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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종이책

[서평] 넥스트 컴퍼니 - 허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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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넥스트 컴퍼니
저자 - 허병민

출판 - 거름
분량 - 224P

ISBN- 9788934003762


위드블로그(http://withblog.net) 서평단 모집을 통해서 받은 책이다. 아마도 위드 블로그에서는 두번째 책인 것 같다. 처음 배송이 왔을때에는 그닥 느낌이 없었다. 매우 평범한 표지 디자인에, 그리 자극적이지 않은 느낌이랄까..? 저자 역시 그리 저명한 분이 아니어서인가.. 괜한 선입관을 가져버린 것 같다.

잠시 까먹고 있다가 며칠전에야 리뷰를 써야한다는 의무감에 책을 집어들었다. - 사실 요즈음 읽어야 하는 책이 좀 몰린 상태이라, 자꾸 후순위로 밀린 경향이 없지는 않다. 처음 몇페이지를 읽어가면서.. 이 책이 제법 자극적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즉, 일반적인 경영, 경영혁신, 경영이론서 등에서 제공하는 어쩌면 약간은 바른생활스러운 류의 문체나 주장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된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약력에서도 약간은 느껴지지만, 이런 저런 경험으로부터 나온 저자만의 나름대로의 식견이 매우 볼만한다. 사실, 이 책에 언급되어 있는 많은 권고사항들은 현실적으로 일괄적용하기에 결코 쉽지 않은 것이 한국 기업의 현실이라는 점을 인식하면서도.. 저자가 지적하고 있는 많은 문제와 해결책들은 분명히 그리고 충분히 고려해볼만한 내용들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이 책의 독자 타겟이 일단은 의사결정권자에게 맞춰져 있다는 점.. - 일반사원들이 이 책을 읽으면, 회사에 대한 불만이 더 쌓여버리지 않을까라는 부분.. - 과, 과연 언급된 많은 것들이 한국기업의 현실에서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옮겨갈 것이며, 즉 변화해갈 것이며.. 그로 인해 기업이 어떤 성과를 확신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결여이다.

현재 각 기업들이 운영하고 있는 자체적인 각종 문화, 습과, 패턴 등은 그것이 옳고 그르기 이전에 이미 그 기업의 현실에 다름아니며, 그 기업 나름대로의 상황과 특성에 기인하는 것이다. 단순히 어떤 이미지를 제시하는 것과 함께 그 이미지를 얻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과 절차에 대한 결여는 대부분의 경영서적이 갖는 부족분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이 책 역심 그런 부분에 아쉬움이 남는다. 허기사, 그렇기 때문에 CEO들이 독자 타겟이 될 수 밖에 없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CEO의 인식과 이해가 어쩌면 집행되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주는 여러가지 신선한 자극들은, 충분히 감안하고 음미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 충분히 의미심장한 내용이 가득하다. 현재 내가 소속한 회사에서도 진행되고 있는 몇가지 경영기법과 제품과도 일맥 연관된 부분이 있기에 유심히 읽어봤기도 하다.

각 페이지마다 저자의 공력이 엿보이는 음미할만한 사례나 멘트가 제법 많은데, 이는 조금 천천히 정리하기로 한다.

p8
우리는 브랜드가 스토리로, 감성이 감정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진화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고객은 더 이상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다. 입맛이 나날이 까다로워지고 지능화되고 있는 그들이 구입하는 것은 바로 당신의 회사다. 즉, 다름 아닌 당신의 회사가 전달하는 이야기Talk에 눈과 귀가 쏠려 있는 것이다.

p23
더 원론적인 문제 하나를 지적하겠다. 지식을 단순히 정보 꾸러미로 간주하는 고정관념으로부터 벗어나라. 지식은 정보, 기술, 지적능력, 나아가서 아이디어를 총칭하는 훨씬 광범위한 개념이다. 구성원들이 그동안 지식 경영에 대해 특별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없었던 이유는 바로 이러한 잘못된 개념에 근거한다. 직원들이 개별적으로 지식을 쌓고 그것을 직접 실무에 적용해봄으로써 자기의 것으로 만들며, 거기에서 배우는 교훈들로 다른 구성원들과 공유하면서 또 다른 문제점과 해결점을 찾아가는 것. 이 일련의 과정이 지식 경영의 진정한 틀이다.

p25
1. 지식 리엔지니어링re-engineering을 실시하라. - 현재의 지식 구축 프로세스와 시스템은 심각한 소화불량에 빠져있다. 지식은 잘만 쌓으면 회사에 비타민이 되지만 맹목적으로 쌓을 경우 백해무익한 쓰레기가 된다는 점을 기억하라. 지식을 섭취하는 근본 이유에 대한 반성을 통해 지식 흡수의 방향성을 재설계하라. 무의미하고 불필요한 지식은 분리수거하고 유의미한 지식은 전략적으로 재활용하라. 무조건, 무작정 쌓는 지식은 회사를 퇴보시킨다.
2. 지식은 퍼즐puzzel이다. - 지식은 실행이 생명이다. 아무리 멋지고 화려한 지식을 소유하고 있다 한들 그것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인가. 직원들로 하여금 끊임없이 지식을 실천하도록 만들고, 여기에서 배운 것들을 서로 연결하고 결합하게 하라. 진정한 지식의 힘은 '재지식화'에 있다.

p32
독서 경영은 쉽게 말해 '독서 문화를 조성'하는 데 그 취지와 뜻이 있다. 독서를 통해 눈에 보이는 어떤 결과를 얻거나 객관적인 수치로 증명할 수 있는 성과물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제도가 아니라는 얘기다. 독서 자체가 이미 개인의 창의성을 늘리는 하나의 자기계발 방식이기에, 그것을 좋아하게 만든다는 것 자체가 이미 하나의 결과 아닌가.

p33
기업의 관점에서 요약하자면, 독서 경영이 지향하는 것이 '직원의 창의성과 독창성을 끌어내 업무에 연결시켜 궁극적으로 성과를 제고하는 것'임을 염두에 두길 바란다. 그 출발점을 기억한다면, 지금이라도 위원회를 둬 채점하고 평가하는 등의 비효율적인 낭비를 줄이는 대신, 이유 불문하고 직원들의 독서 활동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을 권한다. 나머지는 직원들을 믿고 맡기면 된다.

p51
회사는 식빵이고 CEO는 잼jam입니다. 일단 골고루 잘 펴 발라야 합니다. 재무만 끼고 앉아 있는 사장이 있는가 하면 영업만 파고드는 사장이 있지요. 그럼 안되고 CEO가 가지고 있는 능력과 영향력이 잼이 되어 얇게 골고루 펴발라야 합니다.
아주 큰 회사를 경영하는 CEO를 보면 빵을 씹었을 때 어떤 부분은 잼이 왕창 발려 있고 어떤 부분은 맨빵인 느낌이 드는데, 그러면 안됩니다. 빵이 커질수록 잼의 양도 많아져야 합니다. 잼의 양이란 CEO의 투입시간과 CEO의 능력을 말하는 거지요. 조직은 커지는데 사장은 그 실력 그대로 있으면 되겠습니까.
가장 결정적인 것! 안바른 것보다 바른 게 더 맛있어야 합니다. 가끔 잼을 발랐는데 더 맛없는 경우가 있거든요.

p80
제안이 '현재에 대한 객관적인 점검'이라는 뜻과 '미래에 대한 주관적인 개선 의지 및 방향'이라는 뜻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모든 직원들에게 제안의 기회를 제공하고, 제안한 것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다 받아들일 것을 권한다. 회사가 제안을 진지하게 생각하거나 받아들이지 않는 마당에 과연 스스로 알아서 제안할 직원이 몇이나 되겠는가.

p95
보고서의 핵심은 보고報告지 書가 아니다. 회사가 학교가 아닌 이상 당신이 직원들에게 요구해야 하는 것은 멋진 리포트가 아니라 전달력이 갖춰진, 핵심만 요약된 짧은 글이다.

p147
1. 사보 =~ 회사소개서 - 고객은 회사에 대해 공부하기 위해서 사보를 보는 게 아니다. 더더군다나 그들은 사보를 '봐주는' 것이지 '보는'것이 아니다. 회사에 대한 소개는 가급적 적게, 우회적인 방법으로 하라. 노골적으로 많이 하면 할수록 '비호감'으로 찍힌다는 것을 명심하라. 왜 낭중지추囊中之錐란 말도 있지 않은가.
2. 사보는 고객과의 대화이다. - 사보는 접근이 용이해야 하고 읽기 쉬워야 하며, 디자인이 끌려야 하고 무엇보다도 철저히 고객의 눈과 욕구에 맞춘 내용으로 채워져야 한다. 고객은 이기적이고 도도한 스타일리스트이자 냉정하고 예리한 에디터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라.

p190
실패를 인정한다는 것도 가뜩이다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일인데, 그것에 대해 공부를 하라니, 뭔가 잘못된 거 아닌가. 당신이 당장 눈앞에만 보이는 것들을 중시해왔다면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하지만 당신이 진정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기업을 일구고자 한다면, 우선 실패를 겸허하게 인정하는 자세와 더불어 '실패에서 배우겠다'는 각오를 다졌으면 한다.

p213
누누이 암시해온 바이지만, 펀 경영이든 감성 경영이든 그것이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은 직원들의 사기와 소속감, 만족감 제고 및 끈끈하고 유연한 기업문화 정착이다. 그렇다면 무엇보다도 직원들의 정서상의 반응을 최우선 순위에 놓아야 한다. 즉, 서번트servant의 자세를 갖고 회사를 실질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는 그들의 기분과 감정을 맞춰줘야 할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당신을 최대한 아래로 끌어내려 직원들의 감정 상태에 주파수를 맞춰라.




좀 자극적인 경영서적을 원하신다면, 한번쯤 부담없이 읽어보시라.