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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종이책

[서평] The Link - 이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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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The Link
저자 - 이근상

출판 - 웅진윙스
분량 - 252P
ISBN- 9788901098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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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위드블로그(http://withblog.net) 을 통해서 리뷰용으로 제공받은 책이다. 일단 읽기에 부담은 없고, 상당히 재미있는 사례들이 소개되고 있다. 특히나, 이와 같은 광고/브랜드/마케팅/홍보 등의 내용을 담은 책들의 경우, 해당 분야 전문가가 아닐지라고 나름 흥미를 유발하는 분야이기에 어쩌면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에 큰 어려움이 없다. 사실 이 책에서도 언급되고 있지만, 매일 매일 매우 다양한 수단과 매체를 통해서 엄청나게 많은 광고나 홍보, 브랜드를 마주치게 되니 낯설래야 낯설 수 없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물론 개인이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간에 말이다.

일단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주제는 책 서두에 언급된,

The Link = CBR (Creator, Brand, Relationship)

이다. 즉, Consumer 에서 변화/발전한 (이런 저런 상황 및 환경의 변화에 따라서) Creator 가 Brand 와 관계를 형성해가면서 Brand의 가치가 확보된다는 것이며, Creator와 Brand 를 연결하는 Relationship 을 소위 링크(Link) 로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 링크를 찾고 형성하기 위한 원칙과 기준, 그리고 효과적이었던 링크들의 사례를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다음과 같은 문제제기로부터 시작한다.

지금까지 브랜드를 커뮤니케이션하는 기본적인 패러다임은 브랜드를 어떤 형태로든지 정의하거나 자리매김해서 그 메시지를 가장 크리에이티브한 방법으로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려왔다.
브랜드보다는 제품의 기술적 측면이 강조되었던 시절에는 USP, 즉 그 제품만이 가진 특장점을 찾아서 강조해야 한다고 했었고, 제품 간의 기능적 차이점이 점점 줄어들면서부터는 각각의 브랜드가 차별적 이미지를 만들어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는 이론도 있었다. 1980년대에 들어서는 저마다의 자리를 정확하게 찾아 브랜드를 포지셔닝함으로써 일르 소비자들의 마음속에 각인시켜야 한다는 포지셔닝 이론이 전 세계 마케팅과 광고계를 지배하다시피 했다.
저마다 불리는 이름이나 접근방법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마케터나 커뮤니케이터들이 브랜드를 어떤 형태로든지 규정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한다는 것이었다. 이것을 통칭하여 브랜드 콘셉트 Brand Concept 라 부르자.
그런데 앞에서 발견되는 현상들을 보면 이런 방법은 더 이상 효력을 발휘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 방법론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하는 것이다. 스스로 브랜드 가치를 창조해내는 C들이 브랜드를 받아들이고 좋아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새로운 방법이 필요하다.
(P74~75)

그리고, 많은 사례들, 특히나 국내사례들을 많이 언급함으로써 독자들의 이해를 높이고 있다. 몇몇가지만 언급하면, 레간자, 아이파크,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 트롬, 부자되세요 등등.. 간단한 키워드만으로도 어떤 광고였는지가 생각나는 친숙한 사례들을 통해, 독자들에게 매우 쉽게 다가간다고나 할까 ?

분명 저자는 친숙하고 재미있는 사례 그리고 해당 도메인에서의 많은 경험을 통해서, 매우 적절한 문제를 제기하는 데에는 성공한 것으로 판단된다. 즉, 현재까지의 광고 및 마케팅과 앞으로 가야할 방향이나 방법은 분명 큰 차이가 존재할 것이고, 기존의 방식으로 효과를 얻는 데에는 아마도 제약이 존재할 것이라는 것...

그러면 과연 그것이 저자가 말한대로 Creator와 Brand 사이의 링크(Link)가 핵심인가에 대해서는 독자 입장에서 사실 잘 모르겠다. 개인적인 의견을 좀 이야기하자면.. 결국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하고, 이를 시장에서 소비자 대중에게 적절한(?) 가치에 전달하게 되며, 소비자는 이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활용가치를 소유하게 되는 것으로 본다면.. 결국 광고나 마케팅은 상품 및 서비스를 생산하는 자(기업, 자본가, 기관 등)가 시장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활동의 하나로 볼 수 있겠다. 좀더 좁혀서 이야기하면, 광고하고자 하는 상품 또는 서비스가 소비자들에게 선택되게 하기 위한 일련의 방법이나 기술, 전략을 세우고 수행하는 일련의 활동을 광고나 마케팅이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 물론, 저자의 글에서도 일부 언급되어 있듯이, 현대사회의 광고 대상이 순수하게 상품이나 서비스에만 집중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상징성을 가지는 브랜드, 이미지, 기업가치 등에 있다고도 하지만, 궁극적으로 이들을 존속하게 하는 것은 결국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상품, 서비스에 다름아니라고 할 때 별로 다르게 판단되지는 않는다.

그러면, 결국 광고나 마케팅은 생산하는 자의 이해관계를 반영하게 마련인 것이며, 소비자를 설득하거나 또는 소비자에게 어필하거나 등의 과정을 통해 목표하는 성과를 거두는 과정이라 할 수 있으, 이런 과정을 잘 하기 위해 시대와 상황에 따라 차별화된 광고전략과 기법을 사용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렇게 구구절절하게 이야기 하는 것은 - 개인적인 견해로는 저자의 의견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겠으나 - 기존에 없었던 Brand와 발전된 소비자 Creator와의 관계라기 보다는, 오히려 생산하는자(기업), 취득하고 소비하는자(Consumer, Creator) 사이의 관계일 뿐이며, 이 관계의 성격과 속성이 변화/발전하는게 본질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 즉 예전에는 단방향 화살표였는데, 이제는 점선 양방향 화살표라든지 모 이런..식의 관계의 변화로 봐야하지 않겠나 싶다.

너무 일반화해서 설명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지만, 기본적인 경제구조가 유지되는 선에서 시대와 상황에 따라 다른 접근전략과 기술이 발전하는 것은 매우 당연한 것이고, 물론, 저자의 설명과 견해는 분명 변화된 경제환경, 소비자의 성향에 따른 전략적, 효과적, 적극적인 광고 및 마케팅 기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점과 그런 관점에서 언급된 링크라는 개념의 유효성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고, 인정되는 부분이라 판단된다.

어줍잖지만, 여기까지가 그저 이 책을 읽고 난 다음의 개인적인 견해이다. 문제제기에는 충분히 효과적으로 성공을 한 듯하나 과연 그러면 그 링크가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세밀한 분석이나 원칙같은 것들이 좀더 상세하게 언급되었으면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 그리고 문제제기 이후에는 전반적으로 사례를 중심으로 너무 뭉뚱그려진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링크에 접근하는 구체적인 방법, 또 검증하는 구체적인 기법들을 찾아낼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란 생각이다. <- 사실 이런 일은 매우 어렵기도 하고, 조금은 너무 이론적으로 흐를 가능성도 있고, 독자들이 쉽게 접하기에는 조금 애매할 수도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 아쉬움이 있어서인지.. 딱 링크라는 개념까지만 이해가 되고, 그 이후에는 어찌해야 할런지에 대한 약간의 답답함을 마주하게 된다. 막말로, 이 글을 읽은 광고주가 "자, 우리 상품과 소비자, 우리 브랜드와 소비자 사이의 링크를 찾아주세요..!"라고 요구한다면 어찌 대응할 수 있을 것인지는 너무 막막한 것은 아닌지... <- 사실 저는 해당 업무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분야에 종사하며, 사실 너무 문외한인지라 이런 글을 쓰는 것조차도 쑥스럽기는 합니다.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는 이 입장에서는 여러가지 사례들을 접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사례들이 매우 친숙하기도 하고, 재미있다는 점은 이 책이 주는 매력이기도 하다.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거나 보지 않는다면, 충분히 의미있게 읽을 수 있다.

UCC라는 현상의 본질은 그 주체가 '나'라는 데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내'가 만들어서 올리고, 그것을 '내'가 보고 판단하며 또 다른 '나'에게 '내'가 퍼다 나르는 것이 UCC의 본질인 것이다. 이런 행위를 스스로 하고 있는 수많은 '나'가 바로 여기서 이야기하는 C이다. (P22)
- 사실 광고영역 뿐만 아니라, 여기저기서 공히 언급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오늘날을 사는 소비자들은 그것이 자신의 삶에 의미 있다고 생각하면 그것을 찾기 위해 어떤 노력이다로 할 준비가 되어 있고, 또 그런 노력에 대한 도움을 받을 수도 있는 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브랜드의 마케터나 그 광고를 책임지고 있는 광고 전문가가 해야 할 일은 이 브랜드를 어떤 자리에 가져다놓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이 브랜드가 어떻게 하면 그들의 삶 속에서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 아닐까 ? (P64)
- 결국은 소비자를 이해하고, 소비자를 설득시킬 수 있도록 하는 무엇을 하는 일이라고 보여진다. 즉, 소비자의 행동과 속성과 성향을 면밀히 이해하고 파악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한다. 다만, 광고뿐만 아니라, 정치도, 문화도, 경제도 그래야 하지 않을까 ? 소통이란 문제의 근원이다 싶다.

내가 전달하려는 속셈을 있는 그대로 글로 설득하려 들지 말아야 한다. 그들이 그렇게 느낄 수 있는 '고리'가 무엇인지를 잘 생각해보고, 그들 스스로가 결국에는 그렇게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P67)
- 그렇긴 한데, 사실 글이 많은 역할을 하는 것도 사실이며, 또 나름의 매력을 갖는 것도 사실이다. 글 이외의 매체에 대해서는 역시나 신중하고 진지한 고민이 전제되어야 하겠다. 이미지와 영상과 글과 향기와 등등은 결국 사람의 오감과의 소통일진데... 흠..

나는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할 때 첫 번째 장, 즉 표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표지의 제목이 생각나지 않으면 전체 프레젠테이션의 내용을 써나갈 수 없다. 프레젠테이션 제목이 내가 무엇을 설득할 것인가에 대한 모든 것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프레젠테이션의 제목은 설득해줘야 할 사람이 제일 처름 맞닥뜨리는 부분이다. 제목만으로도 자신들이 갖고 있는 고민을 얼마나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가를 느낄 수 있기 때문에 프레젠테이션 성패의 상당 부분은 제목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P135)
- 맞는 말인데, 자극적이고 효과적이고 함축적인 제목과 함께 그 내용의 충실함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저자도 그런 의미로 언급한 것은 아니리라..

자기 스스로를 2등이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했던 에이비스 AVIS라는 렌터카의 'Avis is only No.2 in rent a cars. So we try hasrder' 캠페인은 '정직하라'의 고전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에이비스는 자신의 위치가 2등임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용기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2등이니 훨씬 더 노력해서 더 좋은 서비스를 해주겠다는 메시지로 커뮤니케이션을 한 것이다. 하지만 에이비스의 이런 노력은 3년 뒤 리딩 브랜드인 허츠 Hertz의 캠페인에 의해 무력화되고 말았다. 'For years, Avis has been telling you Hertz is No.1. Now we're going to tell you why.' 에이비스가 지난 몇 년 동안 허츠가 1등이라고 말해왔는데, 이제부터 왜 그런지 알려주겠다는 캠페인이었다. 별다른 무기 없이 단지 2등이라는 이유만으로 더 노력하겠다는 메시지는 이렇게 무너질 수 밖에 없었다. (P170~171)
- 치고받는 공방전이 재미있다. 가장 재미있었던 사례 중의 하나랄까 ?

커 보이는 것을 크다고 얘기하는 것은 무슨 수를 써도 앞서가는 커뮤니케이션이 되기 힘들다. 커 보이는 것을 작다고 얘기해야 관심이라도 끌 수 있다. 스피드를 이야기하면서 빠른 것을 보여주는 것에는 놀라움이 없다. 스피드를 이야기하면서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여줘야 상대방의 마음을 흔들 수 있는 단초라도 마련할 수 있다. (P202)
- 결국 목표는 동일한데, 어떻게 접근해가야 하는가의 문제이다. 정공이냐, 역공이냐.. 가장 효과적일 것으로 예측되는 방법을 잘 선별할 수 있는 안목을 키우는 것이..

'급소를 찌르는 한 방'에서 또 눈여겨볼 부분은 '한 방'이다. 모든 힘이 급소를 향해 집중되어야 한다. 학자로서는 존경받지만 수업시간이면 외면받는 교수님들은 대부분 '아는 건 많은 것 같은데,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도통 알 수가 없다.'라는 평가를 받는다. 여자친구에게 해줄 것 다 해주고도 버림받는 남자친구들은 대부분 가슴에 남을 만한 진한 무언가를 해주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 주례사가 인기 없는 까닭에는 여러가지 있지만, 그중에서도 으뜸은 '구구절절 옳은 말씀이긴 하나, 청중의 가슴에 꽂히는 한 마디가 없기' 때문이다. (P221)
- 동감한다. 누군가에게 무엇인가를 전달하고자 할 때, 가장 좋은 전달방법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 전달받아야할 사람 입장에서 늘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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