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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Etc

말 그리고 글에 대한 정리..

책을 읽다가.. 정말 이렇게 글과 말에 대해서 간명하게 잘 정리해 놓은 글이 있나 싶어 소개한다.

글은 사고의 거울인 말의 시각적인 기록입니다. 독서는 이 기록을 사고속으로 회수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글을 씀은 필자의 사고를 종이에 쏟기요. 글을 읽음은 종이에 쏟아진 필자의 사고를 독자가 머리에 담기입니다. 글은 인간이 제 손으로 만들어 낸 가장 두드러진 의사 소통의 도구입니다. 과학과 기술이 발달하여 글을 통하지 않고도 직접적으로 소리를 재생하는 녹음이 있으나, 글과 그것을 담는 책과 편지는 그 필요성이 역사의 흐름과 함께 점차로 더 늘고 있습니다.
집필과 독서는 글의 존재 이유요, 글이라는 한 존재의 두 얼굴입니다. 적히지 않은 글은 존재할 수 없고, 읽히지 않은 글은 있으나마나입니다.
사람은 글을 통하여 남의 사연을 알게 되고 남에게 사연을 전합니다. 그는 글을 통하여 지식과 지혜를 교환합니다. 그는 글을 통하여 역사와의 대화를 누립니다. 그는 집필을 통하여 자기 생각의 잘잘못을 남에게 암시하거나 과시하거나 노출시키고, 독서를 통하여 남의 생각의 잘잘못을 음미하거나 수긍하거나 비판합니다.

- 한창기, [뿌리깊은 나무의 생각] 중에서 -


좋은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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