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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종이책

[서평] 극한의 협상, 찰나의 설득 - 케빈 더튼


제목 - 극한의 협상, 찰나의 설득
저자 - 케빈 더튼

출판 - 미래의창
분량 - 374
ISBN- 9788959891412


오랜만에 위드블로그(http://withblog.net)를 통해서 제공받은 책에 대한 리뷰입니다. 일단, 협상이나 심리학, 설득 등과 관련된 책들은 참 많이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를 학술서적이라 부르기는 어렵고, 자기계발 서적 가운데 하나라고 봐야하겠습니다만.. 여전히 학술적인 느낌을 지울 수는 없습니다. 책에 소개된 수많은 사례나 실험들이 일단 학술적인 목적에서 시작된 부분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영역의 특성상 개인들의 관심이나 호기심을 자극하는 부분이 많기도 하고, 또 사안에 따라서는 실무에 적용될 수 있는 팁이나 스킬들이 제공되기에 간혹 읽어보면 심심치 않은 편입니다.

이 책의 시작부에 나온 사례나 문제제기는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매우 충분합니다. 극적인 반전, 특히 설득이라는 측면에서 의외성을 담보한 어떤 멘트 하나가 상황을 종결시키거나, 반전시킨다는 문제제기는 요행수나 운을 바라는(?) 우리같은 일반적인 사람들에게 매우 흥미롭습니다. 읽다 보면, 물론 그것이 그렇게 우연적이거나 즉자적인 부분만은 아니라는 점을 알게 되기는 합니다. 하지만, 드라마나 영화 또는 추리소설 등을 통해서 매우 자극적인 반전을 즐기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현실 세계에서의 그런 유사한 사례나 경험은 충분히 읽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합니다.

책의 중반부로 진입되면서 나오는 수많은 사례들이나 분석들은 그리 낯설지 않습니다. 이미, 국내에서도 무지하게 팔린 설득의 심리학 류의 서적에서 한번씩 다 훑어내린 부분들이기에, 이런 책들을 읽었던 독자라면 그리 신선하지 않은 것이지요. 언급된 많은 사례들도 다른 책들과 상당수 겹치고 있구요. 물론, 동일 사례나 경험이더라도 어떻게 해석하고 접근하는가 어떻게 결론내리는가에 따라 다르겠지만서도, 학술적으로 깊은 이해를 보유하지 않은 일반 독자 입장에서는 그저 비슷비슷하게 느껴질 뿐입니다. 또 사실, 이와 유사한 책들이 많이 보급되어 있지요.

후반부 쪽에 일부 언급된 싸이코패스에 대한 이야기들은 제법 신선했습니다. 다른 데서 읽지 않아서였는지도 모르지만, 연쇄살인범이나 상상하지 못한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로만 이해되던 싸이코패스에 대해서 조금 더 넓은 이해를 하게 된 것이 성과라면 성과라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어떤 현상이나 상황들이라는 것이, 무언가에 의해서 급격하게 변화되거나 갑자기 생긴 현상이 아니라는 쪽의 관점을 가지고 있는지라, 반전이나 역적, 기적같은 것에 대한 일련의 반발감같은게 있는 편입니다. 즉, 어떤 일이든 이유가 있게 마련이고, 그렇게 밖에 안되게끔 하는 무엇인가가 진행되어 오는 것이라고 믿고 있기에, 이런 자극적인 멘트나 주장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물론, 저자도 그렇게 주장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독자들이 오해할까바.. 노파심에 언급합니다.)

분명히 상당히 흥미로운 책임에 분명하지만, 이미 유사한 책들을 읽었던 분들이라면 기대치를 좀 낮추시는 편이 좋을 테구요. 관련된 책을 읽은 경험이 전무하다면, 흥미롭게 읽을만한 책이지 않나 싶습니다.

반전기술은 몇 초 안에 이뤄져야 하고, 별로 진화학 시간도 없다. 당연희 의외성Incongruity이 그 핵심 요소이지만 그것으로 다 되는 것은 아니다. 눈앞의 것을 얻느냐 잃느냐는 단순성Simplicity, 본인에게 이익이 된다는 인식Perceived self-interest, 자신감Confidence, 공감능력Empathy이라는 네 가지 추가 요소에 달려 있다. 이는 동식물이나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사기꾼에게도 반드시 필요한 설득의 불가결한 요소이다. '다섯 가지 영향력SPICE'을 잘 배합하면 치명적인 무기가 되는 것이다. 또 거창한 말이나 논조를 내세우지 않을 때 더욱 효과적이다. (22-23쪽)
그 비결이란 놀라울 정도로 간단한 것이었다. 그냥 자기 손을 깔고 앉는다는 것이었다. 맞은편 의자를 자기 것보다 약간 높게 하여 앞에 앉은 사람이 마르코를 내려다보며 이야기하게 하고 자기는 올려다보며 듣는다는 것이다. 아, 한 가지가 더 있었다. 일단 최악의 상태가 지나가고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되고 나면 앞에 앉은 사람들의 눈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것이었다. 화가 잔뜩 나서 거의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미소를 짓고는 한 차례 팔을 만져줬다고 한다. (43쪽)
"소송의 승패는 단지 사실에만 근거하는 게 아니라, 인상에 따라 결정됩니다. 암시를 통해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지요. 노련한 변호사는 법정에서 이야기를 풀어냄으로써 배심원들을 은근히 그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입니다. 배심원들이 법정에서 처음으로 느끼게 되는 게 육감입니다. 심정적으로 마음을 정하게 되지요. 그러면 그 처음 받은 직감을 확인시켜 주는 식으로 증거를 제시하는 것이 비결이에요. 일상생활에서와 똑같지요. 어떤 사람에게 본인의 생각이 처음부터 계속 맞았다고 믿게 하는 것이 계속 다 틀렸다고 믿게 하는 것보다 훨씬 쉽지요. 좋은 변호사는 좋은 심리학자이기도 해요. 그냥 증거 제시한다고 되는 게 아니지요. 어떻게 제시하느냐가 중요해요." (147-148쪽)
분석을 해 보니 설득의 주축 역할을 하는 다섯 가지 요소가 드러난 것이다.
1. 단순성 Simplicity
2. 본인에게 유리하다는 인식 Perceived self-interest
3. 의외성 Incongruity
4. 자신감 Confidence
5. 공감 Empathy (236쪽)
전환점(티핑 포인트) 정도가 아닌 반전점(플립핑 포인트)를 생각하라.
마음을 해킹하는(마인드 해킹) 정도가 아니라 마음을 잡는 것(마인드 재킹)을 생각하라.
언어로 뮤뎌지기 전의 자연세계 설득력을 생각하라. (27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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