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01. 종이책

[서평] 탐욕의 시대 - 장 지글러

본 게시물은 도서를 읽고, 개인적인 소감과 비평을 기록하고자 하는 비영리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해당 글이 저자 또는 관련자의 저작권을 침해하고자 하는 의사는 없으며, 만일 그런 부분이 존재한다면 자체적으로 수정, 블라인드, 삭제 처리하겠으니 상세히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
제목 - 탐욕의 시대
저자 - 장 지글러

출판 - 갈라파고스
분량 - 362P

ISBN-
9788990809254

역시나 티스토리+알라딘 서평단 자격으로 받은 책이다. 조금 늦었지만 올려본다. 더불어, 현재도 새로운 서평단을 모집중이던데 계속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이 책을 읽는 이에게는 약간의 주의가 필요하다. 나름대로 저자의 과격한(?) 견해에 놀랄지도 모르나, 그게 바로 현실이다.

왜 인류의 반 이상이 굶주리는 것일까 ? 왜 남는 식량이 굶는 이에게 제공되지 못하는 것인가 ? 왜 어떤 나라는 부채에 허덕이고, 거기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인가 ? 와 같은 주제에 대해, 저자는 차갑기는 하지만 사실에 기반한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UN 인권위원회의 식량조사관으로 전 세계를 누비면서 알게 된 많은 것들을 이 책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냉전시대 이후, 점점 봉건화(?)되어가는 글로벌 다국적기업들을 지적하고, 그들의 비즈니스가 현재의 모순을 심화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한다는 것 폭로하고 있다. 네슬레, 몬산토, 다우케미칼 등과 관련된 이야기나,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들은 읽는이에게 전해주는 바가 많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갖게 되는 몇 가지 느낌은 일단 부끄러움이다. 모순의 전면에 나서지 못한 지식인(?)이 가질 수 밖에 없는 부끄러움. 내 가족과 국가가 수탈당하는 국가에서 수탈하는 국가로 발전했음에 대한 부끄러운 안도감, 과연 이런 세상이 어떻게 발전할 수 있겠느냐라는 데에 대한 의구심. 저자와 같은 이들이 존재한다는 것에 대한 존경심과 안도감. 어찌되었든 간에 잘 풀려갔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램.. 모 이런 것들이다.

기본적으로 역사는 발전하고야 말 것이라는 긍정적인 세계관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도, 오늘 내일 하루 하루의 생존과 생활을 걱정하고 우려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주는 무게감과, 그 생존과 생활에 짓눌려 뜻하지 않은 일들을 아무 거리낌없이 할 수 있게 된 습관의 무서움, 마치 톱니바퀴처럼 맛물려 돌아가는 고도 자본주의 사회가 제공하는 두려움이 아마도 현재 독자가 갖게 되는 한계가 아닐까 싶다.

자 그럼 이제 과연 무엇을 할 것인가 ?

p17
투쟁은 아는 것에서 출발하며, 투쟁을 통해서만이 자유와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물질적인 조건을 획득할 수 있다. 약육강식 체제를 파괴시키는 일이 세계 시민들에게 주어진 과제다. 레지 드브레(1940~. 프랑스 출신 철학자, 교수, 기자, 볼리비아에서 체게바라의 혁명 동지로 지낸 일화로 유명하다.)는 "지식인의 의무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증언하는 것이다. 지식인의 의무는 민중을 현혹시키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무장시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p30
앙리 르페브르는 1970년대 중반에 그의 유명한 저서 [헤겔, 마르크스, 니체 또는 그림자의 왕국]을 발표했다. 책이 출판되었을 무렵 라디오 프랑스의 한 기자가 그에게 물었다. "저는 선생님 기분을 상하게 할 마음은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선생님을 가리켜서 유토피아를 꿈꾸는 몽상가라고 하더군요." 그러자 르페브르는 답변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그런 말을 들으니 영광이군요. 나는 그렇게 평가되기를 바랍니다. 자기 눈앞에 펼쳐진 지평선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눈에 보이는 것만 보는 사람들, 다시 말해서 실용주의만 고집하며 일단 손에 쥔 것만 가지고 무언가를 하려는 사람들은 절대로 세상을 바꿀 수 없습니다. 오직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사람들, 지평선 너머로 펼쳐져 있을 세계를 보는 사람들만이 실재론자들입니다. 이 사람들만이 세상을 바꾸는 행운을 거머쥘 수 있습니다. 유토피아는 지평선 너머에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분석적인 이성으로는 우리가 원하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가 바꾸고 싶어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간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다음에 도래할 것, 우리가 원하는 것, 지금과는 전혀 다른 세상은 내면의 눈, 즉 우리 안에 깃들어 있는 유토피아를 통해서만 볼 수 있습니다."

p247
여기서 한번 정리를 해둘 필요가 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비중이 큰 500개의 거대 다국적 기업들이 지구 전체 생산의 52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500개 기업 중에서 58퍼센트는 미국에서 출발한 기업들이다. 이들 500개 기업은 모두 합해도 고전 전 세계 노동력의 1.8퍼센트만을 고용하고 있다. 이들 500개 기업이 축적한 부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133개국의 부를 모두 합한 것보다 크다.

p343, 344
카를 마르크스 "혁명가는 한 포기 풀이 자라나는 소리도 들을 줄 알아야 한다."
빅토르 위고 "당신들은 구호를 받는 가난한 자들을 원하지만, 나는 가난이 없어지기를 바란다."
파블로 네루다 "그들은 꽃이란 꽃은 모조리 꺾어버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해도 결코 봄의 주인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본 도서 리뷰는 티스토리와 알라딘이 제공하는 '블로거 북 리뷰' 행사에 참여하는 블로그 포스트입니다."

차갑지만 가슴을 바로잡게 만드는 책이다. 부끄러움을 알게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