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01. 종이책

[Book] 손녀딸 릴리에게 주는 편지 - 앨런 맥팔레인

본 게시물은 도서를 읽고, 개인적인 소감과 비평을 기록하고자 하는 비영리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해당 글이 저자 또는 관련자의 저작권을 침해하고자 하는 의사는 없으며, 만일 그런 부분이 존재한다면 자체적으로 수정, 블라인드, 삭제 처리하겠으니 상세히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여러가지를 생각해보게 한 책이다. 그런 의미에서 개인적으로는 좋은 책이었다고나 할까 ? 다만, 읽는이에 따라서는 좀 다른 감상을 가질 수도 있겠다 싶다. 우선 이 책은, 공지영씨의 책에 인용되어서 선책하게된 책이다. 공지영씨의 최근 서적 가운데,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라는 제목의 책에서 언급된 바 있다. 아니 공지영씨의 책 제목 자체가, 바로 이 책에서 인용된 구절이다.

평생을을 문화인류학자로 살아온 할아버지가, 그의 손녀딸에게 전하는 형식의 책이지만, 책 내용 자체가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다. 오히려, 편지를 빙자해(?) 저자의 세계관을 고스란히 전하고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

이 채의 각 장 (편지 1통)을 이루는 주제들 면면을 살펴보면, 할아버지가 손녀딸에게 전하고자 하는 내용이기 보다는, 평생을 바쳐 학문에 이바지한 고령의 학자가, 후배들에게, 자손들에게 전하고 싶은 얘기들 그리고 사고방식과 세계관을 아주 보편적이고, 편안한 문구들도 이야기하고 있다. 주제를 나열해보면 다음과 같다.

1. 존재 - 나는 누구일까?
2. 사랑과 결혼 - 사랑하면 꼭 결혼해야 할까?
3. 섹스 - 섹스는 왜 하는 걸까?
4. 폭력 - 사람이 왜 잔인해지는 걸까?
5. 가족 - 가족 간의 벽은 왜 생기는 걸까?
6. 학교와 조직 - 왜 쓸모없는 평가와 서류가 늘어만가는 걸까?
7. 우정 - 친구란 무엇일까?
8. 신 - 왜 신은 인간의 고통을 보고만 있는 걸까?
9. 즐거움 - 언제나 행복하게 사는 방법은 무엇일까?
10 돈 · 시간 · 언어 - 우리는 왜 그것에 지배당하는 걸까?
11. 민주주의 - 민주주의가 왜 유행하고 있는 걸까?
12. 주술 - 우리는 왜 미신을 믿을까?
13. 불평등 - 왜 누군가를 차별하게 될까?
14. 테러 - 테러리스트는 어떤 사람일까?
15. 교육 - 학교는 왜 엉뚱한 생각을 싫어하는 걸까?
16. 정신 - 우리를 보이지 않게 구속하는 것은 무엇일까?
17. 출산 - 아이를 꼭 낳아야만 할까?
18. 전쟁 - 왜 전쟁을 막지 못하는 걸까?
19. 노동 - 왜 아직도 힘들게 일하는 사람들이 많을까?
20. 디지털 시대 - 어떻게 해야 좀더 현명하게 살 수 있을까?
21. 지식 - 왜 끊임없이 공부를 해야만 ...하는 걸까?
22. 굶주림 - 아프리카에서는 왜 4초에 한 명씩 굶어죽을까?
23. 법 - 법대로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까?
24. 병 - 언제쯤 아픈 사람이 없는 세상이 올까?
25. 개인 -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고 살 수 있을까?
26. 놀이 - 우리는 왜 노는 것을 좋아할까?
27. 시민사회 - 자유가 왜 소중한 걸까?
28. 인류의 미래 - 우리의 미래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목차만 살작 살펴보더라도, 얼마나 어려운 주제들인지 금방 알 수 있지 않은가 ?

이 책을 읽으면, 내용 전체에 공감하거나, 깊은 감동을 받거나 하는 부분보다는.. 오히려, 우리가 왜 역사를 살펴봐야 하고, 왜 과거를 바라봐야 하며, 왜 문화와 인류 등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를 곰곰이 생각하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는 책이었다. 저자는 각 장의 주제에 대해서, 익히 알려진 사실과 견해들을 매우 알기싶게 표현하고 설명하고 있다. 다만, 어떤 결론이나 주장에 이르는 것은 적절히 제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읽는이들이 나름대로 평가하고 판단하게 함이 아닌가 싶다. (여기서는 손녀딸 릴리가..)

즉, 어설픈 견해와 결론과 주장을 자제하되, 세상을 그리고 역사를 해석하는 관점과 의견을 존중하고 있으며, 읽는이에게 과거와 역사, 문화의 다양성을 제시하고, 적절한 사실들을 언급함으로써, 읽는이가 앞으로 살아가야할 세상에 대해 보다 넓고 다양하고, 너그러운 견해를 가질 수 있도록 배치했다고나 할까 ?

나 자신 개인적으로도, 이런저런 역사와 문화, 인류, 사람에 대한 막연한 관심과 책읽기에서, 왜 그런 영역들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학습해야하는지를 좀더 생각할 수 있게 해주었다. 내가 손녀딸 릴리는 아니지만서도 말이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나 스스로 얻는 한 가지 결론은.. 결국..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보다 폭넓게 - 사람과 사회를 매우 보편적이고, 다양하게 인정하고 이해할 수 있는 - 가져가야 한다는 점이랄까 ?

비교적 어려운 주제들을 담고 있지만, 매우 편안하게 그런 주제들을 경험하고 생각할 수 있게 하는 그런 책이었다. 제목으로 책을 판단할 일은 아니라는 점도 알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도..


제목 - 손녀딸 릴리에게 주는 편지
저자 - 앨런 맥팔레인
출판 - 랜덤하우스
분량 - 306P
ISBN- 8959243973

손녀딸 릴리에게 주는 편지
카테고리 시/에세이/기행
지은이 앨런 맥팔레인 (랜덤하우스코리아, 2005년)
상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