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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종이책

[서평] 촘스키, 사상의 향연 - 노엄 촘스키

제목 - 촘스키, 사상의 향연
저자 - 노엄 촘스키
출판 - 시대의창
분량 - 932쪽
ISBN- 9788959400874

무척이나 두꺼운 책입니다. 생존하고 있는 가장 저명한 석학으로 알려져있는 촘스키에 대해서는 생각보다 아는 바가 별로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마음먹고 읽기 시작했는데, 읽기도 어려웠고, 이해하기도 어려웠습니다. 워낙에 방대한 분량인데다가 제 수준으로는 이해하기도 쉽지 않았는데다가, 읽는 중에 지쳐서 이해보다는 읽기에 너무 급급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간략히 요약하자면, 노엄 촘스키는 언어학자이고, 언어학자로서의 업적도 대단하다고 하는데, 이 역시도 참 이해하기는 쉽지 않더군요. 다만, 촘스키는 언어학자로서만이 아니라 반제국주의 사상가(??)로 더 유명하지요. 주된 논지는 현대 자본주의 (미국 중심의 제국주의적 자본주의) 를 비판하고, 미 제국주의를 떠받치는 수단으로서의 프로파간다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결국 기업 프로파간다를 통해서 지탱하고 있는 기업권력 중심의 미국 사회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룹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가는 가장 현실적인 수단으로서 교육 특히 대학교육 및 환경의 중요성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유대인이고, 전 세계가 인정하는 언어학자이자, 석학인 미국인 촘스키가 미국을 비판하는 모습은 매우 생경해보이기도 합니다만, 고령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사회적/학술적 활동을 열정적으로 펼치는 모습은 참 배울만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읽는이의 부족함으로 인해, 촘스키 교수의 논점을 정확히 이해하고 전달하는 데에 큰 한계가 있지만, 역시 전세계인이 존경하는 석학 그리고 저자에게 큰 존경을 보냅니다.


세계는 복잡한 곳이다. 분자가 되었든 국제사회가 되었든 무엇을 보든 간에 수많은 상이한 관점이 있으며 어떤 관점을 고르느냐에 따라 굉장히 상이한 대답을 얻는다. 이것은 과학에서 하나의 원칙이다. 어찌하여 사람들은 실험을 할까? 실험하는 것은 창조적 행위다. 실험은 사물들이 작동하는 바탕인 근본 원리와 무관한 것들을 제거하려는 노력이다. 그리고 나서 원리들을 아주 분명하고 단순한 것으로 확정할 수 있나 살펴보고 다음은 그것을 근거로 하여 복잡한 실재에 대한 어떤 모습을 재구성한다. 그러나 이렇게 해도 결코 실재의 근처에도 가지 못한다. 왜냐하면 실재는 매우 복잡하고 간섭하는 요인들이 많으며 기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자연과학의 실험은 무엇이 되었든 간에 문제를 해명해주는 관점을 발견하려는 시도다. 그러한 접근 방식은 인간사 같이 복잡하면서 잘 이해되지 않는 사물들을 접했을 때 더욱더 필요하다. 우리는 흥미로운 논지를 전개할 수 있는 관점을 발견해야 한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아무리 시도를 해도 고도로 복잡한 실재의 한 가지 유용한 측면만 파악할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측면이 중요한 어떤 것이기를 기대한다. (50-51쪽)

듀이의 핵심적인 주제들 가운데 하나로 돌아가보자. 생산의 궁극적 목적은 상품의 생산이 아니라 평등한 조건에서 상호연관된 자유로운 인간의 생산이라는 것이다. 이 주제는 물론 교육의 문제를 포함한다. 교육은 두이의 으뜸가는 관심사 가운데 하나였다. 버트란드 러셀의 입장으로 옮겨서 보자면 교육의 목표는 "사물에 대한 지배가 아니라 그것이 지닌 가치에 대한 이해를 부여하는 것이고, 자유공동체의 지혜로운 시민을 육성하는 것이고 시민정신에 자유와 개인적 창의력을 결합시키는 것이다. 이는 마치 정원사는 어린 나무를 이렇게 생각한다. 적절한 토양과 공기와 햇빛이 있다면 놀랄 만한 형태로 발전할 선천적 본성을 지닌 재목이다." (71쪽)

복잡한 미래를 통과하는 데 번번이 실패하는 쥐를 보고 우리는 웃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쥐는 항상 실패하게 마련이야. 미로를 올바로 볼 수 없기 때문이지. 이런 시험은 영원히 실패하게끔 운명지어져 있어."
인간 이외의 어떤 지능을 갖춘 존재가 있어서 우리 인간과는 다른 유정 계통에 따라 조직되었다고 한다면, 이 존재는 위에서 말한 것과 유사하게 이렇게 말할 겁니다. "인간은 자유의지의 문제를 언제나 그릇된 방식으로 설명하지. 이 문제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는 인간의 생물학적 본성과 관련이 있어."
자유의지가 인간이 도저히 풀 수 없는 미로라는 것으로 밝혀질 소지가 많습니다. 우리 인간이 그 쥐와 같은 입장인지도 모릅니다. 쥐는 특정한 종류의 미로를 풀 수 있게끔 구조적으로 설계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리하여 비록 미로의 문제를 푸느라 수억 년 동안 매어 있다 한들 결코 해결하지 못합니다. 거의 확실하게 옳은 과학적 이론들이면서 유전적으로 결정된 우리 인간 노의 구조로 말미암아 이해할 수 없는 이론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들을 무척 알고 싶어 합니다. (126~127쪽)

오늘날 언어 연구의 특정한 형태로 부상하고 있는 상호유사한 개념들은, 갈릴레오의 사상 속에서도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가속도와 관련된 연구논문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자연의 작용이 지닌 특징과 특성들에 대한 우리의 통찰로부터 지도를 받아가며 우리는 연구를 진행한다. 자연은 어떤 작용을 하기 위해 최소한의 정교하고 단순하고 매우 쉬운 수단을 채택한다. 그러기 때문에 물고기와 새들이 본능적으로 사용하는 실제의 방법보다 더 단순하고 쉬운 방법으로 수영과 비행을 할 수가 없다." 좀더 신학적인 논조로 그는 주장했다. "신은 항상 가장 쉽고 단순한 규칙을 따른다. 그러기 때문에 더욱더 그의 권능은 가장 어려운 방식을 통하여 나타나는 것이다." 과학사학자 피에트로 레돈디 P. Redondi의 말에 따르면 갈릴레오는 "자연은 완벽하고 단순하며 아무것도 헛되이 창조하지 않는다."는 존재론적 원리를 따랐다. (186-187쪽)

여러가지 방식으로 미국사회는 참으로 개방적이며 진보적 가치들을 보존한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들과 흑인들과 다른 소수인종들이 잘 알고 있듯이 겉치레의 진보적 가치들은 두께가 아주 얇다. 마크 트웨인에 따르면 "하느님의 친절한 배려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의 값어치가 나가는 세 가지를 갖고 있다. 그것은 언론의 자유, 양심의 자유, 그리고 이것들을 절대로 실행하지 않는 신중함이다." 신중함이 부족한 자들은 톡톡히 값을 치를 것이다. (311쪽)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좌파의 운동은 현대사회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다수의 대중에게 설득력 있는 미래의 사회질서에 대한 비전을 세워야 한다.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성공할 기회도 없거니와 성공할 만한 값어치도 없다. 좌파 운동의 참된 목표와 조직의 형태는 정치적 투쟁과 사회 재건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만 설정될 수 있다. 진정한 진보적 문화는 대중 대다수의 정신적 변화를 통해서만 창조될 수 있다. 이것은 인간의 창의성과 자유의 지평을 확대시킬 수 있었던 모든 사회혁명의 기본적인 특징이다. (327쪽)

20세기 미국 역사의 주요 이슈들 중 하나는 의심할 나위 없이 기업의 프로파간다입니다. 그것은 하나의 거대한 산업입니다. 말할 필요도 없이 그것은 상업적 미디어를 장악하고 있지만 그 밖에도 대중과 접하는 모든 시스템 전체를 망라합니다. 예를 들어 오락산업, 텔레비전, 학교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의 상당량, 신문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의 대다수 등이 그런 시스템의 일부입니다. 양적으로 거대한 이것(기업의 프로파간다)은 곧바로 홍보산업의 산물입니다. 홍보산업은 이 나라에서 20세기 초에 일어났으며 1920년대부터 발전했습니다. 이제는 전 세계로 퍼졌지만 여전히 이 나라에서 기세를 크게 떨치고 있습니다. (484-485쪽)

그게 1816년이었습니다. 10년 뒤인 잭슨 민주주의 동안 제퍼슨은 약간 낙관적이 되었습니다. 죽기 몇 시간 전에 그는 독립선언 50주년 기념식장에서 연설을 했습니다. 그 연설에서 제퍼슨은 두 가지 카테고리의 사람을 구분했는데, 이 구분은 크게 주목할 만합니다. "한 카테고리는 민중을 불신하고 두려워하여 민중들의 손으로부터 권력을 빼앗아서 고귀계급의 사람들에게 건네주려는 사람들이다. 다른 한 카테고리는 민중과 자기자신을 동일시하고, 민중을 신뢰하며, 비록 민중이 가장 현명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공공 이익을 맡길 수 있는 가장 정직하고 안전한 보관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제퍼슨은 두 번째 카테고리의 사람들이 권력을 잡기를 바랐습니다. (517쪽)

20세기 기업 프로파간다를 연구한 오스트레일리아의 알렉스 캐리는 미국에 대해서 아주 흥미로운 글을 많이 썼습니다. 그의 어떤 저서는 이런 말로 시작되는데 아주 정확한 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20세기는 정치적 중요도가 아주 높은 세 가지 발전 사항을 그 특징으로 한다. 첫 번째 발전은 민주주의의 성장이다. 두 번째는 기업 권력의 성장이다. 세 번째는 민주주의로부터 기업 권력을 보호하기 위한 기업 프로파간다의 성장이다." 이건 정말로 맞는 지적입니다. 무지한 대중에 대한 공포와 그들을 통제하기 위한 방법론의 새로운 버전인 겁니다. 최근의 미국 역사를 살펴보면 이 점은 더욱 분명해집니다. (526쪽)

이런 의미에서 나는 나 자신을 자유사회주의자라고 선언합니다. 국가든 경제든 집중된 권력이 제거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 권력을 널리 확산시켜 참여자들의 직접 통제 아래 두어야 합니다. 나는 이런 전망이 아주 현실적이라고 봅니다. 가령 현재 남아 있는 증거들(많지는 않지만)은 노동자의 직접 통제가 효율성을 높인다는 것 보여줍니다. 하지만 자본자들은 그걸 원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걱정하는 것은 생산성이나 효율성이 아니라 통제권의 상실입니다. (6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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