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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종이책

[Book] 낭만과 모험의 고고학 여행 - 스티븐 버트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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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고고학, 역사, 인류학 머 이런 쪽에 비전문가로서의 관심이 많은 편이다. 그렇다고 해서, 직접 무언가를 한다기보다는 책이라는 도구나 다큐멘터리같은 매체들을 통해서, 간접적인 체험을 즐기는 편이랄까 ? 다분히 개인적인 취향인지라, 어디다 소문낼 일도 아니다. 그저,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국사나 세계사를 재미있어 하기는 했다.

렛츠리뷰는 나름대로 재미있는 서비스를 알고나서, 두번째 신청을 통해서 받은 책이다. 공짜가 머 그렇지라는 생각보다는, 오히려 내 자신이 관심있어하는 영역이고, 또 그런 관점에서 골라두었던 책이었기에 몇몇 후보들 가운데 별 고민없이 신청을 했었다. 원래 이런 이벤트류에 잘 당첨되는 편은 아닌데 막상 되고나니 기분이 삼삼하기는 했다. 독후감(Review)도 요즈음은 읽는 책마다 나름대로 정리를 하고 있어서인지, 그리 부담스럽지는 않은 작업이기도 했다. 공짜로 좋은 책을 받아본다는 것은 어쩌면 행운인지도 모른다.

이 책은, 인간이 역사를 처음으로 만들어내던(?) 시기에,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던 지역/사람들에 대한 현재의 기억들로 가득하다. 그리이스, 트로이, 이집트, 잉카, 마야, 아즈텍, 진, 에트루리아, 미케네, 인더스, 메소포타미아.. 등등 우리가 세계사를 배울 때 2번째 장을 장식하는 이야기들이다. 아시다시피 첫번째 장에는 인류의 기원이라는 영역이 나온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네안데르탈, 크로마뇽,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머 이런 키워드들이 장식한다.

여러 권의 책들을 통해서, 어쩌면 매우 반복적으로 듣고, 접하는 이야기들임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접하는 각종 사진들이나, 몰랐던 새로운 해석들/사실들이 꼭 또 다른 책을 찾게 만드는 것은 아닌가 싶다. 수천/수만년전 인류가 어디에 어떻게 살았는지, 무엇을 남겼는지, 누구를 믿었는지와 같은 사실과 해석들은 현재를 사는 일반인의 입장에서 그리 중요한 문제는 아닐 수도 있으며, 당장 오늘 내일의 끼니를 걱정해야 하거나, 커가는 아이들을 걱정하거나, 지금 처리해야 하는 업무나, 지금 만나야 하는 사람들이 훨씬 가까운 것이 사실이다.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고, 과거를 이해하려는 욕심은 결국 지금을 사는 내 자신의 미래를 조금이라도 이해하는 관점을 세우기 위함이라고 굳이 명분을 만들어본다. 대중의 삶이나 생활이 고대인의 유골이나 유물과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 왕과 권력자등의 내세를 위해 무수한 민중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무덤들이 주는 지금을 사는 이들에게 과연 호기심을 제외하고 무엇을 줄 수 있을까 ? 라는 의문에 대한 해답은 요원할 뿐이다.
아마 저자도 이런 점들을 잊지는 않는 것 같다.

P183 ...이런 파피루스 조각들은 우리에게 새로운 전망을 가져다 준다. 옛날 사람들한테는 인생이 얼마나 불확실한 것이었는가를 우리에게 가르쳐 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역사책을 읽고 세계가 어떻게 될 것인가를 알지만, '그들'은 알지 못했다. 그리고 우리는 왕과 정복이라는 잣대로 역사라는 헝겊을 재지만, 그들에게 인생이라는 직물은 훨씬 가느다란 실로 짜여져 있었다.


저자는 책 끝에 아래와 같이 고고학 연구와 학습의 의미를 나름대로 정리하고 있다.

P292 ... 그보다 먼저 이 세상에 왔다 간 고대 바빌로니아의 사상가와 마찬가지로, 코헬레트는 인간의 모든 것이 결국 소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은줄이 풀리고, 금그룻이 깨지고, 항아리가 우물가에서 박살나고, 바퀴가 구덩이에 빠지고, 흙먼지가 전처럼 다시 대지로 돌아가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그의 결론은 염세적인 것이 아니었다. 충실하게 살 수 있는 기회는 바로 삶의 유한성 안에 있고, 진정으로 살아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깨달을 수 있는 기회는 바로 삶의 덧없음에 있다는 사실을 그는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세상의 덧없는 순간순간을 소중히 여기라는 것도 역시 유골들이 가르쳐주는 교훈이다. 그것들은 인간 존재의 덧없음을 증언하면서, 그토록 쉽게 잃어버릴 수 있는 것을 귀하게 여기라고 우리에게 명령하기 때문이다. 고고학은 이 거대한 모험에 참여한 사람이 우리만이 아니라는 것, 다른 사람들도 시간과 영원으로 들어가는 문을 수백 년 또는 수천 년 전에 우리보다 먼저, 때로는 과감하게 때로는 머뭇거리면서 통과했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책 얘기로 돌아가보자.

고고학이라는 학문은 어쩌면 매우 손쉽지 않을 것 같다. 연구자는 오지에 가야 하고, 땅을 파야 하고, 시체와 시간을 보내야 하며, 알아듣지 못하는 문자와 기호 속에서 허덕여야 하고, 해석하고 해석하고 해석해야 하며,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어렵고 힘든 일임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가장 근본에 접근하려는 시도가 아닐까 싶다. 매우 다양한 종류의 학문들이 존재하지만, 결국 인간을 둘러싼 무언가를 찾아내는 것이라면, 인간이 걸어왔던 그 길을 찾고 해석하는 것이 가장 먼저이고 근본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영역의 다양한 학문적 성과를 일반인들도 손쉽게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스토리를 전개하고 있다. 챕터 하나하나가 주는 이야기들을 펼치자면 한도 끝도 없겠지만, 딱 필요한 만큼만 언급하고 있고, 또한 이 내용을 해석과 신화, 감성과 과학을 넘나들면서 지루하지 않게 소개하고 있다. 과거의 사실을 기반으로 하지만, 현대인의 관점을 놓치지 않고 있으며, 기원전 4천년부너 유전자 복제와 같은 현대과학에 이르기까지 매우 폭넑은 이해와 설명 그리고 그 의미를 제시하고 있다. 한가지 더 놀라운 점은, 과거사 자체가 왕과 제국, 영웅으로 얼룩져 있고(?), 그것을 빼면 이야기 자체가 성립되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가급적 그 영웅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의식적으로 축소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대신에, 사람들, 문화들, 해석들을 버무려서 읽는이에게 적절한 수준에서의 스토리로 제공하고 있다.

저자가 선정한 주제들 역시 재미있는 구석이 많다. 그리스/로마와 같은 매우 널리 알려진 소재뿐만 아니라, 포카혼타스, 사해문서, 마사다, 치첸이차 등과 같은 국대 1진이 아닌 후보군들의 이야기들도 적절히 소개하고 있다. 다양한 소재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어쩌면 충분한 재미를 제공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이 책을 통해서 나름대로의 관심과 재미를 느낀 분들이라면, 각 주제별로 좀더 상세한 이야기를 제공하고 있는 아래와 같은 책을 접해보는 것도 좋겠다. 개인적으로 BBC의 다큐멘터리, 마이클우드의 책들을 좋아하는데, 충분한 화보와 상세한 설명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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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낭만과 모험의 고고학 여행
저자 - 스티븐 버트먼
출판 - 루비박스
분량 - 295P
ISBN- 8991124720

낭만과 모험의 고고학 여행
카테고리 역사/풍속/신화
지은이 스티븐 버트먼 (루비박스,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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