의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는 방향으로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p193
그리고 누군가는 돈을 벌어서 부실을 메워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부실은 계속 후대에게 물려진다. 하지만 미국에서 돈을 버는 산업은 사라졌다. 금융이 경쟁력이 있었으나 서브프라임 사태로 마비 상태에 빠졌다. 자동차산업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된 제조업이 사라진지 오래이다. 2000년대에는 아웃소싱 바람이 불어 서비스업조차 인도, 중국 등으로 이전이 됐다. 지금 당장 돈을 찍어 구제금융을 실시한다지만 누군가 돈을 갚는 사람이 없으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이상은 되기 어렵다. 이는 미국 구제금융만의 한계가 아니다. 세계경제가 수렁에서 벗어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p258
금융연구원이 1980년대 중반 이후 한국과 미국의 주택 가격 상승률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둘 사이에 양(+)의 상관관계가 존재했다. 그것도 미국 주택 가격이 한국의 주택 가격에 일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관계였다. 즉, 미국의 주택 가격이 떨어지면 한국의 주택 가격도 떨어졌다. 금융연구원은 1~2년 정도의 단기에는 국내 주택가격이 정부의 주택관련 대책에 좌우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미국과 세계의 금리, 그리고 유동성 흐름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본 도서 리뷰는 티스토리와 알라딘이 제공하는 '블로거 북 리뷰' 행사에 참여하는 블로그 포스트입니다."

바로 지금 이 책을 잡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