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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Etc

나는 꼼수다가 주는 득실...

얼마 전부터, 장안의 화제(?)인 나는 꼼수다를 팟캐스트를 통해 듣고 있습니다. 워낙에 많은 분들이 듣고 계신지라, 그 내용 하나하나를 언급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는 것 같구요. 제가 다른 분들에 비해 좀 늦게 시작한지라, 1편부터 열나게 연속으로 듣고 있는데, 이제 15편째 정도 듣고 있군요.

상당히 가볍게 들리기는 하지만, 여러가지로 느끼는 것도 많은 게 사실입니다. 좀 정리해 보자면..

  • 현실 정치, 특히 제도권 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정치적 이슈들을 상당히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 물론, 이게 정확한 이해인지 아닌지를 떠나서, 누군가의 해석에 근거하는 - 해준다는 점..
  • 주로 출퇴근 길에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는 것에 익숙한데 - 사실, 이 행위를 하지 않으면 상당히 불안합니다. 시간도 안가고 - 꼼수다를 듣기 시작한 이후부터, 책도 안 읽히고 집중도 안됩니다. 즉, 책과 관련된 진도가 전혀 나가지 않는 문제를 발생시키더군요.
  • 세상을 바라보는 View 를 매우 부정적으로 - 약간은 풍자적이고, 폭로적이고, 해학적인 부분을 통해서 사실 쾌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 유도하는 경향을 갖습니다. 어찌 보면, 이게 진실인지도 모르지만.. 이게 다 진실이라면 참 정치에 환멸을 느낄 수 밖에 없기도 합니다. 사실, 그럴수록 현실 정치, 제도권 정치를 엎어야 하는 동기가 부여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 그러면서도, 귀에서 방송을 끊을 수 없는 것은, 일반 공중파나 케이블 등의 많이 또는 약간은 정제된 방송들에서 느낄 수 없는 솔직함과 비상업성에 기반한 - 오히려, 우리가 소주 한잔 기울이면서 주워들은 이런저런 찌라시 정보들을 나누는 듯한 재미를 주기 때문입니다.
아는 선배가 꼼수다에 관련된 얘기들을 하다가, 정권으로부터 해꼬지 당하지 않겠느냐는 걱정을 비추었더니, 해꼬지라는 것은 무언가 잃을 것이 있는 사람들에게 할 수 있는 것인데, 이 방송을 리딩하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잃을게 없어서 미묘하다고 하더군요. 어찌 보면 실업자들이니 말이죠.

여튼, 정치가 경제라는 키워드에 짓밟힌 현실에서 이런 방송이 매우 자극적으로, 그리고 의미있게 다가오는 것은 정치라는 키워드가 가만히 살펴보니, 내 삶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는 점일 겁니다. 그들이 집행하는 여러가지 일들이, 내가 먹은 음식, 내가 타는 교통수단, 내 월급, 내 세금에 엄청난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음을 절묘하게 인식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점..

이런 의미에서, 가카 헌정 방송이 계속되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