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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Etc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어제 오후 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님이 지병으로 별세하셨습니다.
얼마전 방송을 통해, 지병인 폐암으로 의식불명 상태가 되셨다는 소식을 접했으며, 어제는 급기야 돌아가셨다는 보도를 들었네요.

고인의 글이라고는 불과 몇년 전에 접한 토지가 전부이지만, 작가로서 고인이 얼마나 그 작품에 혼신의 힘을 다했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근현대사를 통틀어 가장 어려운 시기에 개인의 힘으로 한국 문학계에 장편이라는 영역을 개척해오셨지 않나 싶습니다.

22권이던가요..? 토지는 서희라는 주인공 여인을 중심으로 한국의 근현대사를 4대에 걸쳐 조망하고 있는 서사 장편입니다. 그 하나하나의 스토리들을 기억할 수도 없고, 외울 수도 없지만, 고인이 고민하고,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을 절절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만일, 그 소설을 모두 다 읽지 않았다면, 드라마로서의 토지 정도, 방송작가 정도로 기억해버렸을런지도 모른다고 생각되는군요..

저는 원래, 시인 김지하씨로부터, 박경리씨를 알게 되었을지도 모르겠더군요. 시인 김지하씨가 고인의 사위이지요. 여튼, 한국 문학계의 큰 어머님으로서의 역할을 그리고 큰 기둥으로서의 역할을 해오시던 고인의 모습은 이제 볼 수가 없네요. 앞으로 또 한번 정도는 토지를 읽어야 하겠습니다. 이번에는 차분하게 또 차분하게 읽어가야 하겠습니다. 고인이 생각하던 것들을 잘 생각해보면서 말입니다.

좋은 곳으로 가실 것이라 믿으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또 하나, 고인과 같은 작가들이 한국사회에 많이 나올 수 있기를 또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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