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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종이책

[서평] 사람아 아 사람아 - 다이허우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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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사람아 아 사람아!
저자 - 다이허우잉
역자 - 신영복

출판 - 다섯수레
분량 - 479P
ISBN- 897478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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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도 물씬 느껴지지만, 결국 이 책은 사람에 대한 책이다. 사회주의 중국에서 사상논쟁이 심각하던 시점을 배경으로 하나의 스토리를 통해 다시 사람에게 집중하게되는 일련의 과정을 보여준다고나 할까..? 사실 저자에 대해서는 솔직히 아는 바 없으나, 역자가 존경하는 분이기에 손이 가는 책이다. 어찌보면 대학 생활을 할 때 읽었었다면 굉장히 다른 관점에서 오히려 매우 큰 자극을 받았었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에 와서야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이 어쩌면, 사회와 생활에 찌든 상태에서 즉, 마음이 그리 깨끗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책은 얼핏 보면, 사회주의 중국을 배경으로 한 아침드라마에 다름 아니다. 이야기의 얼개 자체가 남녀간의 사랑이야기 이며, 그 사랑이 전개되는 과정을 보면, 아침드라마류의 스토리 전개와 그리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학창시절부터 친하던 소꿉친구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으나.. 대학시절 만난 어떤 선배와의 진실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 그리고 그 주변인물들의 이차저차한 각종 이야기들.. <- 한국 드라마에 많이 나올법한 줄거리 아니겠는가 말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저자와 역자가 집중하고자 하는 부분은 결국, 사상과 이념을 떠나서 사람에게 집중하고 있으며, 어떤 사람이 어떤 생활이 어떤 운명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것이며, 어떤 용감한 결정을 해야 하는가 등을 얘기하고 있을 뿐이다.

솔직하게 얘기하자면, 신영복 선생님의 여러 저작들.. 물론 이 책은 그의 저작은 아니겠으나.. 과는 달리 그리 큰 느낌을 갖게 하지는 않았다. 다만, 예전부터 그리고 여전히 중요한 것은 사람이며,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이며, 타인에 대한 배려이며, 애정이라는 것이다.

아마도 이 책을 읽는 동안 심신이 피곤한 상태여서인지 그리 적절하게 읽어내지 못한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기도 하고, 현대 한국사회보다 이 책의 배경이 되는 수십년 전의 중국사회가 보다 더 진보적인 문화가 아닌가라는 의문을 가졌다고나 할까..?

"내 결론은, 한마디로 살아야겠다는 것이었어. 그 이후로는 두 번 다시 죽음을 생각한 적이 없지. 인생은 우리들에게 공정하지 않을 때가 있지만 우리들은 자기에 대해서 공정하지 않으면 안 돼. 자기를 왜 그런 우두머리와 비교할 필요가 있단 말인가. 나와 그의 가치가 두 사람의 고나계로 결정되어 버린다는 것처럼 멍청한 이야기는 없어. 설령 죽어서 뼈가 되더라도, 내 뼈의 인 함유량이 그의 것보다 많아서, 귀신불도 그의 것보다 밝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지." (P77)
- 그렇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보고있는가에 대한 걱정에 앞서 나는 나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함께 배웠다 하여 끝까지 같은 길을 걷는 것도 아니며 길이 다르다 하여 반드시 다른 목적지에 이르는 것도 아니다. (P259)
- 결국 가고자 하는 길을 꾸준히 열심히 가라는 얘기다. 그 길 가운데서 많은 사람들, 많은 길들을 만나게 되는 것 아니겠는가 ?

"역사라고 하는 것은 지극히 추상적인 말이지. 그러나 역사를 만들고 역사를 추진시키는 요인, 특히 인간은 구체적이고 복잡 다양하며 그야말로 신비로운 존재야. 더불어 시대의 무건운 짐을 질 사람을 우리가 기다려서는 왜 안된다는 거지? 한 민족의 역사, 한 시대의 역사는 수천 수만 명의 역사가 모여서 만들어진 것이야. 그 모이는 과정에서 누구나가 각자의 역사를 걸어가지 않으면 안 되는 거야. 가제는 그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인가. 자네 혼자서 역사의 수레바퀴를 짊어질 생각인 거야?" (P345)
- 역사.. 역사가 나를 밥먹여 주는 것은 아닐지 몰라도, 밥을 먹어야 하는 이유를 제공해준다.

실천은 진리를 검증하는 유일한 기준이다. 이 명제에 대한 토론이 나를 암흑으로부터 광명으로 향하게 해 주었다. 나는 알았다. 인간이건 귀신이건 또는 신이건, 역사의 거대한 손길에서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하며 실천의 검증을 받지 않고 끝낼 수는 없다는 것을. 누구나 다 자기의 장부를 제출하고 자기의 영혼을 제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 두 손을 햇빛 아래 펴 놓고 손에 묻은 것이 혈흔인지 먼지인지를 검사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나 같은 것은 먼지처럼 미미한 존재에 불과하지만 역사 앞에서는 모든 인간이 평등한 것이다. 장부는 스스로 결산하지 않으면 안 되며, 영혼은 스스로 심판하지 않으면 안 되며, 두 손은 스스로 깨끗이 씻지 않으면 안 된다. 신의 것은 신에게 돌려주고 악마의 것은 악마에게 돌려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기 것은 용감하게 어깨에 짊어지되 경우에 따라서는 얼굴에 새겨 놓아야 한다! (P472)
- 정답..!! 실천/집행이 결국 답이다. 그러니, 집행되지 않은 최선의 이론보다, 집행된 부족한 이론이 훨씬 낫다고 하지 않는가 ? 실천하지 않을 것이라면, 이론은 사실 큰 의미가 없지 않은가 ?

만일 예술의 진실을 생활의 진실에 대한 모방으로 이해한다면 리얼리즘이 추구하는 '생활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방법이 의심할 바 없이 가장 뛰어난 방법이며, 리얼리즘 예술이 의심할 바 없이 가장 진실한 예술이라는 것이 된다. 그러나 예술의 진실은 생활의 진실에 대한 모방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생활의 진실에 대한 작가의 능동적이고도 정확한 반영인 것이다. 엄밀하게 말한다면 예술 창작의 최고 임무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와 예술가의 현실에 대한 인식, 태도, 감정을 있는 그대로 형상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그리고 예술이 추구하는 최고의 진실은 생활의 박진적인 묘사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그보다도 생활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태도 및 그 인식과 태도의 적확하고도 생생한 표현이어야먄 하는 것이다. (P476)

- 가끔은 꿈을 꾸고 싶지만, 다시 현실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와 다름 아니다. 여전히 우리는 삶을 살고 있으니깐 ? 예술이던 생활이던 밥벌이던 결국.. 현실과 꾸준히 의사소통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