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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종이책

[Book] 만들어진 신 - 리처드 도킨스

아이러니하게 바로 직전에 읽었던 책인 십자군 전쟁이었는데, 이번에는 무신론에 관한 책이다. 물론 의도했던 것은 아니다.

저자 리처트 도킨스는 밈 이론 (이기적유전자)으로 유명한 진화생물학이며, 촘스키, 에코에 이은 세계적인 지식인으로 손꼽히는 사람이란다. 불운하게도 난 이 사람의 책이 이번이 처음이다. 알게된 계기는 아래 어떤 글에 언급한 바 있는 2007 좋은 책에 권고되어있길래 찾아서 읽어보려다 보니...

시원한 글이다. 그리고, 관심이 많이 가지만 조금은 어려운 글이다. 책도 대빵 두껍다. 저자는 나름대로 전체 와꾸를 잡아가면서 설명하고는 있지만, 웬만큼 집중에서는 전체를 모두 이해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과 반복이 필요할 것 같다. 다만, 매우 명쾌한 논리, 정교하고 정확한 언급 등이 돗보인다. 문체 자체가 다분히 공격적 성향인지라 나름대로 찬반이 극명하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난 무신론자다. 책에서도 언급되어있지만,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그런 류의 사람은 아니지만 - 농담 정도는 한다. - 역시 난 무신론자다. 물론, 간혹 과학적이지 않은 희망과 기대에 얽매이는 경향도 없지 않지만, 확률론적으로 낮은 확률에 기대를 거는 것 뿐이라고 생각해보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얻게된 것들을 좀 살펴보면, 어떤 일을 바라보거나 설명하는 것에는 상당히 다양하고 유용한 논리들이 존재할 수 있다는 점과, 현대를 가늠짓게하는 많은 학술적 업적들에 대해 그간 너무 간과한 나 자신 - 진화, 양자, 튜링, 러셀 등의 이름은 알지만, 그 사람과 그 용어가 무엇인지는 참 수박껍데기만 핥은 느낌이다.

이런 류의 나름대로 이론서들이 갖는 한계는, 사실을 밝히고 기본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수준에만 머문다는 점이다. 어쩌면 역시나 이것도 나 자신이 생각하는 과한 기대일 수도 있겠으나, 많은 경우 그러면 그 사실이 정말로 진실이라면, 진실에 이르게 하려면 지금(as-is)에서 진실(to-be)로 어떤 방법과 절차와 계획에 따라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다.

도킨스는 과학자이며, 과학자로서의 사명을 다하는 것일 수 있다. 분명한, 사실을 사실로서 명쾌하게 밝혀내고 밝게 드러나게 하는 것 <- 이것이 과학자가 해야할 일이라면.. 그럼 그것을 사람들에게 또는 사회에서 진실로 받아들이게 해야 하는 것 <- 이건 결국 사상가, 리더, 운동가, 지도자, CEO 이런 사람들이 해야할 몫이겠거니 싶다.

여하튼 어렵지만 좋은 책이었다. 내가 궁금해하던 많은 부분들을 명쾌한 논리로 - 기억이 다 나지는 않지만 - 풀어주었고, 또 다시 많은 의문이나 책임이나, 궁금증을 파생시킨 책으로 기억될 듯하다.

책 가운데서.. (도킨스가 인용한 러셀의 글이다.)

나는 죽어서 썩으면 내 자아 중에 살아남는 것은 없으리라고 믿는다. 나는 젊지 않으며 삶을 사랑한다. 하지만 나는 사명한다는 생각에 겁에 질려 벌벌 떠는 짓을 경멸한다. 행복은 언젠가 끝난다고 할지라도 그래도 진짜 행복이며, 사유와 사랑도 한없이 지속되지 않는다고 해서 가치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은 단두대에 설 때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긴다. 우리는 바로 그 자긍심을 바탕으로 세계에서 인간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올바로 고찰해야 한다. 설령 활짝 열린 과학의 창문들이, 처음에는 대대로 내려온 인간화한 신화들이라는 안락한 실내 온기에 적응되어 있던 우리를 덜덜 떨게 할지라도, 결국에는 신선한 공기가 우리에게 활력을 불어넣고 드넓은 세상이 우리 앞에 장엄함을 드러낼 것이다.


만들어진 신

제목 - 만들어진 신
저자 - 리처드 도킨스
출판 - 김영사
분량 - 604P
ISBN-
893492618X

만들어진 신 상세보기
리처드 도킨스 지음 | 김영사 펴냄
신의 존재를 의심하라, 인간의 능력을 주목하라! 신이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인간의 본성과 가치를 탐색하는 세기의 문제작! <만들어진 신>은 신이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인간의 본성과 가치를 살펴보는 책이다. 과학과 종교계에 파란을 일으킨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의 최신작으로, 미국의 광적인 신앙을 비판하며 무신론자의 자긍심을 높이고자 했다. 저자는 신이 없음을 주장하면서, 오히려 신을 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