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01. 종이책

[서평] 백범일지 - 김구

제목 - 백범일지
저자 - 김구
출판 - 돌베게
분량 - 456쪽
ISBN- 9788971992258

달리 말이 필요 없는 책입니다. 제 기억에는 거의 중학교 때부터 필독서로 일컬어지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이제서야 읽었다는 점이 죄송스러울 뿐입니다. 물론, 책 중간 중간에 나오는 많은 이야기들은 백범 선생의 위인전에서 또는 또 다른 인용구에서 접한 것은 사실이지만, 한 권 그대로를 들고 읽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선입견을 가질 수 밖에 없을텐데, 역시나 제가 생각했던 백범일지와는 좀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오히려 훨씬 더 읽을만하고, 재미있고 또 감동을 주는 책이랄까요 ? 선생의 일생을 고스란히 자신의 관점으로 기술했다는 점도 놀랍지만, 그 곳곳에 자기 자신을 반성하고 곱씹는 글에서는 저 자신을 반성하게끔 합니다. 가끔 이런 해방 전후사에 관련된 책을 읽을 때면 한번씩 해보는 생각입니다만, 과연 나는 그 시대에 태어났다면 이 분들처럼 꼿꼿할 수 있었을까 ? 부끄러운 행동을 하지 않을 자신이 있을까 ? 전향하지 않을 자신은 있는가 ? 솔직히 이런 자문에 용기 있게 대답할 자신은 없습니다.

그러기에 선생의 일생을 이와 같이 쭈욱 읽어가면서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되는 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매우 늦게서야 이 책을 읽게 되었지만, 다른 분들은 조금만이라도 먼저 접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나라 잃은 이의 애국심이나, 박지성/김연아를 응원하는 애국심이나 그 정도와 깊이의 차이는 없지 않겠으나,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을꺼라 믿어봅니다.

다만, 조심해야 하는 부분들은.. 선생의 사상과 관점으로 씌어진 글이니 만큼, 그 시기에 독립운동을 했던 모든 분들을 끌어안는데에는 한계가 없지 않습니다. 각기 자신들의 노선과 관점에 따라 활동한 많은 분들을 모두 이해하거나, 비판적으로 바라보지 않을 정도의 시선을 갖고 있는 분들에게는 무리가 없는 책입니다. 더불어, 이 시기를 잘 설명해주는 다른 책들을 통해서 보다 이해를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언젠가 시간이 허락된다면, 대학시절 읽었던 해방전후사의 인식과 같은 류의 책들을 한번 다시 읽어보고 싶습니다. 물론, 좀더 폭넓은 시야를 갖고 접근해야 하겠지요.


눈오는 벌판을 가로질러 걸어갈 때
발걸음 함부로 하지 말지어다
오늘 내가 남긴 자국은
드디어 뒷사람의 길이 되나니 - 서산대사

세 놈이 마주 들어다가 유치장에 눕힐 때는 이미 동창이 밝았다. 내가 신문실에 끌려가던 때는 어제 해 진 후였다. 처음에 성명부터 신문을 시작하던 놈이 불을 밝히고 밤을 새우는 것과 그놈들이 온 힘을 다해 사무에 충실한 것을 생각할 때에 자괴심을 견딜 수가 없었다.
나는 평소에 무슨 일이든지 성심껏 보거니 하는 자신도 있었다. 그러나 나라를 남에게 먹히지 않게 구원하겠다는 내가, 남의 나라를 한꺼번에 삼키고 되씹는 저 왜구와 같이 밤을 새워 일한 적이 몇 번이었던가? 스스로 물어보니, 온몸이 바늘방석에 누운 듯이 고통스런 와중에도, 내가 과연 망국노의 근성이 있지 않은가 하여 부끄러운 눈물이 눈시울에 가득 찼다. (221쪽)



본 게시물은 도서를 읽고, 개인적인 소감과 비평을 기록하고자 하는 비영리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해당 글이 저자 또는 관련자의 저작권을 침해하고자 하는 의사는 없으며, 만일 그런 부분이 존재한다면 자체적으로 수정, 블라인드, 삭제 처리하겠으니 상세히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01. 종이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평] 소셜커머스 - 김철환  (0) 2011.05.11
[서평] 끌림 - 이병률  (0) 2011.05.09
[서평] 자전소설 - 김경욱 외  (0) 2011.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