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언젠가 쇼핑몰의 위시리스트에 올려두었다가, 나무사이(http://namu42.tistory.com/294)님의 글을 읽고 나서, 냉큼 사버린 책이다. 사 두고는 좀 묵혀두었는데, 그저께 부산 출장을 가면서 열차안에서 읽어버렸다. KTX로 왕복하면서 주어진 시간을 참 잘 활용하지 않았나 싶다. 정확한 용어인지는 모르겠으나, 극지탐험을 업으로 삼는 이들의 책은 아마도 엄홍길씨의 책이 처음이지 않았나 싶다. 일반일들과는 달리 남들이 가기 어려운 지구상의 어떤 지역을 굳이 가는 이들.. 이해할 수야 없겠으나, 나도 모르게 머리가 숙여지는 것은 어쩌면 인지상정이지 않을까 ?
엄홍길씨의 책에서 얘기되는 것들은 주로 그 여행/탐험, 그리고 그 여행과 관련된 사람들의 얘기들로 가득하다. 얼마나 어려웠는지 -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 그리고 어떤 기쁨과 소망과 보람이 있는지를 얘기한다. (다 읽어본 것은 아니기에 좀 편견일 수도 있겠다.)
그런 반면, 저자 라인홀트 메스너는 이 책에서 그런 경과나 과정 보다는 본인의 생각과 느낌을 주로 얘기하고 있다. 책에서도 언급되지만, 어떤 등반에서 목숨을 잃은 동생에 대한 아픔을 평생 안고 가는 이.. 이제 나이 60을 넘어 더 이상 어떤 극한 여행을 할 수 없게된 여행가로서의 마지막 여행이 주는 그 무엇.. 그가 왜 마지막 여행지로서 고비사막을 선택했는지를 알 수 있게 하는 부분이다. 자신을 되돌아보기 위햇, 자신을 시험하기 위해서 어떻게 늙어가야할 지를 생각해보기 위해서 저자는 사막을 선택했다.
처음 이 책을 보기 시작했을 때에는 혼자 사막을 걷는 이를 상상했었다. 하지만, 책을 읽어가다 보면, 사막이 아닌 무수히 많은 유목민들과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렇다. 사막에는 모래와 바람만이 있는 것이 아니었고, 사막을 살아가는 이들이 있었던 것이며, 저자는 그들을 통해서 고비사막을 횡단하게 된 것이다. 그들이 없었다면, 이 여행기 역시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어쩌면 저자는 사막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사막을 살아가는 이들을 얘기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날씨가 우중충한 오전 내내 나는 걸어가면서 이런 상상을 했다.
"대체 무엇이 날 벌써 죽이겠어."
내가 그동안 이 한 문장을 얼마나 많이 되뇌였는지 모른다! 또한 어떤 식으로든 계속 갈 거라고 얼마나 믿으려 했는지 모른다! 삶은 이곳이든 그 어디서든 쉽지 않지만, 계속 가는 길은 언제나 존재한다. 바로 그 때문에 나는 오랜 꿈을 좇아 이곳에 왔다. 그 꿈을 현실로 이루기에 너무 늦기 전에. 모험이나 다름없는 남은 인생을 살면서, 어쩌면 잘 늙어 가는 걸 배우는 것이 중요할지 모른다. 곧 죽는다는 게 두려워서가 아니었다. 그 밖에 뭘 해야 할지 몰라서도 아니었다. 나는 다만 마지막 게임을 감행하는 것이었다.
제목 - 내 안의 사막, 고비를 건너다.
저자 - 라인홀트 매스너
출판 - 황금나침반
분량 - 260P
ISBN- 8991949991
내 안의 사막 고비를 건너다
카테고리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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