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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종이책

[서평] 전자책의 충격 - 사사키 도시나오

제목 - 전자책의 충격
저자 - 사사키 도시나오

출판 - 커뮤니케이션북스
분량 - 250
ISBN- 9788964060964


우주님 블로그에 쓰인 리뷰를 읽고, 바로 구매해서 읽어버린 책입니다. (http://oojoo.tistory.com/445)
근래에 가장 많은 뉴스를 만들어내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고.. (킨들, 아이패드, 올레패드, 비스킷, 스토리 등등), 개인적으로도 상당히 많은 관심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인터파크 비스킷 체험도 해보구요.

한 마디로 멋진 책입니다. 전자책을 둘러싼 탁월한 식견을 엿볼 수 있는 책입니다. 과연 책과 관련된 시장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궁금하다면 이 책 한권으로 해결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저자가 언급한 각각의 예측과 내용들이 모두 맞아 떨어질거라고 하기야 어렵겠지만, 기본적인 방향은 맞을 거라고 의심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킨들과 아이패드의 전쟁터인 것처럼 보이지만, 궁극적으로 이 싸움을 미래의 책을 둘러싼 플랫폼을 장악하기 위한 전쟁이라는 점, 기존의 책과 관련된 여러 시장들 - 출판, 도매/소매, 인쇄 등 - 에 극적인 변화가 발생하리라는 점, 책이라는 컨텐츠를 유통하는 전체적인 Framework에 변화가 생길거라는 점 등은 깊은 동감을 하게 됩니다.

여태까지 막연하게 그런 변화를 짐작하거나 조심스레 예상하는 정도였다면, 이 책을 통해 반드시 일어날 거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렇기 블로그 카테고리도 재분류를 했답니다. 종이책과 전자책으로 구분해서.. 하하, 언젠가는 단말을 사야할텐데 일단은...) 일전의 몇몇 글에서 책의 형태나 구성 등에서 기능적인 변화를 꾀하거나 예상된다는 얘기를 한 적은 있습니다만, 그런 변화가 이미 있는지도 이 책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더군요. 예를 들어, 킨들3에 포함되어 있다는 Social Highlighting 같은 거는 정말.. 제대로다 싶습니다. 주된 기능이, 같은 책을 읽은 많은 다른 사람들이 밑줄그었던 영역들에 옅은 색으로 밑줄 표현을 해준다고 하네요. 멋지지 않습니까 ?

책, 그리고 전자책에 대해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반드시 읽어보고 또 앞날을 대비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많은 책들에서 뒤쪽에 후기나 또는 역자의 글, 또는 관련된 다른 글들을 일부 싣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책의 경우, 이 책 뒤에 있는 여러 글들이 품고 있는 포스가 대단합니다. 오히려 더 잘 정리되어 있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꼭 빠짐없이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전자책 리더 전쟁의 향방을 결정할 것인가? 답은 '플랫폼'이다. 플랫폼이란 '토대'나 '시스템'을 말한다. 즉, '책을 사서 읽을 수 있는 매력적인 기반'을 제공하는 곳이 강한 플랫폼으로 책의 세계에서 군림할 것이란 뜻이다. 그렇다면 전자책에 요구되는 플랫폼이란 것은 과연 어떤 것일까? 다음과 같은 요소를 제시할 수 있다.
1. 많은 베스트셀러를 갖추고 있을 것
2. 독자들이 읽고 싶어 하는 책, 알지는 못하지만 읽어 보면 재미있을 만한 책을 제시할 수 있을 것
3. 이러한 책을 빠르고 간단하게 손에 넣을 수 있도록 최적의 기기를 사용하면서 기분 좋은 환경에서 책을 읽을 수 있게 할 것
(17쪽)
마이크로 콘텐츠란 무엇인가? 현재 다양한 미디어에서 극적으로 읽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신문기사나 동영상, 음악 등의 콘텐츠가 잘게 나뉘어 유통된다는 것이다. 신문기사는 신문이라는 패키지로 만들어 1면부터, 정치면, 경제면, 문화면, 사회면의 순서에 따라 면 단위로 읽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인터넷 시대에 들어서며 패키지 기반의 신문 읽기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많은 인터넷 사용자들이 RSS 리더 (인터넷 사이트에서 업데이트된 정보를 전송해 주는 서비스)에서 기사를 받아 읽거나, 기사를 소개한 블로그의 링크를 따라 신문기사를 읽게 되었다. (24쪽)
대량으로 만들고 대량으로 파는 매스 모델형 서적 유통과 다품종 소량생산 중심의 도서문화는 정말로 어울리지 않는 대립 현상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잡지가 많이 팔리면서 출판사가 성장하게 되고, 경제성장에 힘입어 학력이 높아졌으며, 선진국형 소비 흐름 속에서 교양에 대한 수요가 발생한 것은 사실이었더. 매스 모델형 도서문화가 상당 기간 유지될 수 있었던 이유는 이런 환경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도서문화에 대한 환상이 너무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일본의 충판문화는 치명적인 문제점을 끌어안게 되었다. (144쪽)
출판사나 텔레비젼 방송사, 신문사가 정보를 독점하고 과잉의 부를 얻던 시대의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 시대에 축적된 부를 포식하며 타성에 젖는 것은 개인의 자유다. 그러나 그렇게 바에서 뒷담화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책의 플랫폼은 토대부터 붕괴하고 있었다는 것을 그들은 눈치채지 못했다. (149쪽)
가장 좋은 방법은 다베로그에서 즐겨찾기에 넣을 리뷰어를 찾는 것처럼 자신에게 가장 좋은 책을 추천해 주는 사람을 찾는 것이다. 나는 이처럼 '자신에게 가장 좋은 정보를 제공해 주는 사람'을 마이크로 인플루언서micro influencer라고 부른다. 작은 공간에서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사람이란 의미다. (168쪽)
내가 예측하는 전자책을 둘러싼 환경은 이로써 완성되었다. 킨들이나 아이패드와 같이 전자책을 읽는 데 적합한 기가, 쾌적하게 책을 구입해 읽을 수 있는 플랫폼, 자가출판과 책의 플랫화, 그리고 콘텍스트를 매개로 책과 독자가 얽히는 새로운 매칭의 세계, 퍼즐 조각은 전부 맞춰지고 그림은 완성되었다. 우리 앞에 새로운 전자책의 생태계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190쪽)
아마존이나 애플이 전자책 단말기(킨들, 아이패드)를 판매하고 콘텐츠 마켓(아마존닷컴, 아이북스스토어)을 구축하는 목적은 무엇보다 전자책 플랫폼의 지배자가 되려는 것이다. 플랫폼은 1위로 쏠림이 일어나는, 디지털 경제의 특성인 네트워크 경제의 상징이다. 전시된 상품이 많고 구매와 판매가 원활하게 이뤄지는 플랫폼에 참여자가 몰려든다. 이 플랫폼 경쟁에서 가장 큰 이익을 보는 쪽은 플랫폼을 설계해 제공하는 플랫폼 운영자다. 전자책 경쟁을 벌이고 있는 애플과 구글, 아마존은 무엇보다 플랫폼 운영업체다. 이 플랫폼을 활용하는 이북 단말기 업체나 기존의 출판사, 또는 이동통신사 등은 제한된 영향력을 행사할 따름이다. (222-223쪽)
쉽게 말해 '루쉰의 책 전체를 모아 놓은 것'에서 루쉰의 모든 것을 모아 놓은 것'으로 진화하는 것이다. 양장전집+페이퍼맥+단편챕터들+전자책+루쉰 판화와 그림+루쉰평전+다큐멘터리+강의 동영상+루쉰 함께 읽기 모임+루쉰 관련 석박사 논문+루쉰작품 평론+루쉰관련 사진+전시화+그 밖에 각종 UCC등 루쉰과 관련된 모든 데이터를 한 군데 모아 놓으면 그 어떤 포털 사이트와도 경쟁할 수 있는 강력한 플랫폼이 된다. 국내 저자들의 경우도 관련 학위논문이나 소논문을 모두 모아 놓는다. 주제가 선명할수록 그것을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을 구성할 수 있고, 그것을 데이터로 남기면 콘텐츠 생산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 올드 콘텐츠와 뉴미디어는 이런 식으로 시간을 뛰어넘어 한데 뒤섞이고, 과거는 현재로 불려 나와 미래가 된다. (2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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