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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Etc

생각 > 말 > 글...

사람이 생각을 하고, 마음을 먹는 것은 자신의 마음 속에서, 그리고 머리 속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이런 생각과 마음은, 매우 단련된 사람이 아니고서는 사실 초지일관하게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 끊임없이 자신을 단련시키지 않으면, 나 혼자만 아는 일이기에 언제나 손쉽게 변경시킬 수 있는 단점이 있다. 스스로 합리화시키기도 하고..

자신이 가진 생각과 마음가짐을 어떤 형태로든, 말로 표현한다는 것은 어쩌면 그 말을 듣는 상대방에게 그 표현된 말을 지켜야하는 일련의 책임을 발생시킨다. 그렇기에 말을 바꾸는 것은, 그 말을 들은 상대방의 이해와 인정을 동반하지 않는다면, 신뢰를 추락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그렇기에 말은 신중하게, 그리고 조심스럽게 내뱉어야 한다. 말을 줄이고, 한번 더 생각하고 얘기하는 버릇이 필요한 이유다. 생각한다고 바로 내뱉어서는 안되는 것이고, 주워담기 어렵기 떄문에, 그만큼의 책임과 부담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자신의 가진 마음이나, 생각, 그리고 내뱉은 말을 어떤 형태의 글로 남긴다는 것은, 그 글을 읽은 또는 앞으로 읽을지도 모르는 수많은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 대한 일련의 약속이다. 말보다 더 크고 넓은 범위에서의 책임을 동반해야 함이고, 일련의 책임을 지겠다는 의사표현이기도 하다.

글로 노출시키고, 표현하려고 하는 것은 결국,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는 것이며, 또 그로 인해 자신의 생각을 유지하고, 지키려고 하는 일종의 담보물이기도 하다. 또한, 지키고자 하는 것들에 대한 약속과 의지를 표명함이다. 글은 그렇기에 힘을 가지는 것이며, 글을 쓴 자는 그렇기에 의지를 갖는 것이 아닐런지..

글이 가지는 힘은 그렇게 생기는 것이고, 오래 남는 것이다. 글 자체로 표현하던, 행간으로 표현하던.. 글쓴이는 글에 대한, 그리고 글을 읽는이에 대해 신뢰를 유지해야 한다. 그게 꺽이면, 다 꺽이는 것이다. 내 생각과 마음과, 그리고 내가 하는 말 모두가.. 함께 같이 꺽이는 것이다.

자꾸 글을 쓰는 이유는 난 거기서 찾고 있다..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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